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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붉은색 점화’, 韓미술품 경매 최고 금액으로 낙찰…‘수수료 15억 포함 100억 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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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양인정 기자) 김환기의 1972년 붉은색 전면 점화 ‘3-II-72 #220’이 한화 85억 3000만원(HK$ 62, 000,000)에 낙찰됐다. 

27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 25회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서 해당 작품은 시작가 한화 약 77억원에 경매에 올라 경합을 거쳐 85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 수수료 15억여원을 포함하면 실제 거래 가격은 한화로 100억 원을 넘는다.

특히 이 작품은 작년에 경신한 작품 ‘고요’(65억5000만원·케이옥션)와 낙찰가 약 20억원의 차이를 벌였다. 이로써 김환기 작품은 한국 최고 미술품 경매 낙찰 가격을 기록하며 또 한번 1위 기록을 경신했다. 김환기는 자신의 작품을 또 한번 2위로 밀어내며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김환기의 대형 전면 점화 시리즈가 차지하게 되었다.

뉴시스

 ◇85억3000만원 '붉은색 점화'는 어떤 작품?

홍콩 현지 시각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 이번 경매에 23번째로 출품된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 점화'는 가로와 세로 사이즈가 2m를 훌쩍 넘는 대형 작품이다. 

김환기의 상징적인 색상인 ‘환기 블루’가 아닌 희소한 색상인 ‘붉은색’으로 서울 전시에서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맑고 투명한 붉은 점들이 코튼 소재의 캔버스 전반에 가득 채워져 있으며 그 점들이 모여 환기 작품 특유의 선과 면을 이루어 캔버스에 운동성과 방향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화면 중앙 위에는 환기 블루 컬러의 삼각형이 자리잡고 있는데 붉은색과 파란색이라는 원색의 대비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는 “김환기 작품에 대한 국내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이번 경매 출품작은 크기, 색감, 조형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작품성이 뛰어나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면서 “한국 미술작품의 경매 거래 가격이 약 100억원대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미술 전반에 대한 국내외 기대감이 한층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환기 ‘3-II-72 #220’ / 뉴시스

◇왜 김환기 작품인가?

현대미술의 주요한 테마 중의 하나는 회화적 과정에서 작가의 역할의 문제다. 김환기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넓혀왔다. 유행을 타지 않는 작가라는데 의미가 크다. 

1960년대 뉴욕의 추상표현주의에서 작가의 주관이 강조된 이후 지나치게 회화가 주관적이 되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작가가 회화적 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그림(미니멀리즘)이 등장한다. 이후 현대회화는 회화적 과정에서 작가의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오고 있다.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환기는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김환기는 회화적 과정에서 작가 본인의 개입을 포기하지 않지만 동시에 작가 스스로가 회화를 완성하지 않는 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작가 자신을 넘어서 있는 외부 세계를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이러한 방식을 회화적으로 구체화시킨 것이 그의 번짐 작업이다. 

마치 화선지에 먹으로 그림을 그릴 때 먹이 자연스럽게 번져나가듯 김환기는 유화를 쓰면서도 작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번짐 작업에 집중했고, 이러한 번짐 작품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1970년대부터 시작된 전면점화 작업이다.

현재 경매시장을 장악한 ‘전면점화’는 1970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초기 전면점화는 말 그대로 전면에 점을 찍는 식이었지만 이후 김환기는 점점 화면에 운동성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일관되게 점을 찍던 방식에서 벗어나 점을 찍는 방향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화면은 이전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 된다. 

이번에 최고가를 찍은 출품작 역시 전체 캔버스를 크게 3등분으로 나눠 점의 방향을 바꿔가면서 그렸고, 이러한 방향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화면의 울림을 더 크게 만들어냈다. 

빨간 색이 주를 이루면서 상단 중앙 작은 삼각형을 파란색으로 칠함으로써 색들간의 충돌을 만들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화면에 수직운동을 만들어내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이번 출품작의 특징이다.  

미술시장의 가치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술사적 가치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술시장에서 김환기 작품에 대한 수요는 작가의 이러한 미술사적으로 선구적인 측면에 대한 인정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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