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사단 일병, 병원서 투신…“선임들에게 지속적인 폭언고 욕설, 폭행에 시달려”

(톱스타뉴스 이찬혁 기자) 군대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육군 일병이 스스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오후 4시 육군 제 22사단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 가혹행위를 당해온 A 일병(21)이 국군수도병원 외진 중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일병은 지난 4월 육군 22사단으로 전입온 이후 지속적으로 선임병 3명의 폭언·욕설·폭행에 시달렸다. 
 
 

 
A 일병은 업무 미숙을 이유로 욕설을 듣고 멱살을 잡히거나,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졌는데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으냐”는 등 폭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불침번 근무 중 희롱과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A일병은 피해 사실을 자신의 휴대용 수첩에 기록했으며 유족들이 유품 확인 과정에서 이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군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는 참다 못한 A일병이 지난 14일 부소대장과 면담을 해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며 부대는 A일병을 ‘배려 병사’로 지정, 일반전초(GOP) 투입에서 배제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면담 후 5일이 지나도록 K일병과 가해 병사들을 분리시키지 않았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또 소속 부대인 22사단이 A일병 사망 당일 인솔 간부 없이 외진을 보내 자살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외진이 예정돼 있던 소속 부대 동료와 함께 국군수도병원에 간 A일병은 오후 3시 30분쯤 치료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중 “도서관에 두고 온 것이 있어 가져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7층으로 올라가 열람실 창문 밖으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A일병의 지갑에서는 “엄마 미안해.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 편히 쉬고 싶어”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2사단은 이미 지난 2014년에 GOP 총기 난사, 지난 1월에는 휴가 복귀한 장병의 자살 사건이 발생한 바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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