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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뉴스공장 출연한 이영채 교수, '미국 중심의 일본 외교를 알면 한일외교 해법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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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어제 TBS 뉴스공장 인터뷰에 출연한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는 "일본의 안전 보장이 동아시아에서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 일관되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을 한 거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영채 교수는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미일동맹이 최대한의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에 추종적으로 보일 정도지만 일본 내에서는 의견이 좀 달라요. 일본은 어떻게 보면 일본의 자주외교를 확보하고 있고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평등한 관계를 만든다고 생각을 하지, 미국 내에서나 해외에서 보는 입장처럼 일본 내에서 일관되게 추종하고 있다는 여론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아요"라며 일본 국민들은 실상 미국에 대해 추종하는 듯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소식을 전했다.

김어준 앵커와 이영채 교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 앵커와 이영채 교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 앵커가 "제3국에서 보면 “이거 너무 한다, 자존심 다 버리고, 골프채 들고 뛰어다니고, 혼자 자빠지고.” 뭐 이런 거 있지 않았습니까, 아베 총리"라고 묻자 이영채 교수는 "그렇죠. 특히 한국과 중국이 역사 문제를 이야기하면 아주 강하게 나오면서 미국이 어떤 역사 문제를 지적하면 그것을 따라가는 모습을 봐도 어떻게 보면 일본의 외교는 아시아 외교라 하더라도 다 대미외교"라고 답해, 일본과의 역사 문제 해법도 직접적으로 일본을 상대로 압박을 하는 것 못지 않게 어쩌면 미국을 통한 압박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던졌다.

이어 김어준 앵커는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친미국가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데 이제 일본이 당황했던 게, 자기들은 전혀 모른 채 자기들 뒤통수를 때리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혹은 배신하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런 느낌을 받나 봐요?"라고 물었다.

이영채 교수는 "북미정상회담은 세계적으로도 큰 뉴스지만 일본은 어떤 일이 있어도 미일강화를 통해서 북한에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데, 일본에 사전 통보 없이, 직접 북미정상회담 하겠다는 결정은 나중에 들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외교안보 전략을 만들어 오는 과정에서 보면 아주 큰 충격이죠"라고 말해 실제 일본 사회가 이른 바 재팬 패싱에 충격을 받았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이영채 교수는 "후지TV에서 항상 하는 프라임뉴스라는 아주 중요한, 아베 정책을 지지하는 여러 가지 토론 방송을 하는데, 거기 방송에서도 당일 예측을 못하고 긴급방송을 편성할 정도였으니까, 거의 일본 정책라인 미디어들이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라고 말해 일본 정부와 언론 미디어 모두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이어 "예전 같으면 북풍이라는, 북한의 핵도발, 미사일 도발로 극복을 했는데, 만약에 그게 지금 없다고 한다면 역으로 생각할 거예요. 북일정상회담을 통해서 급격하게 전환을 할 수도 있고, 또는 미국과 한국 양 국가에게, 일본의 납치 문제가 있죠. 이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외교 전환을 급박하게 전개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일본의 외교전략의 태세전환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어준 앵커는 "그러니까 ‘재팬 패싱’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외교전에서 빠졌다’가 아니라 미국이 동북아 정책에서 우리를 안 껴주고 있다. 큰일났다, 이거. 이때까지 일본을 지탱해 왔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국을 등에 업은 전략이었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태평양전쟁 이후로? 그런데 그게 갑자기 무너진 거잖아요"라고 물었다.

이영채 교수는 "미국의 원래 동아시아 정책이라는 게 한국과 일본에게 항상 거리를 두면서 누구를 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조장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경쟁을 시키거든요, 친미에게"라고 답해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을 정확히 이해하고 협상을 주도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시 김어준 앵커는 "그렇지만 항상 일본 쪽에 더 무게를 둬 왔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영채 교수는 "결론은 그래도 미일 안전보장이 훨씬 더 우선 되어있었죠. 전후에 지금까지 해왔던 일본의 외교 전략 상 북미정상회담이 추진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이것은 냉전 충격보다 더 큰 충격으로 오는 거죠"라고 답해 실제 일본 입장에선 북풍이 사라지게 될 경우 냉전의 시작에 비견되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며, 이에 따른 일본의 외교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고 그에 따라 태세 전환도 이뤄졌음을 설명했다.

