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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항결핵제 ‘부작용’ 이상증세 환자, 귀가 뒤 뇌사…담당 의사 항소심서 ‘무죄’ 선고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8.03.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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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항결핵제 부작용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입원시키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된 대학병원 의사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동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박모(48)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환자 A(34·여)씨는 2010년 10월 폐결핵 진단을 받고 항결핵제 약물치료를 받던 중 백혈구 감소증과 전신발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같은해 12월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의 감염내과 과장이었던 박씨는 A씨에게 일시적으로 약물 투약을 중단했다가 상태가 호전되자 다시 항결핵제를 투여했다.

그러나 약을 투약하자 A씨에게 또 부작용 증상이 나타났고, 박씨는 투약을 중지했다가 약의 종류를 일부 바꿔 다시 투약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2011년 2월 A씨의 상태가 호전됐다. 낮게 유지되던 백혈구 수치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 사라지는 등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아졌다.

상태가 좋아진 A씨는 2011년 2월 9일 퇴원했다가 닷새만인 14일 고열과 오한 등 부작용 증상을 호소하며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 

당시 A씨의 백혈구 수치는 정상 수치인 4500~1만1000에 못미치는 940에 불과했다.

그러나 박씨는 A씨의 상태를 보고도 기존에 처방한 약 일부를 바꾼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귀가한 A씨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이틀 뒤 응급실에 입원했고, 혼수상태에 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져 2월 21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결국 같은해 8월 1일 뇌병증으로 숨졌다.

항결핵제 ‘부작용’ 이상증세 환자, 귀가 뒤 뇌사…담당 의사 항소심서 ‘무죄’ 선고
항결핵제 ‘부작용’ 이상증세 환자, 귀가 뒤 뇌사…담당 의사 항소심서 ‘무죄’ 선고

1심 재판부는 박씨가 A씨를 입원시키거나, 감염을 차단하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로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박씨의 진료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A씨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외래 진료 당시 A씨가 보인 열과 오한 증상만으로는 피고인이 뇌병증을 예견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 과실을 인정하려면 의사가 당시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되야 하는데 제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항결핵제 부작용에 의한 백혈구 수치 감소와 사망 원인인 피해자의 감염성 뇌병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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