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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 ‘실장님’보다 ‘깐족남’이 좋은 그의 기대되는 2막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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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은 ‘깐족남’으로 ‘벽’ 하나를 넘었다.
 
15일 삼청동 모 카페에서는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추태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 그 이유를 아래에서 함께 확인해보자.
 
Q.1 처음이랑 중반부랑 인물이 좀 다르다.
 
A.2 : 실제로도 같은 추태수지만 캐릭터가 좀 다르다. 딸 죽게 한 것 들키지 않으려는 게 초반의 추태수라면 중반부 이후에는 이쪽저쪽에 잘못이 발각된 이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캐릭터가 됐다.
 
Q.2 ‘아내의 유혹’ 변우민 캐릭터와 비슷한데
 
A.2 : 저는 그 드라마 보진 않았다. 아마 지저분한 캐릭터 때문에 많이 떠올리시는 것 같다. 나는 그 캐릭터보다 좀 더 깐족대지 않나 싶다. 사실 깐족으로 가야했다. 아니면 캐릭터가 묻힐 가능성이 높았다. 중간에 노숙자씬 나오면서부터는 확실히 망가지자고 결심했다. 내가 확실히 망가지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많이 나와야 3~4 씬이다 보니 “너 이번 회에 안 나왔니?”라는 주변 반응도 있었다. TV보다가 잠깐 다른 일하고 오면 장면이 지나갔다는 것. 그나마 캐릭터 바꾼 이후로 반응이 오는 것 같다.
 
Q.3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
 
Q.A : 난간에 매달리는 씬이다. 불륜 하는 거 들킬까봐 숨는 신이었는데 실제 난간은 아니고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2층짜리 실내 촬영장에 있는 난간인데 그 난간에서 매달렸다.(그는 스마트폰으로 실제로 세트장에서 촬영할 때 모습을 보여줬다) 컷 들어가면 진짜로 CG없이 매달렸고 약 1시간 찍었다. 다음날 엄청 힘들었다. 유튜브 보다가 매달리는 운동이 효과가 좋다 그러더라. 그래서 앞으로 해볼까 했는데 이건 할게 못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Q.4. 그럼 운동은 어떻게
 
A.4 : 운동 할 때 몰아서 하고 안할 땐 안한다. 1년에 2달하고 10달 안한다(웃음). 봄 쯤 헬스장가서 몸만 들고 이만하면 됐지 싶으면 하지 않는 스타일. 기본 하체가 힘든 거 같다 싶으면 중단한다. 올해는 점핑했다. 힘들지도 않고 유산소 운동으로 정말 좋다. 처음에는 살을 빼고 드라마 해야 했기에 했는데 정말 재밌더라. 아줌마들하고 같이 해서 좀 민망했지만 나중엔 맨 앞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박광현 / FNC ENT
박광현 / FNC ENT
 
Q.5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
 
A.5 : 극 초반부엔 내 방식대로 악역 표정을 짓긴 지었는데, 감독님이 그런 모습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해놓은 연기설정과 연출자가 희망하는 연기가 다를 때가 있었다. 나는 대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으로 디테일을 살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감독님은 대사를 한 호흡으로 쭉 이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페이스대로 하면 빨리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설정을 연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했다. 그렇게 한 이후에 내 디테일을 넣었는데, 이렇게 하니 잘 맞아떨어졌다.
 
Q.6 꽃미남배우로서 망가지는 데 망설임은 없었나?
 
A.6 : 없다. 그땐 20대고 이젠 40대다. 지금은 몸무게도 그때와 차이가 많이 난다. 거의 10kg 이상. 그나마 연예인이라 지금 정도 관리하는 것이다. 크지도 않은 추태수 역할 때문에 기자님들하고 만나고 있지 않나. 평도 좋아 선택에 있어 미스는 아니었다고 본다.
 
Q.7 출연 결정할 때 고민은 없었나?
 
A.7: 전혀 없다. 실장님 지겹다. 오면 또 하겠지만(웃음). 모든 드라마 실장님 캐릭터는 똑같지 않나. 실장님의 상대 여자 배우는 항상 문제가 많다. 인기가 많아서 실장님이 지켜주거나, 위기에 처해서 구해줘야 되거나. 대사톤도 다 비슷하다. 실장님을 세 네 번 했는데, 세 작품이 같은 작가님이었다. 첫 번째 한 것이 잘돼 두 번 세 번 더 하게 됐다. 첫 번째하고 안하겠거니 했는데 두 번째 작품 때는 20~30회 쯤 투입 됐다. 세 번째 작품엔 백마 탄 왕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후반에 투입됐다. 그렇다보니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 앞으로 추태수 같은 역할이 온다면 기꺼이 할 생각이다.
 