이번 서훈 국정원장이 아베 총리를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와 같은 의자에 앉고, 일본 외교부 관계자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은 이유가 이로서 설명이 된다. 미국 중심의 일본 외교 전략이 재팬 패싱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설정이 무척 중요해진 셈이다.

이 모든 변화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 구축을 위한 지난 1년간의 노력이 맺은 결실 때문이다.

이어 김어준 앵커는 "70여 년간 유지해 왔던 정책의 기본 틀이 있었는데, 미국을 등에 업고 등등……. 그런데 미국이 등에서 사라진 거예요, 갑자기. 갑자기 사라져서 멘붕이 됐는데, 여기서 일본이 우리 보수하고 다른 점은 ‘미국의 뜻이 그렇다면’ 저는 진정한 친미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의 뜻이 그렇다면 우리가 재빨리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변한 거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영채 교수는 "미국의 영향력이 큰 건 사실이죠. 그래서 예를 들면 북일 국교정상화 같은 경우도 북한이 결국 미국이 그것을 허가하지 않으면 일본이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북미외교를 우선시해온 것은 북미외교가 오면 북일외교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만큼 어떻게 보면 일본의 독자적이고 자립적인 외교의 폭이 아주 좁아졌고, 미일외교만 해왔던 탈냉전 이후의 일본 외교가 북핵이라든지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외교를 해왔지만 이게 질서재편이라든지, 평화 구축 체제로 갔을 때 빠르게 전환하지는 못하는, 이런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라고 답해 미일외교에만 치중해왔던 일본 외교 역량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어준 앵커는 "그동안은 북한이 위험하다고 해서 지지율을 지탱해 왔는데, 북한이 안 위험해져버리면 뭐로 먹고 사나, 이런 고민"이라며 한국의 보수세력처럼 일본의 보수세력 역시 북풍을 이용해 왔음을 지적했다.

이영채 교수도 "그렇죠. 아베 정권이 등장한 2012년 이후에 이상하게도 아베 정권이 위기에 빠지고 선거 직전이면 항상 북한이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 발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아베 내각이 몇 번 넘어갈 위기가 있었는데 항상 북한의 도움으로 벗어났기 때문에 일본 시민단체의 많은 분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이거 아베의 가장 큰 친구는 김정일, 김정은 아니냐” 이럴 정도로 아주 미묘한 시기에 적절한 반응을 했죠"라고 답해, 한국의 상황과 묘하게 비슷한 상황이 일본에서도 지속돼 왔음을 이야기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북한과 뗄 수 없는 지리적 관계로 인해 북풍의 영향력이 오랫동안 힘을 발휘해 온 셈이다.

한일외교는 북한을 매개로 전개된 한미외교의 경험을 살려서 전개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이 외교부에 남겨졌다.

독도 교과서 문제부터 한일 당사자간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지렛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김어준 앵커와 이영채 교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 앵커와 이영채 교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하는 김어준 앵커와 이영채 교수 인터뷰 전문이다.

북미대화에 빠른 태세전환하는 아베…의중은?
- 이영채 교수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김어준 :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이 크게 당황했다는 뉴스들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오늘 전문가 직접 모시고 이 상황 좀 짚어보겠습니다.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님, 오늘은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저희가 전화연결하려고 했는데 한국에 계시더라고요, 이번에?

이영채 : 네. 어제 저녁에 학교 출장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공항에서 전화를 받고, 지금 9시에 KTX로 출장을 가야 하는데 잠깐 출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어준 : 저는 일본인 줄 알고 연락을 했더니 한국 공항이신 거예요. 그래서 바로 스튜디오로 납치해서 지금 캐리어 들고 이리로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이영채 : 네, 공장장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김어준 : 일본이 당황을 진짜로 많이 했나 보죠?

