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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사망으로 ‘애도’와 함께 피해자 죄책감 우려 여론 상충…미투운동(#MeToo) 주춤하는 일 없어야
  • 장은진 기자
  • 승인 2018.03.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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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 기자] 배우 조민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애도’의 반응이 올라오는 가운데 미투운동(#MeToo)과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지우는 여론이 생기고 있다.

9일 조민기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조민기는 12일 충북지방경찰청 소환 조사를 앞둔 상태였다.

광진소방서에서는 이날 오후 4시 5분경 조민기의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이후 인근 건대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최종 사망진단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조민기의 사망 원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팩트는 조민기의 한 핵심 측근의 말을 빌려 경찰이 조민기의 휴대폰을 압수해간 사실을 밝히면서 “오전에 지인에게 죄송하다는 전화를 돌렸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민기는 9일 오전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헌데 이러한 조민기의 사망소식에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던 ‘미투운동’이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미투운동이 사람 죽이네, 네티즌이 사형 선고를 내렸네 하는 반응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심지어 많은 언론들도 조민기를 ‘성폭력 가해자’가 아닌 ‘미투 가해자’ 내지는 ‘미투 가해자 의혹’이라고 수식하고 있다. 그의 죽음을 미투운동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사망은 피해자들 탓이 아니라 자신의 죄값이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한 본인의 결정이다.

범죄 사건에서 수사를 앞두고 가해자가 사망 하는 사건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는 대개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혹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극단적 형태로 나타난다. 즉, 가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은 피해자의 고발이 아니라 스스로의 죄다.

조민기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조민기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혹자는 조민기가 저지른 죄에 비해 네티즌의 비난이 지나쳤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모 여자아이돌 그룹은 역사 위인을 몰랐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했다.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김보름 퇴출 청와대 국민 청원은 역대 최단기록을 세우며 하루만에 청원 참여인원 50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그 이전에 올라온 이윤택 관련 청원은 최근에서야 겨우 20만명을 넘겼다.

조민기를 추모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슬픔의 표현 역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사망을 이유로 현재까지 나온 미투운동 참여자, 성폭력 피해자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그들에게 눈치를 주며 입을 막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미투운동의 첫 시작은 2017년 10월 할리우드에서였다. 맨 처음 시작을 기준으로 잡는다고 해도 아직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조민기의 사망으로 인해 지금까지 나온 피해자 그리고 아직 목소리를 내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부여하며 위축시키는 분위기는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 나비효과라는 말 처럼, 할리우드에서 시작한 나비의 날개짓이 대한민국에서 더 큰 토네이도를 일으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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