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윤 대표 성폭행 피해자 K씨, “미투 운동의 첫 고발인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것”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오는 기사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며 
머리가 띵 울리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나는 이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이며 
어쩌면 방관자, 가해자 일지도 모른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처럼 
지방의 작은 극단에서도 
더럽고 추악한 일들이 일어난다.
어째서 싫다 하지 못했느냐, 
사리분별이 안 될 만큼 
아주 어린 나이가 아닌데 
왜 확실하게 거절하지 못했느냐.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과 
용기를 내어 me too 운동에 동참한 선배를 위해 
나도 #metoo 한다.
 
그는 평소 누누이 하는 이야기로 
어느 선배는 극단을 나가서 아무도 안 받아 준다. 
지금은 연극을 못하고 있다. 
어느 대학 연영과 교수 아는 사람이다. 
어느 지역 어느 극단 대표 친한 사이다. 등등 
극단을 나가면 앞으로의 연극 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의 이야기를 
자주 하였으며,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은 
행여나 밉보일까 
지레 겁을먹고 거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아주 영리했다. 
처음엔 극단에 다른 단원들이 있을 때, 
그 단원에게 심부름을 시켜놓고는 
그 사이에 볼에 뽀뽀를 해달라며 시작되었다. 
물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여파는 무대의 나에게로 돌아왔다. 
같은 날 같은 연습인데도 
뽀뽀를 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는 컸다. 
몇 차례 같은 방법으로 나에게 뽀뽀를 요구하며 
‘쟤 지금 조금 있으면 들어온다. 얼른.’ 같은 이야기로 
나를 재촉했다.
 
밥을 먹거나 차량 이동을 할 때 
언제나 그는 ‘연출가 옆엔 여배우가 앉는다. 
옛날엔 여배우가 오히려 연출가에게 이쁨받으려 
연출가 옆자리에 앉기 위해 싸우기도 했었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들으며 
나는 어느새 연출가 옆에는 
무조건 여자가 앉는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밤늦게 연극 연습이 끝나고 
단원들을 한명씩 집에 태워주며, 
‘연출가 옆엔 여배우가 앉는거다.’ 라는 이유로 
나를 조수석에 앉히고 
단원들을 한명 한명 집으로 데려다 줬다. 
 
마지막에 조수석에 남은 나는 늦은 밤, 
나의 옷 속에 그의 손이 들어왔다. 
그 이후로는 연습이 끝난 후에 자주 극단에 남겨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늦게까지 남아있던 그날, 
그날은 일을 하지 않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컴퓨터로 영화를 틀고 대표실에 불을 끄고 
함께 영화를 보자던 그날 
모니터 불빛과 
촛불 하나만이 빛을 밝힌 그 방에서 범해졌다.
그 이후로도 몇차례, 차에서, 무대에서, 대표실에서 
나에게 오랄과 관계를 요구했다. 
 
언제나 그 요구 전에는 
‘연기’와 ‘배역’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아무에게도 말 못하지만 
이게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연극을 배우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글을 돌아보면 
아주 치밀하게 계산된 일들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영구제명만이 문제가 아니다.
김해 극단의 또 다른 피해자가 여기 있고, 
분명 나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피해자가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분노하길 바란다.
 
이같은 이저니는 ‘미투’ 폭로에 k씨는 “대표가 물러나고 제명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단원이었던 남성 H와 K는 이 문제에 대해서 철저히 방관자였고 동시에 그들도 가해자였다”라며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말은 중학생 때 내가 직접 들은 말이다. 
극단에서..
중학생들에게
중삼은 산삼 
고삼은 홍삼에 빗대어 
여성과 섹스에 대해 종종 얘기했었다.
그땐 그게 섹스에 대한 비유라는걸 
무의식적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날엔 K선배가 산삼을 먹고 왔다고,
H와 J대표 둘이서 놀리기도 했다.
연극에 관련된 중3학생이였는진 모르겠지만 
이걸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건 아닐지 
걱정도 앞선다.
 
K선배도 딱 레파토리가 있다.
옆구리찔러보고 괜찮으면 팔뚝 만지고 
또 괜찮으면 어깨동무하고 
또 괜찮으면 기대고
무슨 연인관계에서 
손잡고 팔짱끼고 포옹하고 뭐 그런 순서처럼.
그렇게 K선배는 
여학생들의 옆구리를 자주 찌르며 간을 봐왔다. 
옆구리찔러서 괜찮으면 
다음단계인 팔뚝 안 쪽 살을 만지기 
또 괜찮으면 다음 단계...
 
여기서 싫어하는 반응이 보이면 
그 아이에겐 절대 그러지 않았다.
K선배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도 
대놓고 스킨십을 하기 때문에 
J학교 ㅁ동아리 사이에서는 기피대상이기도 하였다. 
H선배는 나와 내 친구의 엉덩이를 만지기도 하였다. 
또 J대표가 유난히 이뻐하는 아이들은 
첨에는 에이 나중에는 비 또 나중에는 씨
이런 식으로 바뀌기도 하였고 
누구에게 뽀뽀할라면 양치하러 가야겠다 하면서 
웃으며 화장실 가는 일도 자주 있었다.
 
조대표는 잘 안아픈데 
한번 아프면 크게 아픈 체질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번은 크게 감기 몸살이 와서 
다른 아이와 내가 다리 마사지를 했다.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성인이 되어 연습응원차 방문을 하게 되자 
조대표는 내게 
남여가 평생 기억에 남기 위해선 섹스를 해야한다고. 그래야 잊지않고 기억할 수 있다고..
그때는 단순히 그냥 하는 말인갑다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나에게도 드라이브를 가자고 하여 
가게 된 적이 있는데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텔 앞을 지나갔었다.
그때 내가 핸들돌려서 모텔로 갔으면 
어땟을거같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당황했을거같다 답했더니 
그럼 안가는게 잘한거냐 뭐 그런 말도 했었고
하루는 데려다준다고 차 타고 가는데 
당시 우리집 근처 야경보는 곳에 데려가서는
차비달라고 차비는 입맞춤이라고 하길래 
당황해서 가만 있으니까 키스를 하더라. 
너무 놀래서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까 
입을 떼면서 혼자하니까 재미가 없다라고 했나? 
그런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른 어린 학생들에게도 수차례 이런 미투가 터져나오는 걸 보고 있자니 
참 마음이 미어진다. 
연극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기 위한 
십대 여학생들의 열정을 이용해 
어떻게 그런 식으로 사리사욕을 채워야만 했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깨어있는 시민인척 열변을 토하던 그가.. 
이건 단순히 연극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 극단 번작이에 대해 미투에서 터져나오는 피해자들은 모두 
J학교 ca와 동아리 수업을 듣기위해 
외부강사가 있는 번작이와 연결된 것이다. 
학교는 또 다른 가해자인 셈이다.
이번 일을 통해 청소년들이 연극을 접해볼 계기가 차단되는건 아닌지 걱정되는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된다면 
어떻게 이런 일들을 방지할 수 있을지 
학교측에선 깊은 고민을 해보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