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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모씨, 연희단거리패 오동식 연출 폭행사건 폭로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2.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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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연희단거리패의 오동식 연출이 이윤택 측에서 사전모의를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 했다는 폭로를 하면서 이윤택 측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오동식 연출은 청주대 연극학과 겸임교수이자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이며 연극 연출을 맡고 있다. 본래 청주대에서 연극을 전공했으니 최근 성추행 논란이 있는 조민기 배우와 동창이기도 하고 같은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근무한 셈이다.

연뮤갤에 성폭행을 폭로한 김보리(가명)씨의 글을 읽은 이윤택 연출이 그 익명의 글을 읽고는 바로 그 사람의 실명을 이야기 했다는 것.

오동식 연출은 "실명을 안다는 것은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그리고 그 사실을 ㅈㅇㄱ도 안다"라고 밝혔다.

ㅈㅇㄱ으로 표시된 인물은 가마골소극장 대표 조인곤 대표다.

오동식 연출의 폭로에 따르면 김보리씨와 관련해 이윤택 연출은 "보리라는 사람과의 일은 이미 그녀의 엄마와 이야기가 되었다"면서 "해결된 문제"라며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리고 보리라는 여자애는 이상한 아이", "워낙 개방적이고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잔다"고 말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한 이윤택 연출이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형량에 관해 물었다는 것도 폭로됐다.

낙태에 관해서는 가마골 소극장의 조인곤 대표가 인정하면 안된다는 말을 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 시점에서 이윤택 연출의 아이를 낙태한 김 모씨의 폭로글이 알려지고, 누군가의 입에서 김 모씨의 실명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인곤 대표가 “김00은 말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윤택 연출이 기자회견 리허설을 하자고 했다는 것도 폭로됐다.

리허설은 조인곤 대표의 질문과 이윤택 연출의 답변으로 진행됐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진행됐다고 오동식 연출은 폭로했다.

심지어 극단대표는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되요”라는 말까지 했다는 것. 연희극단 대표는 김소희 씨다.

오동식 연출의 폭로글 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김보리씨가 폭로한 밀양연극촌장이자 인간문화재인 하용부씨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온 후 받은 문자 내용이다.

하용부씨가 김보리씨에게 행한 성폭행에 조인곤 대표와 또 다른 선배가 연관되어 있다고 오동식 연출은 폭로했다.

연관되어 있다는 표현은 해석이 분분할 수 있겠으나 하용부씨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상태다.

이와 같은 폭로가 발표된 후 전혀 다른 폭로글이 공개됐다.

오동식 연출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다.

원 모씨는 지난 해 조연출로 참여했던 공연에서 오동식 연출로부터 폭언을 들었고, 폭행까지 당했다는 글이다.

원 모씨는 글의 말미에 폭로글을 작성하는 도중에 오동식 연출의 폭로글을 접했다고 한다. 그 전까지 폭로하는 것을 두려워 했으나 폭로글을 읽고 마음을 굳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 모씨의 글이 알려지고 다시 오동식 연출은 원 모씨에게 사과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청주대 졸업생 폭력사건에 대해서도 사실이라 인정했다.

원 모씨가 폭로한 글
원 모씨가 폭로한 글

이하는 원 모씨가 올린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제게 있었던 일이 #Metoo 운동에 얼마나 힘이 될지, 또한 적합한지 잘 모르겠지만, 연극계에 너무나도 만연한 폭력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아마도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들 또한 이것이 폭력인지 모르는 환경 속에서 자라왔을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그 속에서 이것이 폭력인지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2017년 상반기 국립극단 디아스포라전의 한 작품에 조연출로 참여했습니다. 사건은 공연 첫날이었습니다. 공연에서 저는 영상오퍼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전날만 해도 멀쩡하던 프로젝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를 발견했을 당시 그 문제가 어떻게, 왜 발생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룻밤 자고 온 사이에 기계가 갑자기 말을 안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상황을 무대감독에게 전달하고 함께 해결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연출이 와서 ‘왜 영상이 안 되냐’고 물었고, 저는 ‘모르겠다. 지금 확인하는 중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연출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영상감독님을 비롯한 다른 감독님들의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저는 같은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답을 반복하자, 연출이 화가 났는지 갑자기 저를 불러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XX년’은 저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왜 그 따위로 쳐다보냐’, ‘사람 대우해주니까 내가 만만하냐’는 식의, 영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폭언을 들었습니다.

‘눈을 깔라’, ‘왜 쳐다보냐’, ‘대답하지 말라’는 말들을 들었고, 그러면서 저와 연출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연출은 더 화가 났는지 급기야 주먹으로 제 명치를 밀치며 몰아세웠습니다. 무대감독과 무대 크루가 말리자 발길질을 했습니다. 무대 크루가 그를 뒤에서 붙잡고 있었고, 무대감독이 제 앞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제가 발길질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이 상황을 들은 피디가 극장으로 왔을 때, 연출은 ‘저딴 싸가지 없는 년이랑은 작업 못하겠다’며 ‘극장 밖으로 내보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는 ‘나가라고 XX년아’를 계속 들었습니다. 제가 나가지 않는 이상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아 가방을 들고나갔고, 그 후 피디가 사무실 한편에 자리를 내어주어 그곳에서 대기했습니다. 그리고 피디와 제작팀장이 돌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출이 화가 많이 났으니 일단 사과하라.’

그때 제 머릿속은 물음표 하나로 가득 찼습니다. ‘피해자는 나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답은 ‘연출이 화가 많이 났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네가 사과하면 진정할 것’이란 말이었습니다.

그날 어떻게든 공연을 올려야 했고, 극장을 들어가는 순간 숨이 턱 막혔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이 이렇게 숨 막히는 곳인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극장 문을 열어야 하는데, 무서웠습니다.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연출과 둘이 있게 되면 난 어떡하지?’라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뒤로 혼자 극장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공연 내내 누군가와 함께 다녀야만 했습니다.

사건이 있은 뒤, 국립극단에서는 저에게 ‘원하는 것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저는 ‘원하는 것’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무섭게 들렸습니다. 이 사건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건데, ‘원하는 것’을 말하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반문했습니다. ‘제게 원하는 게 있으세요?’ 그러자 피디는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무대감독이 여자이고 나이가 어려 이런 사건이 생기게 된 것’이라며 당시 저와 나이가 비슷한 여성 무대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질책했고, 폭력의 가해자가 아닌 사건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미성숙했다는 식의 분위기로 옮아갔습니다.

그리고 공연의 첫 주가 흐르고 공개 사과가 있었습니다. 저는 피디로부터 ‘연출의 사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전달받았습니다. 당연히 저에게 직접 하는 사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배우와 상주 스태프들을 모아둔 자리에서 ‘공연 중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모두에게 미안하다’, ‘고마운 게 많아서 조연출로 불렀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말들로 본인을 포장하는 사과 아닌 사과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 순간 이렇게 사건이 해결하는 것이 과연 맞나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당시 저는 함께 만들어 온 공연을 잘 올리고 마무리 짓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당시 이러한 폭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서 제가 ‘연출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라고 사과하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저는 무서웠습니다. 저에게 어떠한 주홍글씨가 낙인찍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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