이영채 : 네. 남북정상회담도 충격이지만 특히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게, 아베 정권이 특히 트럼프 정권에게 많은 공을 들여왔지 않습니까?

김어준 : 그게 일본 내에서, 저도 항상 궁금했었는데 그것 좀 여쭤볼게요. 국제적으로도 “일본 저거 너무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는 거 아니야?” 이 정도 수준의 비판을 미국에서도 받았고, 노예적이라는 비판도 받았고, 일본 내에서 그런 비판은 없습니까?

이영채 : 일본의 안전 보장이라는 것은 동아시아 국가들과 친구 사이였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동아시아에서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김어준 : 일본이 한국 중국하고 다 사이가 나쁘죠.

이영채 : 그렇죠. 그래서 미국에게 일관되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을 한 거죠.

김어준 : 그래서 그런 정도도 우리가 참아내야 된다는 게 보편적인 일본의 인식입니까?

이영채 :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미일동맹이 최대한의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미국에 추종적으로 보일 정도로,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의견이 좀 달라요. 일본은 어떻게 보면 일본의 자주외교를 확보하고 있고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평등한 관계를 만든다고 생각을 하지, 미국 내에서나 해외에서 보는 입장처럼 일본 내에서 일관되게 추종하고 있다는 여론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아요.

김어준 : 일본 내에서는 이것 밖에 길이 없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군요?

이영채 : 어떻게 보면 그런 측면도 있죠.

김어준 : 그래서 제3국에서 보면 “이거 너무 한다, 자존심 다 버리고, 골프채 들고 뛰어다니고, 혼자 자빠지고.” 뭐 이런 거 있지 않았습니까, 아베 총리.

이영채 : 그렇죠. 특히 한국과 중국이 역사 문제를 이야기하면 아주 강하게 나오면서 미국이 어떤 역사 문제를 지적하면 그것을 따라가는 모습을 봐도 어떻게 보면 일본의 외교는 아시아 외교라 하더라도 다 대미외교라고 생각하는 게…….

김어준 : 그러니까요. 진정한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친미국가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데 이제 일본이 당황했던 게, 자기들은 전혀 모른 채 자기들 뒤통수를 때리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혹은 배신하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런 느낌을 받나 봐요?

이영채 : 어쨌든 북미정상회담은 세계적으로도 큰 뉴스이듯이, 하지만 일본은 어떤 일이 있어도 미일강화를 통해서 북한에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런데 일본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그리고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직접 북미정상회담 하겠다는 결정은 나중에 들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외교안보 전략을 만들어 오는 과정에서 보면 아주 큰 충격이죠. 특히 여기 보면 후지TV에서 항상 하는 프라임뉴스라는 아주 중요한, 아베 정책을 지지하는 여러 가지 토론 방송을 하는데, 저도 거기에 몇 번 출연한 적이 있어요.

김어준 : 친아베 성격의 어떤 토론회인데...?

이영채 : 그런데도 거기 방송에서도 당일 예측을 못하고 긴급방송을 편성할 정도였으니까, 거의 일본 정책라인 미디어들이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김어준 :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충격, 당황, 그런 게 있었다고……. 일본의 특징이 또 태세전환이 엄청 빨라요, 보니까.

이영채 : 그렇죠. 일본, 특히 아베 정권은 실리를 무엇보다도 우선하기 때문에, 아마 지금은 늦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됨과 동시에 아마, 지금 국내적으로도 상황이 복잡하지 않습니까? 이것을 예전 같으면 북풍이라는, 북한의 핵도발, 미사일 도발로 극복을 했는데, 만약에 그게 지금 없다고 한다면 역으로 생각할 거예요. 북일정상회담을 통해서 급격하게 전환을 할 수도 있고, 또는 미국과 한국 양 국가에게, 일본의 납치 문제가 있죠. 이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외교 전환을 급박하게 전개할 수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재팬 패싱’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외교전에서 빠졌다’가 아니라 미국이 동북아 정책에서 우리를 안 껴주고 있다. 큰일났다, 이거. 이때까지 일본을 지탱해 왔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국을 등에 업은 전략이었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태평양전쟁 이후로? 그런데 그게 갑자기 무너진 거잖아요.

