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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돌학개론] ‘오마이걸 반하나’, 소외와 오해와 이해의 이야기…‘반은 하나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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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오마이걸 반하나’는 독특하지만, 가볍지 않았다.
 
28일 자정 오마이걸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오마이걸의 스페셜 유닛 오마이걸 반하나(OH MY GIRL BANHANA)의 첫 팝업 앨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트랙리스트와 함께 이번 앨범 가사 전체가 공개됐다.
 
오마이걸반하나의 팝업 앨범에는 인트로 ‘Ukiuki waikiki’를 시작으로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칩튠 사운드로 시작하는 일렉 하우스장르의 곡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함께 바나나 알러지가 있어서 바나나를 먹지 못하는 원숭이가 바나나 우유를 알게 되면서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측 - 오마이걸 아린-비니-효정 / WM ENT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측 - 오마이걸 아린-비니-효정 / WM ENT

 
수록곡 ‘하더라’는 타이틀곡에 등장하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속사정을 다른 원숭이의 시점으로 풀어낸 노래로 미미, 유아, 승희, 지호의 엉뚱 발랄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하더라’ 원숭이 측 - 오마이걸 지호-유아-승희-미미 / WM ENT
'하더라’ 원숭이 측 - 오마이걸 지호-유아-승희-미미 / WM ENT

 
또한 승희의 감성 보컬이 돋보이는 ‘반한 게 아냐’는 바나나우유에 이미 반해버린 자신을 부정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이번 오마이걸 반하나의 첫 팝업 앨범에는 미미가 랩메이킹에, 승희가 작사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팝업 앨범의 전체 수록곡이 하나의 콘셉트와 스토리라인으로 연결되면서 탄탄한 기획력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콘셉트 앨범으로 평가받으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는 “오늘 자정 오마이걸의 첫 유닛 오마이걸반하나의 트랙리스트와 함께 가사 전체가 공개됐다.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앨범의 수록곡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이어져 있다. 오마이걸을 기다려주시는 팬 분들을 위해 컴백 첫 주에는 오마이걸 반하나 멤버들과 함께 미미, 유아, 승희, 지호가 하나의 스토리를 이루는 특별한 깜짝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오마이걸 반하나 트랙리스트 / WM ENT
오마이걸 반하나 트랙리스트 / WM ENT

 
여기까지가 WM엔터테인먼트에서 전한 ‘오마이걸 반하나’ 이야기.
 
아직 정식 음원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가사를 보고 난 이후 기자는 펜대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앨범에 담긴 노래들은 원숭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외눈박이 나라에선 눈이 두 개인 자가 비정상이라는 말이 있듯, 바나나가 주식인 원숭이 나라에서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소수에 해당한다. 유닛 구성상으로도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아린, 비니, 효정으로 총 3명, 알러지가 없는 원숭이는 지호, 미미, 유아, 승희로 총 4명이다.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가사 / WM ENT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가사 / WM ENT

소수인 아린-비니-효정 유닛은 바나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먹을 수가 없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다행히도 바나나 우유라는 해결책을 찾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이것은 좀 의미를 넓게 잡으면 ‘표준적이지 않은 존재인’ 개인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은유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반하나’란 사랑에 빠진다는 의미의 ‘반하다’와 불완전(반, 바나나가 아닌)하지만 행복에 가까운(하나, 알러지가 나지 않는 바나나맛 음식)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나나 우유라는 해결책을 찾아도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되지 않는다. 바로 행복을 찾는 이 곁에 있는 외부의 존재. 바로 ‘타인’이 있기 때문이다.

‘하더라’는 같이 바나나를 먹지도 않고, 바나나 우유를 주지도 않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에 대한 뒷담화가 담겨 있다. 걸그룹 노래에서 “재수 없긴 하더라”라는 가사가 나오는 것은 극히 드문 일.
 
근데 이 ‘하더라’라는 표현 어디서 많이 보지 않으셨는지. 이들의 대화를 자세히보면 거의 다 ‘하더라’로 끝나는데 첫 음절을 ‘카’로만 바꿔도 이것은 ‘카더라’로 바뀐다. 소위 ‘카더라통신’이라고 불리는 그것.

하더라 가사 / WM ENT
하더라 가사 / WM ENT

 
가사 속에서 이들은 결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본인에게 ‘왜 그러고 있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바나나를 먹지 않고, 바나나를 주지 않는다고만 할 뿐, 그에게 ‘바나나 알러지’가 있는지도 모르고, 바나나 우유를 주면 먹을 게 없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이렇게 그들은 그저 본인들끼리 추측하고 ‘카더라’해버린다. 그 누구도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가 ‘왜’ 그러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질문하지 않음은 ‘하더라’ 원숭이가 아닌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더 어렵게 만든다. 오해, 시기, 질투 같은 것 말이다. 소수자가 이런 것을 당하면 어떤 식으로든 피해는 이어질 수밖에.


가사 중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원숭이(‘그래도 착한 앤 것 같아 그렇게 놀리지는 말자’-라고 하는 원숭이)에게 “너 대체 누구랑 친구야. 우리랑 친구인 거 아냐”라고 하는 그들의 모습에선 서늘한 공포마저 느껴진다.
 
물론 여기선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책임도 아예 없진 않다. 그저 혼자 행복해하고, 따로 놀고, 바나나를 골라낼 뿐 그 역시 ‘왜’ 그런지 이야기하진 않았으니까.

결국 양자 모두 ‘소통’의 부재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 셈. 
 
이에 여기서 말하는 ‘반하나’는 ‘우리에게 반하나?’라는 문장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인가에 ‘반한’ 존재이면서 누군가를 ‘반하는’ 존재. 우리는 입장에 따라 언제든지 이런 ‘원숭이과 동물’(유인원)이 될 수 있다.
 
여튼,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다면 원숭이 나라의 이야기는 배드엔딩으로 끝날 터.
 
하지만 ‘하더라’ 원숭이 중 하나인 승희의 ‘반한 게 아냐’가 여기서 열린 결말을 만들어준다. 이 곡에서 그는 바나나 우유에 반했지만 반하지 않았다고 부정한다.

반한게 아냐 가사 / WM ENT
반한게 아냐 가사 / WM ENT

이 곡은 크게 두 갈래 상상을 하게 만든다. 하나는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는 원숭이가 됐지만 다수인 ‘하더라’ 원숭이 그룹에서 제외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의 표현일 수 있다는 상상이고, 나머지 하나는 ‘하더라’ 원숭이가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상상이다. 사실상 승희 원숭이가 두 마음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한 해석일 듯.
 
후자의 해석이 맞다면, 승희가 ‘하더라’ 원숭이와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이어줄 것이다. 다수의 입장과 소수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는 존재로서 가교 역할(소통)을 하게 될거란 의미.

이렇게 되면 각각 절반의 존재(바나나만 먹는 원숭이와 바나나우유만 먹는 원숭이)였던 원숭이 나라의 일곱 원숭이는 하나가 된다. 이 또한 ‘반하나’다.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는 “오마이걸 반하나의 첫 무대를 홈쇼핑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오마이걸반하나’는 오마이걸의 반이 참여하지만 하나가 된다는 의미와 오마이걸의 새로운 매력에 다시 한 번 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오마이걸 반하나의 첫 행보에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아마 이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 아닐까. 진실은 컴백 당일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마이걸 반하나의 첫 팝업 앨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4월 2일 오후 6시에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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