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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내부고발자’ 오동식 폭로글 등장 인물, 1년 만에 심경 고백…“안마는 당시 일상이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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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연희단거리패 배우 겸 연출가이자 청주대 연극학과 겸임교수인 오동식의 폭로글에 등장하는 인물이 1년 만에 입을 열었다.

앞서 지난 21일 오동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을 게재했다.

게재된 글에는 오동식과 동기였던 ㅇㅅㅈ 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오동식 폭로글 ㅇㅅㅈ 씨 언급 부분 / 오동식 페이스북
오동식 폭로글 중 ㅇㅅㅈ 씨 언급 부분 / 오동식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ㅇㅅㅈ 씨는 1년 전 SNS를 통해 이윤택을 고발했다.

이에 극단 대표는 ㅇㅅㅈ 씨를 만나 타협과 권유를 요청했고, ㅇㅅㅈ 씨가 글을 삭제해 사건은 커지지 않았다.

해당 글에 등장하는 ㅇㅅㅈ 씨는 오늘(22일) 페이스북을 통해 1년 만에 심경을 고백했다.

ㅇㅅㅈ 씨는 “또다시 매우 어려운 글을 쓰게 됐다. 1년 전 저는 이윤택 씨의 추행적 행동에 관한 글을 개인 계정으로 올린 바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ㅇㅅㅈ 씨 심경 고백 글 / 페이스북 대학로X포럼
ㅇㅅㅈ 씨 심경 고백 글 / 페이스북 대학로X포럼

그는 “그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 글은 이윤택 씨나 극단에 어떤 사과를 받기 위함이 아니라 당시 그 일에 침묵한 저를 단죄하기 위함이었다”며 “제가 그곳에 머물렀을 때나 그곳을 떠난 이후 이윤택 씨에게 피해를 많은 분들에게, 그때 저의 침묵이 그들의 고통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제가 그분들께 사과하기 위해 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이 지난 후 그 글을 다시 올린 이유는 용기를 내어 고통스런 기억을 꺼내주신 분들에게 지지를 표하고자, 1년 전 끝내 지켜내지 못한 저의 결심을 다시금 지키고자 함이었다”며 “여전히 저는 같은 생각이다. 이윤택으로 인해, 연희단거리패라는 시스템과 구조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의 말은 무엇에도 억압되지 말고 터져 나와야 하며 위로받아야 하고 그 분들이 원하는 응보의 결과로 이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극단 선배님들에 대한 포화를 지켜보며 그저 참담하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그들 또한 지난 세월에 대한 단죄를 받아야 하며 그들의 일생 동안 뼈를 깎아내는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ㅇㅅㅈ 씨는 채홍사와 포주를 언급하며 “이러한 단어들엔 아무런 진실도 없다. 오직 여론의 소비와 언론이 조장하는 자극만 존재할 뿐이다. 어떠한 사유도 없는 단어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또다시 침묵한다면 1년 후 저는 과거와 동일한 후회를 할 것이며 동일한 자책을 하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고 고백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극단 생활을 했던 ㅇㅅㅈ 씨는 “안마라는 것은 당시 저희에게 일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방조자, 공범자라고 거론되고 있는 선배들 또한 그 일과를 수행하는 데 일정의 역할을 했다. 이윤택이 앓는 소리를 하거나 새벽에 일찍 깨어나 낑낑대고 있을 경우 그들 스스로 들어가 안마를 하거나 옆에서 자고 있던 후배들에게 ‘네가 가서 선생님을 좀 봐드려라’ 하는 말을 하곤 했다”며 “몇 년 주기로 성추행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들은 직접 이윤택에게 가서 항의하고 싸웠지만 정작 근본적 해결로 이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은 마땅히 이윤택 범죄에 대한 방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채홍사나 포주는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인지한 상태에서 그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자들”이라며 “그러나 선배들은 이윤택이 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윤택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후배들을 안으로 들여보낸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ㅇㅅㅈ 씨는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이윤택이 누군가를 지칭해서 ‘ㅇㅇㅇ를 불러와라’ 하면 그 문장이 ‘안마를 할 사람을 데려오라’는 뜻임을 분명히 아는데도 ㅇㅇㅇ에게 가서 ‘선생님이 찾으셔’라는 말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행동의 이유에 대해 그는 “‘설마 ㅇㅇㅇ에게까지 그러진 않겠지’라는 생각과 이윤택이 저지른 추행적 행동이 저한테는 매우 일시적이며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태였기 때문에 ‘ㅇㅇㅇ한테도 별 것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며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때의 저는 그렇게 나약하고, 강인하지 못했다. 또한 저를 포함한 선배들은 성폭력에 대한 인지가 없었고 그 방면에 관해 자신의 사유가 없는 인간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택의 범죄에 대해 선배들이 잘못 대처한 것, 다시 말해 주기적으로 그 문제를 알게 되었을 때도 결과적으로 공론화시키지 않고 그저 안에서만 해결하려 했던 것, 피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보호해주지 못했던 것,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점,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사안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부당히 덮고 은폐하려 했던 점 등에 대해서는 마땅히 단죄와 처벌, 응당의 대가를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ㅇㅅㅈ 씨는 “저는 피해자분들의 결정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법적인 절차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바를 다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드렸다. 그러나 극단 안에 계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주시리라 생각한다. 함께 한 시절을 뜨겁게 보냈던 사람들에 대한 제 양가적인 감정 또한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연극계 선후배님들, 부디 사안에 대해 균형감 있게, 조금 더 깊이 있게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다시금 어렵게 어렵게 올린다. 그래야만 이 진흙탕 같은 시간이 앞으로의 연극계에 제값의 양분이 되리라 여긴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하 ㅇㅅㅈ 씨 심경 고백 전문.

