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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독전’, 쉼표조차 허락 않는 짙은 강렬함…‘김주혁의 숨결’
  • 한수지 기자
  • 승인 2018.05.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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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지 기자] 강하고 미친 자들이 쉴틈 없이 몰아붙인다.

영화는 ‘독전’이라는 제목답게 잠시의 쉼표조차 허락하질 않는다.

광활한 소금밭, 새하얀 설원의 탁 트인 시야와 중간중간 발견되는 웃음 포인트가 그나마의 쉼표랄까.

혹자는 “이게 15세 관람가가 맞냐”라고 물을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물론 혹자는 좀 더 센 수위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것이 제목으로부터 오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일 터.

영화 ‘독전’ 스틸컷
영화 ‘독전’ 스틸컷

영화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영화는 형사 원호(조진웅)가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을 소탕하려는 작전을 그린다. 원호가 집요하게 쫓는 대상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정도로 어둠 속에 감춰져 있는 조직의 보스 ‘이선생’이다. 

하나의 타깃을 쫓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안에서 ‘원호’(조진웅)를 중심으로 하나 둘씩 점차 정체를 드러내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캐릭터 연기가 돋보인다. 

주인공들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조진웅은 두말할 것 없으며 류준열도 자기 몫을 다 해낸다. 

영화 ‘독전’ 스틸컷
영화 ‘독전’ 스틸컷

독한 주연들의 피 튀기는 열연 속 비교적 차분한 ‘락’을 연기한 류준열은 자칫 희미해질 존재감에 대한 우려를 씻고 ‘멋짐’을 연기한다. 

무엇보다 고 김주혁의 연기가 인상 깊다. 영화 속 그 어떤 장면보다도 섬뜩하고 숨죽이게 되는 부분이 바로 그가 등장하는 호텔씬.

‘독전’ 속 호텔은 이선생과의 거래를 준비하는 ‘하림’(김주혁)의 공간이자 ‘하림’으로 위장해 이선생 조직을 소탕하려는 ‘원호’와 ‘락’이 이중작전을 펼치는 중요한 공간이다. 이해영 감독은 서로가 속고 속이는 상황이 펼쳐지는 두 개의 호텔방이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의 구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디테일한 설정들을 두었다. 

영화 ‘독전’ 스틸컷
영화 ‘독전’ 스틸컷

조명 같은 경우, 위장 연기를 해야 하는 ‘원호’에게는 악인의 느낌을 주는 텅스텐 조명을 배치, ‘하림’에게는 정서적으로 따뜻해 보이는 옐로우가 높은 조명을 선택해 반전의 재미를 녹여냈다. 또한, ‘하림’의 동그란 형태의 테이블은 어떠한 인물들과도 동등한 거리를 두도록 설계했으며, ‘원호’의 직사각형 형태의 테이블로는 경계대상 ‘선창’(박해준)을 가장 멀리 두는 등 인물 사이 거리감과 긴장감을 반영한 디테일한 소품설계로 드라마틱한 전개에 방점을 찍으며 몰입을 높였다.

마약이라는 주제답게 영화에는 많은 약에 찌든 미치광이들이 등장한다. 김주혁은 그중 가장 광기 어리고 독보적인 역할을 해낸다. 

그간 강렬한 이미지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는 김주혁이 선보일 연기는 이 영화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

영화 ‘독전’ 스틸컷
영화 ‘독전’ 스틸컷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영화는 후반에 가서 점차 힘이 빠진다. 자칫 허무하다는 느낌도 남긴다. 원호(조진웅)이 맹렬하게 ‘이선생’에 집착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든다. 영화에는 그 어떤 누구의 전사도 없다. 이에 류준열은 “전사가 없는 것이 전사다”라고 말하기도. 원호의 맹목적 집착은 마약을 맹목적으로 원하는 영화 속 인물들과도 닮았다.

“해석할 여지를 남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이해영 감독. 이 영화가 어떤 여운을 남길지는 관객의 몫이다.  

그러나 ‘독전’은 마지막 허무한 감정이 주는 여운 또한 짙다.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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