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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가 보고싶어 선택했지만 미안함은 계속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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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엽기적인 그녀2’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이름만으도로 신뢰를 주는 배우 차태현.
 
차태현은 처음 보는 취재진을 마치 오랜시간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겼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분위기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화창한 봄날 같았다.
 
세상에 이렇게 유쾌하고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호탕함을 보여주던 차태현은 점차 주변을 웃음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10일 오후. 톱스타뉴스는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2’로 다시 돌아온 ‘견우’ 차태현을 만났다.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15년만에 견우와의 재회. 소감이 어떤가
 
차태현 : 오랜만에 만나서 좋다. 초반에 다른 그녀와 있는 견우가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굉장히 보고 싶었다.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엄청나게 많은 고민과 생각에 힘들었는데 영화 출연을 결정하고 찍을 때는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아무런 고민없이 오랜만에 편하고 재미있게 찍었다. 촬영을 끝내고 나서는 또 고민을 했지만 찍을 때만큼은 즐거웠다.
 
Q.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나
 
차태현 : 흥행이 안 되면 옳은 선택이 아닌건가, 그런건 아니다. 흥행을 한다고 옳은 선택도 아니다. 후회하는 건 없지만 영화의 흥행을 떠나서 어찌됐건 미안함은 있는 것 같다. 지현이에게나 팬분들에게나. 미안함을 가지게 되는 영화는 이제 안 하려고 한다. 이번에 또 배웠다. (웃음)
 
Q. ‘엽기적인 그녀’이후 견우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나
 
차태현 : 엄청 많은 제의가 왔었다. 시나리오는 없었지만 끝나고 속편 얘기를 참 많이 했다. 그때마다 지현 씨에게 물어보시라고 했다. 견우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지현 씨가 해결돼야 내가 하든 말든 한다는 생각은 확고히 있었다.
 
어릴 때는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하는 게 있었는데 많은 작품들을 하다보니 시야에 걸리는 것들이 많아지더라. 어릴 때처럼 뭔가 하나에 꽂혀서 할 수 있는 상황은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 이번에도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안 해야 하는 큰 이유가 있어서 작은 것들이 못 이기더라. 지현이가 안 한다는게 너무 커서 고민을 많이 했다.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엽기적인 그녀2’를 찍게된 계기가 무엇인지
 
차태현 : 견우가 보고싶어 하긴 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다. 하나의 이유는 아니었다. 마지막에 든 생각은 견우를 되게 보고싶었다는 거. 어찌됐던 그 이유 하나도 모든게 정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미안함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
 
고민할 때 시나리오는 이미 나와있었다. 지금 버전 전에 다른 버전이 있었는데 거기서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너무 평범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거였다. 평범한 취업 얘기와 결혼 얘기가 굉장히 좋았는데 그녀가 바뀌면서 설정이 많이 바꼈다. 예전에는 ‘엽기적인 그녀’ 속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눌 때 미래 얘기가 많았는데 15년이 지난 후에 너무 평범한 얘기가 나오니까 오히려 그게 더 새롭고 신선했다. 결혼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공감이 됐다. 
 
Q. 속편이 원작보다 흥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부담감도 있었을 거 같은데
 
차태현 : 그런 부담감은 없었다. 전작이 너무 잘 돼서 드는 부담감 보단 딱 하나, 지현이가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Q. 결정하게 된 이후 전지현과 연락을 한 적 있나
 
차태현 :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는 것 같다. 그 아이의 선택인데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암살’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같은 세트장이라 인사를 한 적 있다. ‘엽기적인 그녀2’를 찍는 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거다. 빅토리아가 가서 인사도 했다고 하더라.
 
