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일본 스모협회가 쓰러진 사람을 응급처치하기 위해 씨름판(도효·土俵) 위에 올라온 여성들에게 "내려가라"고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일본 국기인 스모는 여성의 씨름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5일 NHK에 따르면 전날 교토(京都) 마이츠루(舞鶴)시 문화공원체육관에서 열린 봄맞이 스모 경기에서 시합에 앞서 인삿말을 하던 다타미 료조(多々見良三) 시장이 갑자기 쓰러졌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던 중 여성 몇명이 응급조치를 위해 급히 씨름판 위로 올라오자 장내 아나운서가 "여성은 씨름판에서 내려가주세요"라고 여러 번 방송을 했다. 심판도 이 여성들에게 내려갈 것을 요구했다.
이 여성들이 구급요원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동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다타미 시장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따라서 이들은 전문적인 응급조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성들은 계속된 경고에 결국 씨름판 아래로 내려갔고, 이후 구급대가 도착해 시장을 들것에 태워 병원으로 후송했다. 시장은 막하출혈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술이 잘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에서는 사람의 생명이 달린 급박한 상황에서 스모 협회의 대응이 적절했냐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TV 방송들이 이 일을 다루면서 협회를 강하게 비판했고,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스모협회는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며 사과문을 냈다.
일본 스모협회가 전통을 이유로 시대에 맞지 않는 여성차별로 논란을 일으킨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오사카 지사가 연례 스모 대회 우승자에게 상패를 전달하면서 여성이란 이유로 씨름판 위에 올라오지 못하고, 씨름판 아래 통로에서 상을 준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