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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행·폭언 논란’ 대한항공 조현민 母 이명희 ‘광역수사대’서 수사 착수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8.04.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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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행·폭언 논란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이 이사장 사건을 광역수사대(광수대)에 배당하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 등에서는 이 이사장이 자택 운전기사와 가정부, 직원 등에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9일 대한항공 계열사인 인천 하얏트호텔 직원들은 한 언론보도를 통해 이 이사장이 자신을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에 폭언을 했고 해당 직원을 그만두게 했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2013년 자택 리모델링 공사에서 작업자에게 폭언하는 음성파일도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공개됐다. 자택 공사 당시 이 이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찰, ‘폭행·폭언 논란’ 대한항공 조현민 母 이명희 ‘광역수사대’서 수사 착수 / 뉴시스
경찰, ‘폭행·폭언 논란’ 대한항공 조현민 母 이명희 ‘광역수사대’서 수사 착수 / 뉴시스

이외 인터넷 상에는 이 이사장이 2011년 당시 과거 수행기사나 자택 가정부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경찰은 언론보도를 통해 이 이사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제보자들을 접촉,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인천 하얏트호텔 관련 사건에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내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광수대가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서울경찰청 광수대가 해당 사건기록을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행법상 폭행죄와 모욕죄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고소 여부에 관계없이 고발·신고·인지에 의해서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 다만 폭행죄와 모욕죄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에는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를 통해 혐의점을 파악하면 이 이사장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며 "고소고발이 아닌 언론보도 등으로 촉발된 사안이기에 우선 피해자 접촉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자택 공사를 하던 도중 작업자들에게 욕설을 일삼았다는 갑질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2013년 실시된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의 자택 리모델링 공사에서 한 여성이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는 목소리가 공개됐다. 

해당 여성은 작업자들을 향해 "세트로 다 잘라버려야 해. 잘라. 아우 저 거지같은 놈. 이 XX야. 저 XX놈의 XX. 나가"라고 고함과 욕설을 퍼붙고 있었다. 

그 여성은 이어 화가 풀리지 않는지 "나가. 나가. 야. 야.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 

해당 녹음파일을 제보한 인물의 증언도 공개됐다. 

제보자는 "작업을 하는 동안 매일 그랬다"며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옆에 있어도 잘 몰랐다. 그냥 소리를 지른다는 그런 느낌만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녹음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너무 깜짝 놀라서 녹음을 하게 됐다"며 "이렇게 사람을 대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했고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가 녹음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녹음을 한 파일로 어떻게 하겠다가 아니라 당시 놀라서 녹음을 하게 됐다"며 "대한항공 사모님이 이런 사람이었나? 이런 마음으로 녹음하게 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이사장이 폭행을 가했다는 증언도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다른 제보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자택 공사 당시 이 이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릎을 앞에다 꿇리고 갑자기 따귀를 확 때렸는데, 직원이 고개를 뒤로 해서 피했다"며 "그랬더니 더 화가 나서 막 소리를 지르면서 무릎 꿇은 무릎을 걷어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녹음 속 목소리의 여성이 이 이사장이 맞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한항공 오너家 갑질 논란에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2대 주주 국민연금이 경영진 해임, 사명 교체 등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단순히 오너가의 비도덕적 행동에 분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하순께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회의실에서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사인 A업체와 회의를 하던 중 광고팀장인 직원에게 음료를 뿌린 혐의로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됐다.

앞서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 시절인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대한항공 자매의 갑질 논란에 더해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의 노인 폭언 증언까지 최근 나오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19일에는 경찰이 조현민 전무의 폭행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이틀 후인 21일에는 관세청이 총수 일가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단행해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조현민 물벼락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68%를 보유,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지주사 한진칼(29.62%)에 이어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또 한진칼의 지분도 11.58% 가지고 있어 조양호 회장(17.70%)에 이어 2대 주주다. 

A 청원인은 "대한항공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데 왜 아무 말을 하지 않느냐"며 "국민연금이 제가 낸 돈으로 갑질하는 사람을 보호함에 따라 국민연금과 대한항공을 감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B 청원인은 "일반 개인이 특정 상장사의 2대 주주만 돼도 주주총회의 안건에 대한 찬반만이 아닌 각종 경영 현안이나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이를 지적, 감시, 항의하는 것이 당연한데 국민연금은 사실상 그러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현민 사태로) 대한항공이 매년 수백억씩 퍼부은 기업 이미지 홍보 비용이 날아갔다"며 "조현민이 좋아하는 '니 월급에서 까라' 프레임으로 보면 국민연금은 당연히 해당 마케팅 비용을 다 매몰시키고도 남는 조현민의 행동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C 청원인은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주주라면 국민의 한 사람인 저 또한 대한항공의 주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대한항공의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조씨일가의 부당한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사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D 청원인은 "대한항공에서는 직원들의 인간 존엄성이 짓밟혀 있다"며 "한국(KOREA)과 한국인(KOREAN)이 더럽혀지지 않길 바람에 따라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이용해 대한항공(KOREAN AIR) 사명을 바꿔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청원은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E 청원인은 "대한항공 주식을 소유한 일반 국민들은 국민연금의 편에 서게 될 것이므로 국민연금과 일반 국민 주주가 힘을 합친다면 조양호 회장의 교체가 불가능하지 않다"며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진 교체를 권고해 달라"라고 올렸다. 

F 청원인은 "운영이 부실하고 도덕성도 최하위인 기업은 경영진을 바꿔서 튼튼하고 건전한 기업으로 만들고 나아가 국민연금 투자 소득으로 많은 국민들이 넉넉하게 연금도 받게 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문재인정부가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와 맥이 닿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고객과 수탁자의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관리 운영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아직 문재인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모델이 구체적으로 제시 및 정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취지임에 따라 국민연금이 어떻게 대한항공 사태 여론을 반영해 주주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상당수 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아 오너리스크에 취약,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영권 교체 문제는 지분에 달려 있는데 오너 일가가 50% 이상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영권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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