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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 세월호, 94일간의 직립일기… ‘이제라도 나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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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한수형 기자) MBC스페셜이 세월호가 다시 일어나기까지 분투했던 94일간의 땀과 이 날을 위해 버텨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누운 배, 94일의 기록’을 방송한다.

지난 10일 오전 9시 누운 배가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바다 속으로 가라 앉은지 1,486일만이었다. 2017년 10월 27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선체 직립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목포 신항에 거치된 지 6개월만의 결정이었다. 초기에 당국은 객실 부위를 절단해 직립시킨 후 조사하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미수습자 유골 유실, 선체 변형 위험, 진상규명 근거 훼손 등 반대 여론은 거셌다. 누운 배로부터 네 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려웠고 위험했다. 미수습자 수색과 침몰 원인에 대한 선체조사가 다시 벽에 부딪혔다. 배를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던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 1일 울산 현대 중공업 앞 바다에 국내 최대 규모인 1만 톤급 해상 크레인이 출항했다. 길이 182M, 폭 70M, 무게 48,874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레인 중 한 대인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인의 목적지는 목포 신항으로 바다가 허락한다면 5월 5일 아침에는 목적지에 닿을 것이다. 그곳에는 1만 4천 톤으로 추정되는 ‘누운 배’가 기다리고 있다.

MBC 스페셜-누운 배, 94일의 기록 영상 캡처
MBC 스페셜-누운 배, 94일의 기록 영상 캡처

이어 5월 5일 오후. 목포 신항 앞바다에 1만 톤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레인의 거대한 양팔에는 256줄의 와이어가 달려있다. 이 와이어를 배와 연결해 90도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선체를 일으킬 것이다. 파도와 바람까지 도와주어야 가능한 작전이다.

특히 A데크 좌현 남학생 객실, 천장이 45도 밀고 들어와 바닥과 협착되어 있었고 그 사이에 체크무늬가 선명한 교복이 끼어 있었다. 어느 부모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죽은 자식의 물건, 일 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아 줄 수가 없었다. 돌아오지 못한 다섯 명이 배 어딘가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관구역에 대한 수색 역시 배를 세우지 않고서는 진행할 수 없다.

이에 세월호 직립은 세 단계로 진행되었다. 바다와 90도로 누워있던 배를, 바다와 평행을 이루도록 돌려 뉘우고, 직립을 하기 위해 구조보강작업을 하고, 1만 톤 크레인으로 바로 세우는 것이다. 2월 21일 배가 바다를 향해 돌아누웠다. 선체 인양 이후에는 내부 수색과 선체 보존을 위해, 이동 후에는 직립 시 외부 충격 완화를 위해 2,950톤의 철제빔이 동원된 보강작업이 이루어졌고 하루 평균 185명, 연인원 1만 7500명의 기술자들이 동원되었다.

한편, 5월 10일 오후 12시 10분, 세월호가 다시 섰다고 전해져 큰 울림을 전했다. 새벽 2시부터 일어나 바다 상황을 체크했던 크레인 선장의 굳은 어깨가 풀어졌고, 현장소장의 입가에 웃음이 피었다. 현장을 지키고 있던 유가족들의 젖은 눈꼬리에도 주름이 잡혔다. 네 번의 봄이 지나고 세월호가 다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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