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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욜로족’과 ‘생민족’의 사이에 선 2030세대
  • 김효진·안윤지 기자
  • 승인 2017.12.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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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안윤지 기자]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잡아라. 삶의 정수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에 있다. 왜냐면 우린 언젠가 죽으니까.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말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키팅 선생은 매 순간 카르페 디엠을 가르쳤다. 정해진 시간 따라, 시키는 대로 살아오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알려준 것이다. 당시 ‘카르페 디엠’은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영화 밖 인생을 살던 이들도 열광했다. 1990년 자유를 위해 외치던 카르페 디엠은 2017년에 와서 하나의 라이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순간, 희망처럼 다가온 말이 욜로(YOLO)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겨라’라는 뜻이다. 앞서 말한 ‘카르페 디엠’에서 비롯된 말이라고도 한다. 쉬운 예시로, 최근 방영된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에 연복남 캐릭터가 있다. 복남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보증금을 빼서 고가의 오토바이를 사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산다. 

연복남 역 김민규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방송 캡처
연복남 역 김민규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방송 캡처

 
2030세대들은 어떻게 살아가든 같은 결과라면, 미래의 투자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선택하기로 했다. 통제하지 않는 삶, 뭐든 가득한 삶, 노력하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아갔다. 그렇게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며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욜로’ 문화가 2030세대에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로 인해 여름휴가 기간에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가까운 일본, 대만, 홍콩 등으로 여행을 떠났다. 짧은 시간, 저렴한 항공권과 경비에 연휴에 고향을 가듯이 해외를 찾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전국의 만 19세에서 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욜로 라이프 관련 인식’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욜로’ 개념 인지율은 83.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에 가장 높게 분포됐다. 20대 여성은 71.3%로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욜로 라이프 관련 인식 조사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욜로 라이프 관련 인식 조사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또한, 욜로 라이프에 대한 현대인의 공감도 역시 매우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야 후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75.8%, ‘나는 잘 사는 것 보다 즐겁게 살고 싶다’는 사람이 72.2%,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서 후회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람이 70.1%로 통계됐다.
 
이들은 여행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부터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며 ‘보기 좋은’ 가게와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인스타그램용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기기도 했다. 좀 더 눈에 띄는 인테리어와 플레이팅, 메뉴를 개발한 가게들은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이 사진을 포스팅하면 기본 웨이팅이 2시간 걸릴 정도로 유명해졌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예쁘고 맛있는 가게와 카페를 찾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자체가 현재의 행복인 것이다. 그 행복을 위해 사람들은 시간과 돈을 소비한다.
 
취미생활의 범위는 다양하다. 화장품·의류·전자제품 등 물건 소비가 되기도 하고, 영화·콘서트·연극·뮤지컬·전시·스포츠 등 문화생활이 되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덕질’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상에서 소비를 하며 정신적인 행복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 할까. 그 답은 하나다. 학교, 회사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라는 주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한 소비가 ‘욜로’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돈은 유한하다. 현재 젊은 세대의 대부분은 월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의 월급을 받고 있다. 월세와 공과금, 통신비, 교통비, 식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그마저도 적금을 넣으면 끝난다. ‘욜로족’의 취미생활은 신용카드 할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사회 초년생 때 신용카드를 만든 사람들은 흔히 “통장 잔고 0원이 제일 부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0원이 아닌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칠 뿐이다.
 
이때 “슈퍼 울트라 스튜핏!”을 외치며 욜로 인생에 레드카드를 날리는 그가 나타났다. 매해 물가는 오르지만 월급은 오르지 않는다. 이로 인해 흥한 프로그램이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에서 파일럿 코너로 시작된 KBS2 ‘김생민의 영수증’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 독립 팟캐스트로 시작해 공중파로 진출했다. 

KBS2 ‘김생민의 영수증’
KBS2 ‘김생민의 영수증’

 
‘김생민의 영수증’은 연예계 대표 짠돌이 김생민이 시청자들의 영수증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1:1 맞춤형 재무 상담을 해준다. 김생민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줄이고, 또 줄인다. 욜로 인생의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각박하다. 그런데 그는 왜 성공했을까.
 
김생민은 일단 웃겼다. ‘박명수 어록’과 대적하는 ‘김생민 어록’이 탄생했다. 수분 보습제에 대해선 “수분 공급은 진짜 물로 하라” 고 했고, 곧 결혼하는 시청자가 네일 샵에서 7만 원을 쓴 영수증을 보고 “신부는 결혼식장에서 흰 장갑을 낀다. 손가락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VOD 대신 2분짜리 클립을 보라”며 팁 아닌 팁을 전수했다. 김생민이 말한 모든 일이 정말 실행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의심이 든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볼 때면, 진심이 보여 의심했던 마음이 금방 풀어진다.
 

두 번째 성공이유는 그의 의도다. 그는 절약을 강요하지 않는다. 모든 말의 베이스는 바로 ‘간절하면’ 이다. 김생민은 굉장히 지적하면서도 늘 마지막엔 “간절하다면, 꼭 해야 합니다”라며 선택을 제시한다. 늘 어른과 사회에게 강요받던 청춘들은 ‘선택’이란 신선함에 충격 받았을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인터넷 용어로 ‘취존’(취향 존중)이라는 말이 있고, 욜로 인생을 택한 사람이 대다수다. 그러니 김생민의 성공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앞으로 어떤 라이프가 우리를 지배할지 모른다. 개인 각자의 인생은 다르지만 확실한 사실은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욜로족’에서 ‘생민족’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두 가지 방식이 혼합된 새로운 방식이 나올 수도, 어느 하나가 이길 수도 있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사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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