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과 사랑 모두 잡은’ 정인선의 ‘으라차차 와이키키’

(톱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바쁘게 돌아가는 촬영 현장. 쉴 틈 하나 없었던 그때, 정인선은 생각보다 많이 성장했고, 배웠다. 또, 그 옆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으니 더욱 힘이 되었으리라.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톱스타뉴스는 배우 정인선을 만났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종영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사랑하는 연인 이이경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세 청춘이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골 때리고 빡센 포복절도 청춘 드라마.

정인선은 극 중 한윤아 역으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 불시착한 정체불명 싱글맘 역을 맡았다. 귀여운 딸 솔이와 함께 게스트하우스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그는 “스스로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다. 걱정을 많이 하고 시작했는데 역할로, 또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아서 너무 행복하다. 끝난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인터뷰하면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며 “어떤 작품으로 (받은 사랑에) 보답을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고 감격스러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싱글맘’ 한윤아 그리고 정인선

종영 소감 도중에 말했던 그의 걱정은 무엇이었을까.

조심스럽게 묻자, 정인선은 “장르가 시트콤이고, 윤아라는 캐릭터가 ‘싱글맘’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이러한 점이 문제가 될까 싶어서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싱글맘’ 타이틀을 보자마자 겁이 났다고. 

“감독님과 작가님께 많이 물었고, 부담된다고도 했다. 그때 감독님께서 ‘절대 ’싱글맘‘ 설정 때문에 어둡고 무겁고 슬프게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너는 싱글맘 한윤아가 아니라 그냥 윤아다. 윤아에게 솔이(한여름 분)가 있을 뿐이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알았다. 내가 싱글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정인선은 비록 빠른 템포로 흘러가며 가볍게 즐기는 드라마였을지라도 맡은 역할이 역할인 만큼 나름의 무게감이 있을 듯 했다. 어쩌면 가볍고 생동감 넘치는 다른 캐릭터들이 부럽기도 했을 터이다.

그는 “당연히 부러웠다. 그렇지만 난 이미 한윤아를 사랑해버렸다”고 말했다.

“윤아와 솔이와의 관계도 어느 순간 적응해버렸다. 한윤아 캐릭터가 다른 사람들에 비교해 덜 입체적일 수도, 다채로울 수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위아래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중간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했고, 내가 그 중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솔이의 도움이 컸다”

정인선의 연기 상대는 김정현(극 중 강동구)이 있지만, 그보다 컸던 것은 바로 한윤아의 딸 솔이로 출연한 한여름이다. 아이가 너무 어리다 보니 조심해야 할 부분도, 피곤한 촬영 현장에서 어려웠을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렵고 힘들었던 것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고 한다.

“어느 순간 솔이가 나한테 오면 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피곤한데도 힘없이 웃기도 하더라. 웃는 게 베어버린 것 같아 미안했다. 그래서 더 진심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솔이가 우는 상황에서 저절로 나도 울게 되더라”

이어 그는 “물론 우리 현장의 1순위는 한 배우님이었다. 우리는 모두 한 배우님이라고 불렀다. 한 배우님이 촬영이 하루하루 갈수록 꾸준히 자라더라. 막판에는 감독님이 ‘컷!’이라고 하자마자 일어났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싱글맘 한윤아, 제빵사 한윤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화제가 됐던 건 래퍼 한윤아였다. 실제로 랩을 자주 듣거나 하냐는 질문에 강력하게 “NO!”를 외쳤다.

자신이 아는 랩은 윤미래의 ‘메모리즈’라며 약간 선보였다. 그간 드라마 촬영하면서 많이 했지만, 여전히 부끄러운 듯 보였다.

“앞으로 랩은 절대 안한다. 난 원래 노래방 가도 노래만 부른다”

‘으라차차 와이키키’스럽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근 4개월. 그에게 힘이 가장 많이 됐던 말은 “와이키키 스럽다”라는 실시간 반응들이었다고 한다. 

정인선은 “늘 실시간 반응들을 체크했다. 그걸 보면 ‘말도 안돼!’, ‘미친거 아니야?’, ‘근데 와이키키스럽다’ 라는 말이 많았다. 이런 반응은 대본을 보는 우리(출연 배우들)의 첫 반응과 같았다”며 그런 말들이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들게끔 해 힘을 줬다고 말했다.

그의 사랑도 참 ‘으라차차 와이키키’스러웠다. 지난 17일 정인선과 이이경의 열애 소식이 갑작스럽게 터져 화제가 됐다. 이에 부응하듯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마지막 방송은 자체 시청률 최고치를 찍었다.

“우리의 사이를 딱히 숨기진 않았다. 그냥 그만큼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관심을 받은 것이다. 서로의 몰입과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이렇게 (숨길 수밖에) 할 수밖에 없었고, 죄송한 분들이 많아서 뵙고 찾아서 사과했다”

열애설이 공식화됐던 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종방연이 있던 날이기도 했다. 당시 주위 반응들은 어땠냐는 질문에 “너무 겁이 났다. 이런 부분으로 이슈가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고)원희도 그렇고, (손)승원 오빠도 모두 ‘내 옆에 있어!’라고 하면서 독려하더라. 그래서 더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인선은 “그런데 정작 그분은 그 (종방연)날 오지 않아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긴 시간 촬영하며 비밀연애를 하니 힘이 들 때도 있을 법했지만, 이에 정인선은 “연애한다는 것보다도 촬영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게 진행되어서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각자의 러브라인이 존재했기 때문에 혹시 질투는 없었냐는 질문에, “시작부터 멜로라인이 다르단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질투는) 없었다. 그냥 촬영할 때 힘이 되어주고 존중해주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드디어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끝났다. 앞으로 그는 차분하게 한동안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것을 차분하게 정리하며 ‘한윤아’와 이별할 시간을 갖겠다고 한다.

작품에 진심으로 다가갔고, 우리에게 진심을 전했다. 그도 조금 아쉽고, 우리도 조금 아쉽겠지만 다 함께 한윤아와 작별하며 정인선은 한층 더 성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