이영채 : 어떻게 보면, 그런데 미국의 원래 동아시아 정책이라는 게 한국과 일본에게 항상 거리를 두면서 누구를 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조장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경쟁을 시키거든요, 친미에게.

김어준 : 그렇지만 항상 일본 쪽에 더 무게를 둬 왔지 않습니까?

이영채 : 결론은 그래도 미일 안전보장이 훨씬 더 우선 되어있던 측면을 보면 전후에 지금까지 해왔던 일본의 외교 전체가 북미정상회담 되고, 어떻게 보면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면 이것은 냉전 충격보다 더 큰 충격으로 오는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자기들이 70여 년간 유지해 왔던 정책의 기본 틀이 있었는데, 미국을 등에 업고 등등……. 그런데 미국이 등에서 사라진 거예요, 갑자기. 갑자기 사라져서 멘붕이 됐는데, 여기서 일본이 우리 보수하고 다른 점은 ‘미국의 뜻이 그렇다면’ 저는 진정한 친미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의 뜻이 그렇다면 우리가 재빨리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변한 거라고 봅니다, 저는.

이영채 : 미국의 영향력이 큰 건 사실이죠. 그래서 예를 들면 북일 국교정상화 같은 경우도 북한이 결국 미국이 그것을 허가하지 않으면 일본이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북미외교를 우선시해온 것은 북미외교가 오면 북일외교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만큼 어떻게 보면 일본의 독자적이고 자립적인 외교의 폭이 아주 좁아졌고, 미일외교만 해왔던 탈냉전 이후의 일본 외교가 북핵이라든지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외교를 해왔지만 이게 질서재편이라든지, 평화 구축 체제로 갔을 때 빠르게 전환하지는 못하는, 이런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동안은 북한이 위험하다고 해서 지지율을 지탱해 왔는데, 북한이 안 위험해져버리면 뭐로 먹고 사나, 이런 고민.

이영채 : 그렇죠. 아베 정권이 등장한 2012년 이후에 이상하게도 아베 정권이 위기에 빠지고 선거 직전이면 항상 북한이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 발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아베 내각이 몇 번 넘어갈 위기가 있었는데 항상 북한의 도움으로 벗어났기 때문에 일본 시민단체의 많은 분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이거 아베의 가장 큰 친구는 김정일, 김정은 아니냐.” 이럴 정도로 아주 미묘한 시기에 적절한 반응을 했죠.

김어준 : 거래가 있었던 건 아닌가.

이영채 : 글쎄요, 그것은 외교 이후에 확인을 해 봐야겠지만…….

김어준 : 혹은 일본의 정보망이 ‘이때쯤이면 실험이 있을 것 같으니까 그때 우리가 해산하고 다시 선거하자’ 거꾸로 이렇게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딱딱 맞아요.

이영채 : 글쎄, 우리도 나중에 보면 북풍을 여야 상관없이 어떻게 보면 활용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일본 정치도 역시 북풍이라는 것은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우리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영채 : 아베 내각에서는 특히 중요했죠.

김어준 : 그런데 이번에는 그게 안 통하는 상황이 동시에, 그러니까 국내적으로 위기가 왔는데, 학원 위기가 왔지 않습니까? 학원 스캔들이 ‘그거 사실이었어?’ 하는 쪽으로 점점 가고 있죠, 지금.

