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덕혜옹주’, 알지 못했기에 더 많은 울림이 있었고, 숨겨진 이야기였기에 더 진하게 다가왔다.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덕혜옹주’.
27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덕혜옹주’ 언론/배급 시사회에는 허진호 감독, 손예진, 박해일, 정상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덕혜옹주’는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한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재탄생됐으며, 최고의 연기파 배우 손예진 박해일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라미란, 정상훈, 안내상, 백윤식 등 화려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날 ‘덕혜옹주’ 언론, 배급 시사회에서 손예진은 “어떤 장면이 가장 진심으로 ‘덕혜옹주’였던 것 같나”라는 물음에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소설 속 장면들도 있었지만 여러가지 우리 영화 만을 위한 장면들이 있었다. ‘덕혜옹주’가 살아왔던 가장 큰 부분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해변가에서 망명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장한이 결국엔 함께 가지 못했을 때, 그 바닷가 장면을 굉장히 고생하며 찍었다, 그 장면에서 제가 끌려가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때 찍으면서도 굉장히 많이 힘들었었다. 또 공항 장면도 감정을 주면 안되는 거였는데, 저는 그 장면이 가장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거 같다”고 답했다.
‘덕혜옹주’ 손예진 / 톱스타뉴스 김민정기자
덕혜옹주가 실존 인물이였기에 그 인물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다. 이에 손예진은 “책임져야 할 지점들이 많았던 건 사실이고 사실 영화를 보면 덕혜옹주를 둘러싸고 있는, 덕혜옹주를 끝까지 지키고 고국으로 보내기 위한 이들의 영화이기도 했던 거 같다. 어쨌든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덕혜옹주의 자료들, 사진들을 많이 참고했다. 단편적인 일화에 나와있던 덕혜옹주의 모습들을 보며 실제 덕혜옹주는 어땠을까를 많이 상상했고, 다큐나 많지 않은 자료들로 어떤 감정으로 덕혜옹주가 견뎠을까, 어떤 마음이였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또 손예진은 극 후반부에 나오는 노인 연기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분장을 굉장히 여러번 해봤고 자칫하면 보기 이상하고 억지스럽게 보일 수 있어서 그러지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가려고 했다. 흐리멍텅한 눈은 어떻게 했는지 저도 모르겠다.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거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덕혜옹주’는 세상에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인물이다. 허진호 감독은 왜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자 했을까. 또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 걸까.
‘덕혜옹주’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김민정기자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한 건 굉장히 오래 전이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덕혜는 어렸을 때 이 시대의 아이돌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했다. 그런 인물이 정신이 이상해지고 비참한 상황에서 귀국하는 장면이 굉장히 머릿속에 남았던 거 같다.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 고민하던 상황에서 소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허진호 감독은 “이 시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였지만 그 삶이 주는 비극성이였다. 또 그를 기다렸던 궁녀들의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와닿았었다. 5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조선이란 나라의 왕족이 너무 쉽게 없어졌다고도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계속 고민하며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 작품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상훈은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애드리브로 강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정상훈은 “현장에서 감독님, 해일 씨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본에 있는 대사보단 현장 애드리브가 많았다. 칵테일 이름도 현장에서 지었고, 뒷 대사도 리허설하며 만든 대사다. 기본 대사도 훌륭하지만 맛깔스럽게 살리는 법이 없을까, 상황에 맞는 느낌과 웃음이 있지 않을까 싶어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덕혜옹주’ 박해일 / 톱스타뉴스 김민정기자
이어 정상훈은 오랜만에 ‘덕혜옹주’로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것에 대해 “10여 년 만에 복귀를 하게 됐다.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우연히 오셔서 제 연기를 보시고는 대본을 주셨다. 원래는 상의를 해야 하는데 연락을 받자마자 ‘감사합니다’ 하고 말했었다. 대본을 읽고 너무 좋았고 참여하시는 배우 분들이 너무 휼륭하신 분들이 많아서 나에게 큰 행운이 왔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허진호 감독이 생각하는 수많은 영화들과 다른 ‘덕혜옹주’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허진호 감독은 “영화 촬영을 굉장히 힘들게 했는데 좋은 배우분들과 힘든 상황에서도 재밌게, 사이좋게 촬영을 했던 영화다. 그만큼 여러분들께 많은 울림이 갔으면 좋겠고 개봉이 얼마 안 남았는데 영화들이 너무 많아 조금 걱정도 되지만 ‘덕혜옹주’만의 다른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좀더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손예진은 “나라를 빼앗긴 비극의 시대를 살았던 덕혜옹주라는 한 여인이 나라의 운명처럼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갔다는 걸 한 번쯤 기억하고 같이 아파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라고 말했고, 박해일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예상되어지는 감정 톤이 있었는데 찍고 결과물을 봤을 때 역시 영화는 감독 예술이구나 했다. 허준호 감독님만의 묘한 감정을 다루는 마술사적인, 예상하지 못한 톤들을 보다보니 느껴지는게 있더라. 그런 부분들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덕혜옹주’ 정상훈 / 톱스타뉴스 김민정기자
마지막으로 정상훈은 “역사에 대해, 덕혜옹주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러지 못한 분들도 있을텐데 이 영화를 통해 우리의 잊혀진 과거도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많은 걸 느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덕혜옹주’에는 확실히 진하고 강한 울림이 존재했다. 그동안 조금은 무관심했던, 또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가 보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은 ‘덕혜옹주’의 불운했던 삶, 그리고 그 속에서도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그녀의 모습.
지금껏 알지 못했던 그녀의 애달프고도 가슴 저린 이야기가 올 여름 관객들에게 뜨겁고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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