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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미투 가해 의혹 교수 사망…미투 폭로 내용 뭐길래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3.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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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한국외대 미투 가해 의혹 교수가 자택에서 사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언론을 통해 '미투' 관련 의혹이 제기된 A교수께서 오늘 유명을 달리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외대는 "고인은 교육자로서 의혹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A교수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교수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가 주방 옆 보일러실 쪽에서 A교수를 발견했다"며 "휴대폰에 유서 형식으로 간단한 메모가 있었다.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고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A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만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 미투 폭로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 미투 폭로글

최근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세 명의 피해자가 미투 폭로를 했다.

피해자 A

2016년 1학기 수요일 L 교수의 차를 타고 학회에 가고 있었습니다. 벚꽃 길을 지나가면서 L 교수는 “A는 진해군항제나 벚꽃 행사 가본 적 있냐"라고 물었고 저는 “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L 교수는 “남자친구랑 자러 간 거냐? 벚꽃을 보러 간 거냐?”라고 했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2016년 2학기 국제관 강의실에서 저와 함께 다른 분이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L 교수는 수업 중간에 “요즘 모텔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며?”라고 했고, “A는 남자랑 옷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냐?”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B

L 교수는 말 끝을 흐리는 화법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몰랐던 저는 무의식적으로 끝말을 흐려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L 교수는 ‘똑바로 말해라 그런 언어는 연인끼리 신음으로 주고 받을 때나 하는 언어다’라며 화냈습니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도 두 차례 있었습니다. L 교수는 제가 시험지에 미처 적지 못한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앉아있는 저를 뒤에서 안은 채로 제 손에 있던 펜을 가져간 뒤 제 종이에 필기를 했습니다. 순간 모든 사고가 정지 됨과 동시에 저는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피해자 C

치마를 입고 가는 날에는 어김없이 저는 제 다리에 대한 L 교수의 평가를 들었어야 했고, 화장을 하고 가거나 머리 스타일이 바뀌면 그에 대한 평가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짧은 치마를 입었거나 획기적인 머리 스타일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L 교수가 한 대부분의 평가에는 ‘남자친구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런 것이냐’, ‘그런 립스틱을 바르면 남자친구가 너무 먹음직스럽게 생각하지 않겠냐’, ‘다리가 늘씬한 게 시원해서 보기 좋다’ 등등 모욕적인 표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려 애써 “네” 라고 대답 했고 L 교수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긴다는 듯 웃었습니다.
여름에 제가 반팔을 입고 가면 L 교수는 저의 팔뚝을 꼬집거나 쓰다듬는 것은 물론이고, 계절에 상관없이 어깨동무를 서슴없이 했으며 긴 머리를 한쪽으로 직접 치워가며 제 목덜미를 손으로 쓰다듬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강의실에서 수업 시작 직전에 (2014학년도 1학기) L 교수가 컴퓨터에 USB를 꽂으며 남학생에게 “00는 많이 꽂아 봤나? 나는 학교 컴퓨터에 내 USB 꽂는 게 영 찝찝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 같거든. 이 사람 저 사람 꽂아서 쓰는 컴퓨터에… 이 사람 저 사람이 자기 물건 꽂았던 창녀한테 내 물건 꽂는 거랑 비슷하지” 라고 말했고, 당시 강의실에 있었던 나머지 사람들(저를 포함하여 세 명)은 너무 당황해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감히 강의실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L 교수는 더 웃으시더니 “00는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지? 자네도 많이 꽂아봤을 것 같은데… 허허허. 누구한테 꽂아 봤나?”, “C는 뭘 아나? 자네도 혹시 내 말 이해하는 건가?”와 같은 질문들을 했습니다.
해당 수업 이후 저는 L 교수와 단둘이 있게 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방학 중 학과 관련 일로 학교에 갔을 때, L 교수는 제게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혼자 였으면 단번에 거절했겠지만 당시에 다른 학생과 함께여서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L 교수는 승용차 뒷자리가 더러우니 C는 조수석에 타라고 했습니다. 당시 겨울이었기 때문에 차에 시동을 걸고 조금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L 교수는 제 손을 꼭 잡더니 “손이 왜 이렇게 차냐. 여자는 이렇게 손 차가우면 안 된다. 남자친구가 안 좋아할 텐데… 남자는 몸이 차갑기 때문에 따뜻한 여자 손으로 데워 줘야 해.”라고 말하며 제 손을 잡고 놔주지 않았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뒤 L 교수 차에서 내렸을 때같이 탔던 학생이 제게 괜찮냐고 물었고, 본인은 정말 깜짝 놀라서 자신이 지금 헛것을 보는 줄 알았다며 저를 위로했습니다.
저는 다음에는 절대 가만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했지만, 학교나 학과 내에서 L 교수가 차지하는 위치와 영향력 때문에 쉽게 반색할 수 없었습니다.

미투 폭로글 원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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