Q.8 익숙한 연기는 아닌데.
 
A.8. : 나는 익숙했다. 나의 사생활 속 까부는 모습을 대입하면 되니. 보는 사람은 어색하지만 나는 어색하지 않았다.
 
실장님 할 때는 지인들이 “평소와 다르다”고  그랬다. 나의 실체를 아는 분들에게 실장님과 실제 박광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기 때문. 근데 추태수 역할을 하니 지인들이 “실제랑 너무 똑같다”고 하더라.
 
Q.9 땅에 묻힐 때는 어땠는지.
 
A.9 : 제 스스로도 즐겼다. 언제 이렇게 땅에 묻혀 보겠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힘든 건 난간에 매달릴 때가 진짜였다.
 
Q.10 각오?
 
A.11 : 남은 동안 회 차 동안 최대한 깐족거려 ‘국민 깐족남’이 됐으면 한다.
 
Q.12 악역이 각광 받는 이유?
 
A.12 : 아무래도 각인이 되니깐 그런 것 같다. 나쁜 역을 하면 저 나쁜 놈 하면서 계속 보게 되니. 한 씬에 나와도 각인이 되니 하는 보람은 있다. 실장님 캐릭터의 경우에는 씬은 많이 나오는데 그냥 흘러가는 감이 있다.
 
하지만 악역도 전형적인 악역은 조금 힘들겠다 싶었다. 김다솜이 하는 양달희 같은 악역은 항상 악랄해야 해서 힘들 것 같다. 반면 ‘깐족 악역’은 새로운 발견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했는데 반응 오네. 더 깐족대야지’라고 결심했다. 시청자들로부터 반응이 오는 재미가 있다.
 
사실 원래 코미디에 대한 열정 같은 게 있다. 20대 때 시트콤도 했었고 코미디 연기도 좋아한다. ‘단팥방’ 하기 전에 ‘내 인생의 콩깍지’라는 2003년도 드라마를 했었다. 소유진과 한 뮤지컬 드라마인데 그 작품은 다시 하라고 해도 할 것이다. 대본이 정말 좋았다. 남녀주인공의 20살부터 30살까지 모습을 16부작 안에 그려내는 작품인데, 한회에 두 살씩 점프해서 간다. 그런 과정을 하다 보니 웬만한 것은 다해보게 되더라. 그때 20대 찌질한 취준생 역도 해봤다. 그 때 한 찌질하고 수염길고 덥수룩한 모습을 걸 좋아한다. 이번 드라마 하면서 내가 살길은 그런 것이라 느꼈다. 미리 세워야 전략인데, 이건 미리 세우진 않았는데 된 것이기 때문에 ‘생존전략’이라기 보단 ‘생존무기’에 가까운 것 같다.
 
박광현 / FNC ENT
박광현 / FNC ENT
 
Q.13 재밌는 일화
 
A.13 : 사실 내가 애드립을 많이 하는 편 아닌데 중반쯤에 집 들어올 때 추태수가 ‘대박이야’(빅뱅 대성의 ‘대박이야’) 하고 노래 부르는 애드립이 있었다. 그 다음에 작가님이 ‘추태수송 부르며’라는 대본을 많이 썼다.
 
그리고 언젠가 탈북미녀들이 추태수로서 나를 알아보더라. 나보고 “나쁘다. 왜 그랬어요”라고 그랬다. 북한에서 본 나는 백마탄 왕자님인데 ‘언니는 살아있다’ 추태수 역할로 망가졌다는 것. 앞서 말한 드라마 중 하나의 제목이 ‘분홍립스틱’인데 이게 잘 됐다. 그 이후 ’실장님 드라마’들이 잘 된 것인데, 북한에서도 본 것 같다.
 
Q.14 배우로서 20년
 
A.14 : 처음 데뷔했을 때는 무경험의 벽이 있었다. 나는 친구 따라서 원서 냈다가 덜컥 된 케이스다. 배우, 탤런트라는 직업을 가질 만큼 실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한 것. 사실 연예인 되고 싶다는 욕망 같은 것도 없었다.
 
근데 ‘왕초’ 출연한 이후 잘나갔다. 원래는 4회까지만 찍고 sbs계약 문제 때문에 빠지게 됐다. 근데 감독님이 빠지고 난 뒤에 또 부를 테니 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정말 나중에 인민군으로 갑자기 등장했다. 근데 또 그때가 최고 시청률이었다. 그때 이후로 잘나갔다. 햄버거 가게 가니 사람들이 알아보는데 연예인 된 기분이었다.
 