이영채 : 제가 지난 번 이틀 전에 인터뷰한 날 점심 때 일본 언론이 공식적으로 조작된 이전 문서와 이후 문서를 공개해 버렸죠. 그랬더니 약 16곳 정도가 조작된 것이 밝혀졌고, 그리고 이것은 물증이 확실하게 나왔기 때문에 지금 일본 내에서 이 아베 내각, 그리고 지금 재무성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아주 비판적으로 급격하게 바뀌었어요. 그래서 이틀 전부터 수상 관저 앞에서 1000명 이상의 데모가 다시 일어나고 있고, 그리고 특히 예전에 안보 법제에 반대했던 젊은 대학생들이 다시 모여서 지금 이번 주, 다음 주까지 집회 일정이 계속 잡혀있기 때문에, 이것은 잘못하면 형사사건까지 갈 수도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김어준 : 형사사건이라 하면 아베, 혹은 아베 측근들이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그런 거죠?

이영채 : 일단 재무성 간부부터 시작을 하겠죠, 공식적으로.

김어준 : 재무성 문서였잖습니까?

이영채 : 그렇죠. 재무성 문서이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김어준 : 그 재무성 문서, 뭐가 어떻게 조작됐는지 잠깐만 설명해 주십시오.

이영채 : 원래 재무성에서 맨 처음에 아마 모리토모 학원에 부동산을 매각을 할 때는 처음에는 불리하기 때문에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김어준 : 국가 공유지를 굉장히 싸게 팔았거든요. 그런데 그 가격에는 안 된다고 했죠, 처음에는.

이영채 : 그렇죠. 처음에 안 된다고 했는데 한 2개월 후에, 그러니까 수상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영향이 있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아키에 여사의 이름이라든지, 아베 수상과의 관계라든지, 그리고 정치가들의 영향을 받아서 결국 이것은 특례라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이런 내용들로 문서가 공식적으로 결재가 났는데, 그런데 이게 언론에 링크가 돼서 국회에서 점점 질문을 받게 되니까. 질문을 받는 작년 그 기간에 이 문서에서 그런 아베 아키에 수상의 부인의 이름이라든지, 관련자 이름을 다 삭제한 거죠. 그리고 특례라는 남아있는 이름도 삭제한 거죠.

김어준 : 정상적인 거래처럼?

이영채 : 그렇죠. 그런데 그 문서를 국회에 제출해 버렸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문서 조작을 해서 국회에 제출하고 은폐까지 한 상황이 된 거죠.

김어준 : 게다가 애초에 이 스캔들이 크게 불거졌을 때 일본 국민들이 믿지 않았잖아요, 그 해명을.

이영채 : 물증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김어준 : 그렇지만 해명을 하는데 심정적으로는, 저 해명 거짓말 같은데 어쩔 수 없이 넘어갔다가 그리고 북핵이 또 터졌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지지율이 올라가고, 북의 핵실험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는 물증이 나와서 그때 해명했던 것이 다 거짓말이었던 것까지 같이 밝혀진 것 아닙니까?

이영채 : 지난번에, 작년의 주된 위기는, ‘학원장에게 결국에는 속았다. 속았고 사기꾼이었다’ 라는 논리로 이것을 넘어가려고 한 거죠. 그리고 그때 총선거를 했을 때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이것은 국난이다 라는 말을 통해서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서 아베 수상을 지지해야 된다고 한 건데, 이번에는 물증이 나와 버렸고, 그리고 국난은커녕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 : 국내외적인 위기상황입니다.

이영채 : 아마 아베 내각 이후에 최대 위기이고, 어떻게 보면 일본 우익 세력들에 있어서도 최대 위기인 것 같아요.

김어준 :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져버리네요, 양쪽 다?

이영채 : 지금은 점점 어떤 큰 돌파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했던 방식은 사카오라고 하는 당시의 재무담당관, 지금은 전 국세청장이죠. 이분을 일단은 사임을 시켰고, 그리고 내부를 일단은 아소 재무상을 중심으로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겠다. 즉 일부 관료들이 충성 경쟁을 한 거다. 다시 알기 쉽게 해 보면, 보스의 부인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일부 관료들이 충성을 했다는 식으로 지금 끊어내려고 하는 거죠.

김어준 : 지금은 부인 스캔들처럼 보이는데 부인 혼자 이게 됩니까? 안 되잖아요.

