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무보다 채권이 더 많아, 순대외채권 4567억달러 ‘사상 최대’…1년 전보다 600억달러 증가

(톱스타뉴스 장은진 기자)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4500억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1년 전보다 600억달러 늘어 456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09년부터 9년째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빌려준 돈(대외채권)에서 해외에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를 뺀 수치로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순대외채권이 늘어난 것은 대외채무보다 대외채권이 더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보험사·증권사 등의 부채성 증권투자(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대외채권은 전년말보다 947억달러 늘어난 8755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이자 증가폭 기준으로도 가장 크게 늘었다. 

대외채무도 4188억달러로 347억달러 늘어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증가폭은 대외채무보다는 적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는 112억달러 늘어 1159억달러로 집계됐다. 장기외채도 235억달러 증가했다. 

외채가 늘긴 했지만 외채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단기외채비중은 27.7%로 집계됐고, 단기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도 29.8%로 나타났다.

한은은 “단기외채비중과 단기외채비율이 1년 전보다 각각 0.4%p, 1.6%p 상승했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2483억달러로 전년말보다 296억달러 줄었다.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해외투자를 나타내는 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고치로 증가했음에도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외금융부채는 2388억달러 늘어난 1조205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외국인이 투자한 지분증권 등을 중심으로 평가액이 높아진 영향이다.

대외금융자산도 전년말보다 2092억달러 늘어 1조4537억달러로 집계됐다.

해외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1177억달러 증가) 등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