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김기덕 사건 공대위 측 “폭행을 저지르는 것은 연출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될 수 없다”
  • 표미내 기자
  • 승인 2017.08.08 16: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미내 기자] 전국영화산업노조-여성영화인모임-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 등으로 구성된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피해자 여배우 A 씨의 변호를 맡은 서혜진 변호사를 필두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상임 대표-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박재승 찍는페미 대표-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앞서 여배우 A 씨는 지난 2013년 3월에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김 감독이 “감정이입을 위해 필요하다”며 자신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김 감독이 자신에게 애초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 / 김기덕 필름
김기덕 감독 / 김기덕 필름

 
이날 김기덕 사건 공대위 측은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해부터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국 영화계가 직면한 폭력, 폭언, 강요된 노출 및 베드신 연기, 성상납, 성폭력 등 오랜 기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인권 침해 문제의 또 다른 피해사건 해결을 위해 영화계, 여성계 법조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배우의 감정이입을 위해 실제로 폭행을 저지르는 것은 ‘연출’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될 수 없다. 이는 ‘연출’이 아닌 ‘폭력’이다. 배우는 시나리오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해당 상황을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다”라며 “이번 사건은 감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건이며 끝도 없이 반복돼 온 영화업계의 폭력적인 노동환경 등 뿌리 깊은 인권침해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영화인의 인권을 보장하라, 영화인의 인권침해 위에서 연출된 영화는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이 사건은 4년 전에 발생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피해자 분에게 왜 그 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에 와서야 이야기 하냐고 묻는다. 그러나 이분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당시에도 상담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상담 및 진정을 했다. 이 사건은 감독과 배우라는 전형적인 권력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김 감독은 이 사건 피해자가 상처 받기보다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수치심은 피해자 몫이 아니라 가해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대위는 “이제 우리는 영화계 내에서 연출이나 연기 또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끊어내야 한다. 폭력을 연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자신의 피해를 이야기함으로써 또 다른 여성배우들이 입게 될 피해를 중단하고자 큰 용기를 낸 피해자를 공격하는 이야기들을 생산하고 퍼트리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 측은 “첫 촬영 날 첫 장면이 남편의 핸드폰으로 인해 서로 때리며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4년 전이라 흐릿한 제 기억으로는 제가 직접 촬영을 하면서 상대 배우의 시선컷으로 배우를 때렸거나 아니면 제 따귀를 제가 때리면서 이 정도 해주면 좋겠다고 하면서 실연을 보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서 이것도 약 4년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며 “어떤 경우든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텝이 보는 가운데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폭력 부분 외에는 시나리오 상의 있는 장면을 연출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다.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되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