이영채 : 나중에 부인의 그런 관여를 수상이 알고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것은 형사법으로 다뤄보겠지만 수상은 끝까지 부인을 하겠죠.

김어준 : 굉장히 우리나라에서 몇 번 일어났던 일인데, 그런데 이것을 빠져나갈 유일한 창구가 북한 핵실험 같은 건데, 그게 안 되고. 그러면 아베 내각은 어떻게 됩니까?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영채 : 그런데 올해는 메이지 150년이고요, 특히 아베 내각과 우익은 어떤 일이 있어도 올해 헌법개정안을 제출하려고 했죠. 그래서 올해 9월에 총재선거가 너무나 중요한데, 어찌 됐든지 현재 아베 수상은 2020년 도쿄 올림픽과 올해 헌법개정, 이것을 해오기 위해서 지금까지 전후 시나리오를 만들어온 건데, 지금 여기에서 한 5-6개월 남겨놓고 넘어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거죠.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시간을 끌고 지금 전 국세청장을 사임까지 시키면서도 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겠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아베 내각의 특성인데, 실리전환이 아주 빠른 거죠.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북풍이 없으면 또 다른 북풍, 즉 북일정상회담이라든지, 아주 외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어제 나온 잡지 중 하나 재밌는 것은 ‘지금 국제 정세가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가 국내 문제에 이렇게 매몰되어 있을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라는 논조가 나온 걸 보면 이제 새로운 물타기를 하는 것 같아요.

김어준 : 거기도 물타기, 모든 전 세계 정치권이 물타기를 하긴 합니다만, 논리 개발을 또 그렇게 하는 거군요. 지금 국난인데.

이영채 : 예. 여론을 바꿀 수 있죠.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고립되어 간다든지, 지금까지는 북핵이 위기였다면 지금 일본이 미국에게도,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핵을 가진 한반도가 되지 않겠느냐. 그랬을 때 일본은 고립되지 않느냐라는 부분 속에서 지금은 오히려 더 국론을 통일해야 된다는 논리로 바꿀 가능성도 있죠.

김어준 : 국론 분열하면 안 된다는,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들어왔던 그 논리는 일본에서 수입된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 요즘 그런 얘기 안 하거든요. 국론 분열, 이런 얘기 안 하는데 거긴 또 써먹고 있네요.

이영채 : 어떻게 보면 그렇죠. 우리나라의 정치 스타일이나 경제 구조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많은 유산들이 남아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시민의 힘으로 그런 구조들이 많이 바뀌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본 사회는 매 시기마다 그러한 찬스는 있었지만 이게 다 항상 은폐해 버리고, 또 그것을 없었던 것처럼 흘려버렸기 때문에 이게 지금 쌓일 대로 쌓여온 거고……. 지금 이번에 하나의 특성은 이 문제가 두 가지의 요소가 개입된 거죠. 하나는 언론이 아주 집요하게 지금 물고 늘어진 건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런 자료가 왜 나왔을까. 이것은 관료들이 폭로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일본의 관료사회는 아주 신뢰가 있는 사회였는데, 지금 정치가들이 관료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거죠. 특히 아베 내각은 관료 인사위원회를 가지고 모든 관료들을 따라오도록 만들었는데.

김어준 : 아 이게 관료사회의 저항이기도 하군요?

이영채 : 그렇죠. 그러니까 관료들이 보기에도 ‘이것은 너무 심하다’ 그래서 지금 관료의 차관급, 국장급이라고 하면 아주 일본에서는 동경대 법학대를 졸업한 최대 엘리트들인데, 이들이 지금 여러 형태로 폭로를 했었던 거고, 이번 자료도 문서가 나왔다는 것은 결국은 누군가가 문서를 넘겨준 거죠.

김어준 : 그렇죠. 관료사회도 시민사회도, 또 미국으로부터도 아베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데 언제 돌아가십니까?

이영채 : 저는 3일 후에 돌아갑니다.

김어준 : 가시기 전에 한 번 더 납치해서 모시려고 저희는 계획 중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채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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