그 다음부터 mbc쪽에서 잘 풀렸다. 시트콤도 하고 별밤 디제이도 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잠잘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23세부터 28세까지는 정신없이 일만 했다.
 
그런데 두 번째 벽인 군대의 벽이 찾아왔다. 근데 그 때가 마침 한류가 생기는 시기였는데 한류라는 열차에 타지 못하면서 제대 후에 긴 터널로 들어갔다. 개인사는 매우 멀쩡하다. 음주운전 한 적도 없고 사건사고도 없었다. 하지만 제대하고 난 뒤에 작품 많이 못해서 힘들었다. 작품 안하냐는 말 들을 때는 속상하기도 했다. 그때를 지나고 결혼도 하게 됐다. 그리고 나이 40이 돼서 추태수를 만났다.
 
Q.15 논란 없이 롱런하는 이유?
 
A.15 : 원래 대다수 연예인은 논란 없이 잘 지낸다. 논란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일으키는 것. 내가 특출 나서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논란이 없이 꾸준히 연기 하는 것은 주님의 은혜다.
 
사실 나는 살인, 절도, 마약, 음주운전, 사기 이런 빼고는 다 하고 살자는 주의다. 복귀 불가능 범죄만 안면 클럽도 가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편하게 알리면서 하니 오히려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Q.16 예능 출연은?
 
A.16 : 검토 중이다. 사실 결혼 전까지는 사생활이 없었다. 골프 치는 거 좋아하니 거의 골프장가 있거나 그냥 잤다. 아니면 사람들하고 술집 가서 술 먹거나. 사적인 취미생활이 골프 밖에 없었다.
 
근데 결혼을 하니 사생활이라는 것이 생기더라. 그래서 회사에서도 관찰형 예능을 생각하고 있다. ‘가두리’ 이런 것 해보고 싶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랑 잘 맞을지 보고 있다.
 
20대 때는 리얼 예능이 없었다. 당시에는 ‘장미의 전쟁’ 이런 것이었다. 리얼 예능일 때 예능 안했다. 주로 TV 나올 때는 실장님이었고. 그러니 시청자들이 아니라 내가 아니라 실장님이 보이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드라마로 못 보여 드렸다. 이번엔 드라마 속에서 조금이나마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예능 만나서 에너제틱하게 해보고 싶다.
 
박광현 / FNC ENT
박광현 / FNC ENT
 
Q.17 실제로도 가족에게 다정한지?
 
A.17 : 다정할 때는 다정하고 꼬라지 부릴 때는 부리고 고집 피울 때는 피운다(웃음).
 
Q.18 내려놓기로 결심한 이유.
 
A.18 : 긴 터널에 있을 때 터널 밖으로 가려면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만하게 있으면 누가 구해주지 않는다. 내가 걸어가야 한다. 삼십대 중반부터 내려놓게 됨. 거의 다 내려놨다. 근데 나는 내려놨는데 아무도 모르더라. 찾는 이가 별로 없었다. 마인드는 내려놨는데 하는 것은 실장님이었다. 그렇다보니 ‘쟤 이미지는 저래’라면서 다른 역 섭외가 오지 않더라.
 
이번엔 기획단계에서 회장님이 “크진 않은데 이미지를 바꿔볼 수 있는 기회다. 혹시 할 생각이 있느냐”고 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박광현이 보여준 모습은 유쾌함과 솔직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낼 때도 그는 유쾌했고, 유쾌할 때도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은 날카로웠다. 그가 하는 말들은 한번 정상에 올라 본 배우에게 들을 것이라 기대하기 힘든 말이었다. 이번 인터뷰가 없었다면 박광현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추태수라는 역할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지 알기 힘들었을 터. 그 사실만으로도 이번 인터뷰는 의미가 있었다.
 
‘백마 탄 실장님 캐릭터’를 넘어 생기 넘치고 다소는 ‘깐족’거리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그. 분명 이번 ‘언니는 살아있다’ 이후 그에겐 그런 역할들이 들어올 것이다. 청춘스타&백마 탄 실장님이었던 과거가 박광현 연기 인생의 1막이었다고 하면 ‘언니는 살아있다’ 이후부터는 2막이 시작될 수도 있다.
 
배우 박광현 그 자신의 소망처럼 자신의 모습과 닮은,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를 앞으로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40대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충분히 젊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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