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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두 자매 자살 사건, 청원 5만명만 더…목숨으로 고발한 미투(#MeToo)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뀐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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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은진 기자) 미투(#MeToo)운동 열풍이 일면서 과거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단역배우 자매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재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실 이 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 뿐더러 지금도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 명단공표 청원 등 여러 건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참여자 수가 높은 청원조차 아직도 15만여 명에 그친다. 국민 청원이 정부의 답변을 들으려면 필요한 최소 기준 20만명에 5만명 가량이 부족한 셈. 수차례 언론에서 재조명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보름 선수의 청원이 단기간에 50만 명을 돌파했던 것을 생각하면 참담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여름에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방송국에서 단역배우와 백댄서 등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 한 명을 단역반장 등 12명이 성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피해자는 2009년 8월 28일 오후 8시 18분, 18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을 선택했다. 선택한 일시와 장소가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숫자를 생각할 때, 그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9월, 피해자에게 처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권한 여동생이 죄책감으로 역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다.

끔찍한 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매의 연이은 죽음에 한 달 뒤 자매의 아버지 역시 뇌출혈으로 세상을 떠났다. 성범죄로 인해 피해자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사망에 이른 것이다.

앞서 피해자는 2004년 12월 가해자들을 고소한 바 있으나 가족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른다는 가해자들의 지속적인 협박에 못이겨 고소를 취하한 바 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인해 어머니는 이미 취하된 사건에 다시 고소를 할 수 없었다.

결국 2015년, 피해자의 어머니는 민사 손해배상으로나마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때로부터 약 9년 6월, 자살한 때로부터 약 4년 6월 지났기 때문에 민법상 소멸 시효인 3년이 지났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홀로 남은 피해자의 어머니는 가해자를 뻔히 알면서도 그들을 처벌할 수도, 배상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2013년 10월 시점에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성폭행 및 강제추행으로 고소됐던 12명 가운데 7명은 지금도 다른 기획사의 임원 또는 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중 몇 명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와중에 피해자 어머니가 가해자 실명을 노출하고 1인 시위를 하자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피해자 어머니를 고소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성범죄로 인해 피해자는 물론, 한 가정이 파멸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묻혀가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사과문을 쓰고 자기 분야에서 하차하기만 해도 불쌍하다는 여론이 생성되는 사회에서 말이다.

혹자는 “미투운동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겠다, 지나치게 과열 된 양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우려하는 ‘성범죄자 취급’으로 인한 자신의 불쾌감이나 혹여 나올 수 있는 무고로 인한 피해자가 아직까지 숨어지내는 성범죄 피해자들, 그리고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에도 가해자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는 경우보다 우선해서 고려돼야 할 일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하 단역배우 두 자매 사건 재조사 청원 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57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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