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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누드모델 몰카 유포범 구속에 워마드 반응은?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5.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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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불법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이 12일 구속됐다. 

모델 안모(25·여)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김영하 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라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1일 안씨에게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안씨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10일 오후 긴급체포했다.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 안모(25, 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 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 뉴시스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 안모(25, 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 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 뉴시스

안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남색 모자에 검은색 후드를 눌러쓰고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차림으로 마포경찰서를 나섰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만 했다. 

안씨는 지난 1일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나체를 몰래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해당 수업에 참여한 누드모델 4명 가운데 1명이었다. 촬영 대상인 남성 모델과는 사건 당일 처음 봤으며, 다툼 이후 홧김에 사진을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4일 홍익대에서 수사 의뢰를 받아 안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2개 중 1개만 제출된 점을 의심하면서 조사를 진행, 안씨가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안씨가 워마드에서 활동한 내역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 운영자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운영자 이메일 운영업체에 보내뒀다"고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서는 "이렇게 빨리 잡을 수 있는데 왜 그 동안의 몰카는 방관했느냐"는 취지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워마드도 조사할 것이란 경찰의 방침에 대해선 서버를 해외에 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롱하는 분위기도 눈에 띈다. 

워마드는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를 표방하는 집단으로 여성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도 반사해 적용하는 '미러링'을 사회 운동 전략으로 삼아 주목을 받았다.

몰카범의 정체가 밝혀진 뒤 워마드에서 몰카 유출에 반성하는 내용의 글은 찾아보기 어렵고 "지금까지 그 많은 몰카는 방관했으면서 누드남은 라이언 일병인가. 온 나라가 나서서 구해주고 걱정을 해 주고 있다"는 식의 글이 대부분이다.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몰카 범죄에 노출돼 있는데도 수사가 더딘 반면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집중돼 수사 속도가 빠르다는 비판이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과 한국항공대 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성관계 영상이 유출된 일 등을 거론하며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이 얼마나 발빠르게 대응하는지 지켜보자는 글도 적지 않았다.

기숙사 불법 촬영과 관련해서는 "세 시간짜리 몰카가 있는데 이건 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뜨지 않느냐" 혹은 "여자가 몰카당하는 것은 일상이라 식상한가" 등의 글도 있었다.

항공대 유출 건은 "과연 홍대 사건처럼 일주일도 채 안돼 범인을 잡고 2차 가해를 처벌할 것인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도촬 사건의 피해자가 워마드 회원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경찰이 워마드도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조소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워마드 운영자의 인적사항을 알려달라며 구글에 수사 협조를 의뢰한 상태다. 운영자가 최초 유포자의 로그기록을 지워줬다면 증거를 인멸한 공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워마드의 한 이용자는 "소라넷 역시 해외사이트라 수사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워마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판 일베'로 불릴 만큼 혐오와 공격성을 드러내는 워마드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이번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데 대해 씁쓸하다는 견해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경우 이번 사건의 수사 진척 상황은 본인이 겪은 경험과는 너무 달랐다고 토로하고 있다.

최근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몰카 사건의 피해 여성이 올린 글이 올라왔다. 본인이 찍힌 동영상이 여러 사이트에 게재돼 불안장애와 조울증까지 왔다는 호소문이다. 가해자는 계속 학교를 다니지만 본인은 휴학을 했다는 내용도 썼다. 

글쓴이는 "홍대에 몰카 사건이 터졌다고 들었다. 국가는 용의자 스무명인가를 이번 주 내로 모두 조사하겠다고 했다"며 "나는 용의자가 한 명이었는데 조사를 해 주지 않았다. (경찰은) 잡기 힘들다, 안타깝지만 해결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땐 가족 빼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다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이번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다 핑계였던 것 같다"며 "홍대 피해자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면 내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왜였느냐"고 분개했다. 

이 글에 대해 여성들만 가입할 수 있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워마드 옹호는 아니지만 실상이 이러니 워마드에서 점점 극단적으로 가는 것이 이해되기도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같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여성들의 시각에 대해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접하는 전문가들은 일견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통상의 성폭력 피해를 호소할 때와는 사회적 분위기에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남성이 피해자라는 점이 보통의 경우와 달라 주목도가 높아진 사안이다보니 수사기관의 일처리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노선이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는 "홍대 사건은 여느 사이버 성폭력 사건과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피해자로서 사건을 신고하거나 해결하는 과정에 있는 분들의 박탈감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노 활동가는 "이번 건은 다른 사건에 비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었고 수사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다른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왜 내 사건에서는 더디고 미뤄지기만 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성폭력 피해 문제를 성대결 양상으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번 사건이 남성도 성폭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도 동의했다. 

그는 "이 사건은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불법 촬영물을 사이버공간에 유포시킨 것 뿐 아니라 특정인에 대한 성적 모욕과 조롱을 하는 명백한 사이버성폭력"이라며 "미러링으로 합리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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