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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신과함께’, 화려한 CG 뒤 뻔한 신파…‘1400만 관객의 이유는?’
  • 한수지 기자
  • 승인 2018.02.0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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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지 기자] 판타지의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 영화계에서 ‘신과함께’가 큰일을 냈다. 누구나 가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사후 세계를 그린 영화 ‘신과함께’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CG와 톱배우들의 대거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관객 수 144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순위 2위에 해당하는 결과.
 
전국민의 1/4이 관람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이토록 흥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혹은 그만한 가치를 지닌 영화일까?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은 인간은 죽음 후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경험한다는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후 49일 동안 7개의 지옥 재판을 무사히 거쳐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영화 ‘신과함께’ 포스터
영화 ‘신과함께’ 포스터

인간은 저승에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 화재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차태현)은 저승에서 치뤄야 하는 7번의 재판 동안 그를 변호하고 호위하는 삼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을 만나 이 모든 과정을 겪게 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 재판을 통해 사는 동안 그가 지은 크고 작은 죄들을 알아가는 자홍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 관객 모두가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모든 인간이 겪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희로애락을 다시금 떠올리고, 자홍의 이야기에 우리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 

자홍의 일평생에 녹아있는 희로애락을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 꽉 채워 담아낸 배우 차태현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 장르를 불문하고 늘 캐릭터와 하나되는 배우 하정우 역시 기존 강림에 본인만의 개성을 더하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특히 특별출연한 이정재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염라 역의 이정재는 괴분장도 거뜬히 이겨내는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그 안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그들이 선사하는 케미스트리와 완벽한 연기력은 자칫 괴리감을 줄 수 있는 판타지 세계에 몰입도를 높인다.
 
더불어 극 중 삼차사의 활약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요소. 저승 삼차사들은 49명의 망자를 환생시켜야만 환생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자홍의 재판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숱한 세월 망자를 변호하고 호위했던 그들조차 매 재판에서 만나는 고난과 역경은 어렵기만 하다. 완벽하지 않은, 때로는 허술한 그들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가도 진심을 다해 변호하는 그들에게 ‘심쿵’하기도 한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
영화 ‘신과함께’ 스틸

특히 자홍의 동생이자 제대를 2주 앞두고 억울한 죽음을 당해 원귀가 된 수홍 역을 맡은 김동욱의 연기는 극 후반에 강한 여운을 남긴다. 적재적소에 등장해 긴장감을 전하는 그를 향해 “김동욱은 발군의 배우다. 자신의 캐릭터를 잘 지켜낸 베테랑 연기자”라고 극찬한 김용화 감독의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또한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완성도 높은 CG 기술이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들이 주로 성공해온 흥행 공식이 존재했으며 상대적으로 판타지는 외면받아 왔다. 판타지를 보고 싶으면 할리우드의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를 보자는 것이 과거 관객들의 주된 생각. 하지만 ‘신과함께’는 그 공식을 깨고 한국 판타지 영화 역사상 가장 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극 초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는 웅장한 저승세계의 구현은 가히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신과 함께’의 아쉬운 점은 스토리의 빈약함이었다. 영화는 내내 화려한 CG 뒤에 숨어 시선을 사로잡은 뒤 신파로 마무리 짓는다. 안 울 수 없는 가족애를 건드려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하지만 큰 여운은 남지 않는다. 결국 신파를 이용해 감동을 이끌어내는 뻔한 장치에 ‘또야?’라는 본심이 튀어나올 뿐.
 
원작을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사후세계를 그저 7개의 지옥으로만 표현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슴 아프게 떠나보낸 이가 죽어서도 고된 재판을 치르며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신과 함께’의 사상은 저승세계를 아름답게 그려내며 인생과 가족의 사랑을 되짚게 하는 최근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와 가장 비교되는 대목이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
영화 ‘신과함께’ 스틸

그러나 그런 아쉬움보다도 다양한 볼거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수많은 관객들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일까. 뻔한 신파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후반 많은 관객들의 울음을 쏟아내게 한 것 역시 이 영화의 힘일 터. 
 
출연 배우들이 인터뷰 때마다 입을 모아 했던 말이 있다. “2편이 훨씬 더 재미있으니 기대해 달라”. 진실 여부는 2편이 개봉된 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1편의 엄청난 성공으로 그 신빙성은 확연히 높아졌다. 1편의 다소 빈약했던 스토리라인을 삼차사의 과거사와 함께 좀 더 면밀히 채워나간다면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신과함께 2’ 또한 역대 흥행 기록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 스토리 
★★☆☆☆
 
# 완성도
★★★☆☆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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