안녕하세요 연극계 선후배님들.

또다시, 매우 어려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꽤나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1년 전, 저는 이윤택 씨의 추행적 행동에 관한 글을 개인 계정으로 올린 바 있습니다.

그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 글은 이윤택 씨나 극단에 어떤 사과를 받기 위함이 아니라, 당시 그 일에 침묵한 저를 단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제가 그곳에 머물렀을 때나 그곳을 떠난 이후 이윤택 씨에게 피해를 많은 분들에게, 그때 저의 침묵이 그들의 고통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제가 그분들께 사과하기 위하여 쓴 것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후 그 글을 다시 올린 이유는, 용기를 내어 고통스런 기억을 꺼내주신 분들에게 지지를 표하고자, 그리고 1년 전 끝내 지켜내지 못한 저의 결심을 다시금 지키고자 함이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같은 생각입니다. 

이윤택으로 인해, 연희단거리패라는 시스템과 구조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의 말은 무엇에도 억압되지 말고 터져 나와야 하며, 위로받아야 하고, 그 분들이 원하는 응보의 결과로 이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극단 선배님들에 대한 포화를 지켜보며, 그저 참담하고 참담한 마음입니다.

맞습니다. 그들 또한 지난 세월에 대한 단죄를 받아야 하며, 그들의 일생 동안 뼈를 깎아내는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채홍사’라니요, ‘포주’라니요... 이러한 단어들엔 아무런 진실도 없습니다. 

오직 여론의 소비와 언론이 조장하는 자극만 존재할 뿐입니다. 어떠한 사유도 없는 단어들입니다.

이 상황에서 또다시 침묵한다면 1년 후 저는 과거와 동일한 후회를 할 것이며, 동일한 자책을 하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는 제가 극단 생활을 했던 2008-10년에 의거합니다.

네, ‘안마’라는 것은 당시 저희에게 일상이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일상이 될 수 있는지부터 의아하신 분들이 많겠지요.

그러나 어떤 조직 속에 들어갔을 때 나의 선배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안마를 받는 이와 매일 밥상을 같이 할 정도로 친숙한 위치에 있게 있다면, 그리하여 자연스레 ‘집안의 한 노인을 봉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리고 그런 생각에 대해 어떤 성찰도 할 수 없는, 끊임없이 작업과 작업이 이어지는 하루를 살게 된다면 그 이해불가한 일은 자연스레 ‘일과’가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일과가 되는 순간, 저마다 그 일을 진행하고 수행합니다.

현재 방조자, 공범자라고 거론되고 있는 선배들 또한 그 일과를 수행하는 데 일정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윤택이 앓는 소리를 하거나 새벽에 일찍 깨어나 낑낑대고 있을 경우, 그들 스스로 들어가 안마를 하거나 옆에서 자고 있던 후배들에게 ‘네가 가서 선생님을 좀 봐드려라’ 하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몇 년 주기로 성추행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들은 직접 이윤택에게 가서 항의하고 싸웠지만, 정작 근본적 해결로 이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은 마땅히 이윤택 범죄에 대한 방조입니다. 

그러나 ‘채홍사’나 ‘포주’의 단어가 쓰이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입니다. 

채홍사나 포주는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인지’한 상태에서, 그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선배들은 이윤택이 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으며(그들은 주기적으로 이윤택과 이 사안으로 다퉜음에도, 이윤택이 그 짓을 계속 반복하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윤택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후배들을 안으로 들여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윤택이 누군가를 지칭해서 ‘ㅇㅇㅇ를 불러와라’ 하면, 그 문장이 ‘안마를 할 사람을 데려오라’는 뜻임을 분명히 아는데도 ㅇㅇㅇ에게 가서 ‘선생님이 찾으셔’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 역시 추행적 행동을 당했음에도 왜 저는 ㅇㅇㅇ에게 가서 그 사람을 불렀을까요? 

두 가지 생각의 혼재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하나는 ‘설마 ㅇㅇㅇ에게까지 그러진 않겠지’라는 생각과, 이윤택이 저지른 추행적 행동이 저한테는 매우 일시적이며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태였기 때문에, ‘ㅇㅇㅇ한테도 별 것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매우,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그렇게 나약하고, 강인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저를 포함한 선배들은 성폭력에 대한 인지가 없었고, 그 방면에 관해 자신의 사유가 없는 인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이들에게 채홍사나 포주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입니다. 

그 단어의 함의와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이윤택의 범죄에 대해 선배들이 잘못 대처한 것, 다시 말해 주기적으로 그 문제를 알게 되었을 때도 결과적으로 공론화시키지 않고 그저 안에서만 해결하려 했던 것, 피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보호해주지 못했던 것,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점,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사안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부당히 덮고 은폐하려 했던 점 등에 대해서는 마땅히 단죄와 처벌, 응당의 대가를 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황색 언론을 통해 매도되는 부분은, 연극계에 계신 선후배님들을 포함한 저희 모두가 굉장히 균형감 있게, 깊은 숙고를 통해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일방적인 언론 몰이에 우리 연극인들 또한 사유 없이 휩쓸려 간다면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는 상황을 맞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 글이 피해자분들께 일면 불쾌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립니다.

글의 초입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피해자분들의 결정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법적인 절차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바를 다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드렸습니다.

그러나 극단 안에 계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주시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한 시절을 뜨겁게 보냈던 사람들에 대한 제 양가적인 감정 또한,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연극계 선후배님들, 

부디 사안에 대해 균형감 있게, 조금 더 깊이 있게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다시금, 어렵게 어렵게 올립니다. 

그래야만 이 진흙탕 같은 시간이 앞으로의 연극계에 제값의 양분이 되리라 여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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