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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제2의 드루킹 패거리 막으려면 견제 눈길 ‘내부’로 돌려야”…‘드루킹’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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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최근 며칠간 ‘드루킹’이라는 단어와 ‘드루킹 뜻’이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역사학자 전우용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 정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민주당 권리당원이자 유명 블로거(드루킹)인 김모씨를 비롯한 3명이 매크로를 이용,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하는 방법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한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여기에 김씨 무리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충분히 확인하지도 않은 채 보도가 나갔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사용한 드루킹의 뜻은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우)’에 나오는 ‘드루이드’ 종족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임 유저들에 의하면 ‘드루킹’은 ‘가장 높은 순위’를 지칭한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루킹 사건’을 연예계 행태에 빗대어 표현한 글, 자유한국당의 ‘헌정 수호 투쟁’을 비판하는 글,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정권을 향한 조언이 담긴 글 등 총 세 개의 토막 글을 한데 엮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장문을 게재했다.

전우용 페이스북
전우용 페이스북

그는 연예인 팬카페 운영자가 연예기획사에 보답을 받기 원하다가 결국 범법 행위까지 저질렀다는 예시를 들며 “이른바 ‘드루킹’ 사건의 상세한 전말은 아직 알기 어렵지만, 이제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대략 위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듯합니다. 듣기로는, 연예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관행과 문화가 연예계를 넘어 ‘정치’까지 포획해 가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한당이 ‘헌정 수호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누가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몰라도, 그 한심한 작명에 다시 한 번 혀를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정 파괴 행위’로 탄핵당한 사람이 바로 박근혜입니다. 사람들이 자한당의 ‘전과’를 생생히 기억하는 지금, 저들이 ‘헌정 수호’나 ‘민주주의 수호’를 입에 담는 건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며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또 전우용은 파당을 만들어 ‘사익’을 취하려는 기회주의자에 대해선 정권이 가차 없이 연을 끊어야 함을 강조하며 “현 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세력은, 야당보다도 지지자들입니다. 지지자들 모두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고 보는 건 망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문단에서 그는 “저는 문재인 정권이 ‘성공한 정권’을 넘어 '모범적인 정권'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이명박보단 잘 하겠지’라며 최악과 비교해 투표하고, ‘그래도 박근혜보단 낫잖아’라며 최악과 비교해 스스로를 위안하다 보면 정치는 늘 ‘최악’에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끝으로 “이런 현실에서 새 ‘모범’을 만드는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만들었던 우리 세대의 수치를 씻는 일이고, 향후 몇 백 년의 역사 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는 일”이라며 “이 일에 성공하려면, 지지자들이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내부’로 돌려야 합니다. 제2, 제3의 ‘드루킹’ 패거리가 나오지 않도록 막는 일은, 이제 순수한 ‘팬’들의 몫”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드루킹 사건’에 대해 “대선 때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해 놓고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반감을 품고 불법적으로 매크로를 사용하여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사건”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하 역사학자 전우용의 페이스북 게재글 전문

1. 
어떤 연예인 팬카페 운영자가 있었습니다. 나름 리더십이 있어 회원들을 많이 끌어 모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포털에 그 연예인 관련 기사가 뜨면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 위해 회원들을 독려했고, 라이벌 연예인 관련 기사에는 떼로 몰려가 악플을 달게 했습니다. 해당 연예인은 당연히 고마운 마음이 들었죠. 이 운영자는 팬미팅을 주선하고 카페 회원들 앞에서 해당 연예인과 개인적 친분도 과시했습니다. 그 연예인이 ‘잘 나가게’ 되자, 카페 운영자는 자기 공을 내세우고 보답 받기를 원했습니다. “이모부가 의류회사를 하는데 그 회사가 협찬하는 의상을 입으면 안 되겠냐?” “친구 중에 연예기획사에 취직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자리 좀 알아 봐 주면 안 되겠냐?” 등등. 연예인은 “마침 소속사에서 신입사원 뽑는데, 추천은 해 줄게.”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연예인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배신감을 느낀 카페 운영자는 특별히 친한 회원들과 함께 ‘안티 팬’으로 돌변해서 그 연예인과 소속사를 격렬히 비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의 상세한 전말은 아직 알기 어렵지만, 이제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대략 위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듯합니다. 듣기로는, 연예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관행과 문화가 연예계를 넘어 ‘정치’까지 포획해 가는 현실입니다. 저는 작년 이맘 때 이미 ‘스타 숭배를 확산시키는 사회적 기술적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1년도 더 지난 글이지만, 다시 첨부합니다.

2. 
자한당이 ‘헌정 수호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누가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몰라도, 그 한심한 작명에 다시 한 번 혀를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정 파괴 행위’로 탄핵당한 사람이 바로 박근혜입니다. 사람들이 자한당의 ‘전과’를 생생히 기억하는 지금, 저들이 ‘헌정 수호’나 ‘민주주의 수호’를 입에 담는 건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입니다.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수준이 아주 낮은 사람들만이 저들 주장에 동조할 겁니다. 현재 야당 국회의원들의 대다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범죄 또는 범죄적 행위의 공범이거나 종범이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저들에게 현 정권을 비난할 명분도 자격도 없다는 걸 잘 압니다. 현 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세력은, 야당보다도 지지자들입니다. 지지자들 모두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고 보는 건 망상입니다. 기회주의자와 모리배들에겐 ‘사익’이 이념이고 정치노선입니다. 이런 자들이 ‘파당’을 만들어 ‘사익’을 취하려는 기색이 보일 때에는, 가차 없이 연을 끊어야 합니다. ‘적폐’는 미세먼지와 같아서 진영을 따지지 않습니다.

3. 
저는 문재인 정권이 ‘성공한 정권’을 넘어 '모범적인 정권'이 되었으면 합니다. 문 대통령의 은퇴 후 안전이나 지지자들의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사의 ‘모범’을 세울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범’을 설정하여 자기를 성찰하고 성장시키는 건 문명 발생 이래 인류가 체득해 온 습성입니다. “이명박보단 잘 하겠지”라며 최악과 비교해 투표하고, “그래도 박근혜보단 낫잖아”라며 최악과 비교해 스스로를 위안하다 보면 정치는 늘 ‘최악’에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겐 왕조시대의 ‘모범’으로 세종대왕이 있지만, 헌정사의 모범은 아직 갖지 못 했습니다. 아직도 이승만과 박정희를 ‘민주공화정의 모범적 지도자’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새 ‘모범’을 만드는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만들었던 우리 세대의 수치를 씻는 일이고, 향후 몇 백 년의 역사 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일에 성공하려면, 지지자들이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내부’로 돌려야 합니다. 제2, 제3의 ‘드루킹’ 패거리가 나오지 않도록 막는 일은, 이제 순수한 ‘팬’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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