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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옥자’, 거장이 들고 온 거물급 슈퍼 돼지의 반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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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유해인 기자)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거장 봉준호가 야심작을 들고 찾아왔다.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서는 봉준호를 비롯한 해외 제작진들이 참석해 영화 제작 비하인드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2013년 ‘설국열차’ 이후 무려 4년 만에 메가폰을 직접 잡고 만든 영화 ‘옥자’는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가 10년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인 돼지 옥자를 이익에 눈먼 어른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이날 봉준호는 “‘옥자’는 내가 그동안 만들었던 영화 중 처음으로 러브 스토리를 다룬 영화다”라며 “소녀와 동물의 애절한 사랑을 보며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과 가장 흉측한 일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신작을 소개했다.
 
그는 “영화의 규모가 컸고 예산도 그만큼 많이 들었던 영화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과감하고 독창적이어서 많은 회사들이 제작 참여를 망설이던 작품이다”고 밝혀 봉준호 특유의 영화 속 기묘한 분위기를 기대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곧이어 그는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 영화의 스케일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나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다. 많은 것들이 넷플릭스 덕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옥자’ 안서현 / 넷플릭스
‘옥자’ 안서현 / 넷플릭스
 
‘옥자’는 다음 달 열리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네 번째로 2006년 ‘괴물’, 2008년 ‘도쿄!’, 2009년 ‘마더’에 이어 ‘옥자’로 다시 한 번 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칸 초청 소감을 묻는 질문에 봉준호는 “두렵다”고 말문을 연 뒤 “감독 입장에서는 새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로 칸이라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만큼 흥분되는 일이 없다”며 “불타는 프라이팬 위에 오른 생선이 된 기분이다”고 자신의 떨리는 심경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 세계 까다로운 관객들이 다 모여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던 그는 “하지만 영화를 아름답게 완성시켜 빨리 대중들에게 오픈시키고 싶기도 하다”는 명장의 면모를 보여 영화를 향한 기대를 더욱 커지게끔 만들었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인 테드 사라도스(Ted Sarandos)는 “봉준호와의 작업은 넷플릭스 사상 가장 역사적인 일이다”라며 “그와 일할 기회 자체가 욕심났고 또 하나의 도전으로 여겨졌다. 꿈꾸는 기분이었다. 그는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봉 감독을 향한 무한 신뢰를 표출했다.
 
플랜 B의 제레미 클라이너(Jeremy Kleiner)는 “어떤 계기로 이 영화를 맡게 됐나”는 질문에 “오랫동안 봉준호를 스토커 수준으로 좋아해왔다”고 답해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내 “스토커라는 단어가 적절할지 모르겠다”며 스스로 웃음을 터트려 현장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그는 “어린이의 순수함과 성인의 이야기가 섞여있는 게 신선했다. 글로벌적인 영화이기에 리스크도 많고 안전망이 없어서 오히려 더욱 도전으로 느껴졌고 지원을 많이 하고자 했다”고 진중하게 답변하며 자신의 순서를 마무리지었다.
 
 
‘옥자’ 촬영 현장 / 넷플릭스
‘옥자’ 촬영 현장 / 넷플릭스
 
서우석 프로듀서는 “미국의 시스템과 한국 시스템 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제작진들 모두가 이 영화에 참여하는 자세가 매우 열정적이었으며 퀄리티를 높이겠다는 목적을 똑같이 가지고 있었기에 격차를 조율하기 쉬웠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현장 분위기를 전해왔다.
 
‘옥자’의 개봉 계획과 작품 공개 방식 계획을 묻는 질문에 테드 사라도스는 “6월 29일 전 세계 동시 개봉 예정이다”라는 답에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극장 상영 기한 제한을 벗어나 무제한 상영을 하고자 한다”는 답변을 내놓아 영화 팬들을 기대에 부풀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상영 일정 발표에 “극장 입장에서는 손해가 큰 개봉 방식아니냐”는 질문이 연달아 이어지자 봉준호 감독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넷플릭스가 어떤 방식으로 스트리밍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며 “넷플릭스는 나에게 최종 편집권 등을 포함한 창작의 자유를 100% 보장해 주겠다는 업체였기에 함께 일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극장과 영화 제작판은 공존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형태는 블루레이·VOD 등 이미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는데 넷플릭스 스트리밍도 이러한 편안하고 좋은 방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옥자’의 스트리밍도 아름답게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대중의 걱정을 완화시키고자 했다.
 
다시 칸 영화제로 화두가 돌려지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았는데 그분은 과연 ‘옥자’를 어떻게 평가할 것 같냐”는 질문이 던져졌고 봉준호는 질문을 듣자마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찬욱을 떠올리는 듯했다.
  
그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박 감독은 공명정대한 분이며 취향도 확고한 분이기에 본인 소신대로 평가해줄 것이다”고 박찬욱의 단단한 심지를 칭찬했으며 “그리고 칸의 심사위원님들은 박 감독이 선동한다고 해서 휩쓸릴 분들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회와 달리 섬세하고 예민하며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고 칸의 위상을 드높였다.
 
 
‘옥자’ 스토리보드 / 넷플릭스
‘옥자’ 스토리보드 / 넷플릭스
 
‘옥자’는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 브래드 피트가 공동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레미 클라이너는 “브래드 피트가 대본도 봤고 세트장에도 방문할 정도로 영화를 매우 좋아했다”며 “이 영화는 다른 작품을 카피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독창성을 지닌 영화다. 이런 영화를 유니콘 영화라고 하는데 브래드 피트가 유니콘 영화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자 봉준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에도 이제 반려동물을 두신 분들이 천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분들이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다 보러 오시면 좋겠다”고 답해 은근한(?) 천만 스코어 달성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이 영화에 출연하는 틸다 스윈튼 역시 집에 동물을 많이 키우는 만큼 동물에 관심이 많고 또 우리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하며 틸다 스윈튼과 재작업한 이유를 설명했다. 틸다 스윈튼은 영화의 크레딧 부분에 공동 프로듀서(C0-producer)로 등장하기도 한다고.
 
한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오는 6월 29일 전 세계 동시 개봉과 함께 넷플릭스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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