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정의당 김종대 의원, ‘JSA 북한 귀순 병사 치료’ 이국종 교수에게 보낸 메시지 공감 받을 수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정확히 JSA 북한 귀순 병사 치료’ 이국종 교수에게 어떤 말을 한 것일까.
 
최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JSA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 등이 발견됐다는 의료진 브리핑이 “인격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에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 중증의료센터장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메시지에 김종대 의원은 이에 다시 “의료법 위반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재반박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최초로 쓴 페이스북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습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습니다. 이제는 관심의 초점이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과 유엔사 교칙수칙으로부터 귀순 병사의 몸으로 옮겨지는 양상입니다.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언론은 귀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하던 북한 추격조와 똑같은 짓을 한 것입니다.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던 한 존엄한 인격체가 어떻게 테러를 당하는지, 그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혹이 있습니다. 13일 귀순한 병사가 수원 아주대에서 수술 받는 동안 수술실에 들어 온 군 정보기관 요원은 도대체 누구였냐는 것입니다. 수술실은 가족도 들어갈 수 없는 의사 고유의 성역입니다. 14일 국회 국방위에서 송영무 장관이 “환자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답변한 것도 의사의 소견과 무관한 정보요원들의 보고였을 것입니다. 이들의 수술 참관이 허용된 것도 찜찜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15일 기자회견에서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라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인 외부 시선에 대해 절규하듯이 저항했습니다. 기자회견 역시 의사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과 병원 측의 압박에 의한 것임을 실토했습니다. 누가 이 기자회견을 하도록 압박을 넣은 것일까요? 처음부터 환자를 살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관리되었습니다.그런 그에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찾아가 괴롭히던 기자들은 다음 날 몸 안의 기생충에 대해 대서특필하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여기서 보호받아야 할 존엄의 경계선이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되었습니다.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이기도 합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지구에 사는 기생충들입니다. 그런 기생충들이 서로를 기생충이라고 혐오하고 죽이는 이런 광경이야말로 잘못된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 낸 비극적 이미지의 전형입니다. 이 병사를 통해 북한은 기생충의 나라, 더러운 나라, 혐오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제가 국방위에서 ‘JSA’라는 영화를 빗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진실이 은폐됨으로써 유지되는 평화가 있다, 그것이 역설의 공간 공동경비구역이다”라고 말입니다.몸 안의 진실은 은폐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평화입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과정에 대한 유엔사령부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북한의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 사실이 있다면 유엔사령부는 조사 결과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재발방지 요구 등 제반 조치사항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그 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정전협정과 별개로 북한군이 남쪽으로 귀순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한 것 자체는 인간의 존엄을 부정하는 반인도주의 행위이며, 상대국의 주권을 부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강력히 항의해야 합니다. 하루속히 판문점이 안정을 되찾고 정전협정이 준수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건 처리의 방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북한과 똑같은 짓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와 같은 메시지 이후 이국종 교수가 채널A와 인터뷰에서 심경을 토로하자 추가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이국종 교수님께
 
저는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에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귀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입니다. 제가 만일 크게 외상을 당한다면 교수님 같은 의사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의지하고 존경하는 분의 인도주의 정신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에도 환자를 살리는데 교수님의 헌신적 치료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병사가 회복되는 데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17일에 게시한 페북 글에서도 이 교수님의 안타까운 처지를 충분히 고려했음을 밝혀드립니다. 필요하다면 아래 게시되어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3일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병사를 치료하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습니다.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하셨습니다. 이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합니다.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건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교수님께 1998년 남아공에서 벌어진 배리 맥기어리 사건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에이즈 감염자인 배리 맥기어리를 치료하던 의사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배리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여러 의사들에게 발설했고, 그 이유로 배리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 당했습니다. 이에 배리는 발설한 의사를 고발했으나 재판에서는 무죄. 결국 대법원 상고까지 가는 동안 배리의 신상과 얼굴은 완전히 공개되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받기도 전에 배리는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법의 정신입니다.
 
--
 
요약하자면 JSA 북한 귀순 병사 관련 의료 브리핑에서 신체정보가 나온 것은 비판의 대상이며 나아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것이 김종대 의원 측이 주장.
 
논리 그 자체로만 보면 이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환자인 자신의 동의 없이 내 신체의 중요한 비밀이 세상에 공개된다는 것은 누구라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발언이 마냥 시민들에게 환영 받을 만한 발언인지를 따져본다면 그 역시도 물음표라 할 수 있다.
 
특히 관련 발언을 이어가기 위해 쓴 첫 문장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는 문장은 공감 받기 힘든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의료 정보 공개가 아무리 문제가 된다고 한들, 총을 쏴서 죽이려고 한 북한과 그 사람을 살려고 한 대한민국은 동일 선상에 설 수 없다. 그 대한민국 안에서도 최고의 중증외상 권위자인 이국종 교수가 직접 집도하지 않았다면 북한 귀순 병사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었다. 김종대 의원 역시 이런 이국종 교수의 권위를 잘 알고 있다고 페이스북 메시지에 밝혔다. 북한 귀순 병사의 상태는 ‘북한’에서 살릴 수 있는지도 불분명했고, 살릴 의지가 있었는지는 더욱이 알 수 없다. 김종대 의원이 온전히 비판만 하려고 했다면 써서는 안 되는 표현.
 
정의당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정의당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이국종 교수가 ‘석선장’을 살린 이후 중증외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매우 높아졌다. 그리고 그 중요성에 비해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도 각종 다큐와 뉴스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중이다. 최근 SBS ‘SBS 스페셜’에서도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과 기능에 대해 조명한 바 있다. 이 ‘SBS스페셜’에서도 이국종 교수가 잠시 출연해 권역중증외상센터가 왜 중요한지 역설했다.
 
이와 같은 다큐들에선 중증외상 의사들이 얼마나 고생스럽게 진료를 하는지 적나라하게 나오며, 중증외상 환자들이 얼마나 급박한 현실에 처했는지도 함께 나온다.
 
JSA로 귀순한 북한 병사 치료과정을 일반인들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치료 역시 매우 치열했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오히려 총상이 있었기에 일반 중증외상환자보다 더 위험한 상태였을 수도.
 
그런 북한 귀순 병사를 위급한 단계에서 안정세까지 접어들게 만든 이국종 교수의 노고 역시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것들을 일반 시민들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태에서 김종대 의원이 ‘북한의 행태와 연결해’ 비판한 것. 이러한 비판 때문에 이국종 교수가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하니 김종대 의원의 발언이 공감을 얻기 힘든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비판은 할 수도 있고 비판하는데 특별히 자격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크게 공감 받기 위해선 섬세함도 필요한 법.
 
그런 점에서 김종대 의원의 이번 비판은 논리 자첸 인정하더라도 표현의 방법에 있어 매우 거친 축에 속한다고 평할 수 있을 듯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