조근식 감독님과 만나진 못했지만 ‘품행 제로’를 너무 재밌게 봤다. 조근식 감독님이 만드는 ‘엽기적인 그녀’가 궁금하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이 조근식 감독이 잘되길 너무 바라기도 했다. 너무 사람이 좋으니까 진심으로 그러더라. 그런게 좋다. 내가 이 영화를 해서 얻는게 뭐가 있겠냐. 감독님도 10년 만에 찍고, 대표님도 15년 만에 나오니까 잘됐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내가 ‘엽기적인 그녀’를 같이 한 사람으로서, 그 분들이 성공까지는 아니여도 다음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했다. 영화를 하면서의 목표는 관객수보단 그 사람들이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을 정도만 됐으면 하는 거다.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캐릭터를 연기하기 편했을 거 같다
 
차태현 : 캐릭터적으로는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다 한 것 같다. 간 순간부터 너무 편했다. 기본적으로 시리즈물을 너무 좋아한다. 보는 걸 좋아한다기 보단 그런걸 어린 시절부터 너무 하고 싶었다. ‘프로듀사’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처음부터 속편을 기획하고 만든 건데 그런 작업을 좋아한다. ‘신과 함께’도 두 편을 한꺼번에 찍고 시리즈로 한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Q. 전지현의 비구니 설정이 ‘엽기적인 그녀’의 여운을 깬다는 의견도 많은데
 
차태현 : ‘이래도 되나’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감독님과 대표님이 그녀의 캐릭터를 정말 죽이기 싫었다고 말씀하셨다.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 같다. 아예 안나오는 것과 나오는게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그녀를 언급조차 안하는 게 싫었던 것 같다. 욕을 먹을 걸 알면서도. 인생 영화로 꼽으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Q. 다른 ‘그녀’ 빅토리아를 만났을 때는 어땠나
 
차태현 : 처음부터 중국 사람 설정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오히려 생각보다 한국말을 너무 잘 한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이 연습을 많이 해서 잘 하고 싶었나 보더라. 워낙 자기가 하려는 의지가 컸던 것 같다. ‘엽기적인 그녀2’는 그녀의 이야기보단 견우의 시점과 견우의 이야기가 많다. 전지현이 나왔던 영화에 다른 그녀로 나온다는 것에 부담이 컸을 텐데 시나리오 상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이야기의 중심이 됐으면 너무 큰 부담이 있었을 거다. 찍을 때는 전혀 힘든 건 없었다.
 
영화 속 회사 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성우 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당시 성우 형의 인기가 이정도는 아니였는데 빛을 발해서 저로서는 참 다행이다. 뭘 보고 좋았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너무 웃겼다.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과거 견우와 지금의 견우를 비교하자면
 
차태현 : 그대로 견우처럼 큰 것 같다. 견우가 나이 들어 결혼하면 딱 저렇겠구나 하는. 그것도 되게 좋았다.
 
Q. 빅토리아가 ‘엽기적인 그녀’ 1편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나
 
차태현 :
‘엽기적인 그녀’에 견우는 그대로 나오는데 그녀를 한국 배우로 한다고 했으면 누가 했겠냐. 빅토리아가 부담감 보단 너무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해서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빅토리아가 이 영화를 통해 엄청난 스타가 되길 원했다. 실제로도 중국애서 엄청나더라. 괜한 생각을 했다. 나만 잘하면 되는 거였다. (웃음) 찍을 때보다 엄청난 스타가 됐다. 제가 오히려 스타를 보는 것 같았다.
 
Q. 중국 진출에 대한 생각이 있는 건가
 
차태현 : 엄청 많은 제의가 왔었다. 못한 걸 수도 있는데 한국 일이 바빴고 할 수가 없었다. ‘엽기적인 그녀’를 중국 때문에 했다는게 다는 아니지만 중국 영화를 찍는 것보단 이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거고. 이 작품으로 중국을 진출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중국 예능에 출연했었는데 잘 맞더라. 언제든지 불러주시면 오겠다고 했었다. 한국 예능보다 훨씬 시간도 안 뺏기지 아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데뷔 이후 유지해 온 캐릭터. 유지가 쉽진 않았을 거 같은데
 
차태현 : 고민을 많이 한다. 예전에는 많은 분들이 굳은 이미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주셨었는데 16년을 이렇게 했으면 그만 걱정하셔도 될 것 같다. 일부러 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다행히 식상함까진 안 갔나 보다. 작품을 고를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고른다. 나의 장점은 자연스러움 일 수 있지만 단점은 식상할 수 있다는 거라는 것을 생각하며 일부러 다음 영화를 선택했다. 변화을 조금씩 줘서 그런지 너무 식상해하시진 않는 것 같다.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웃음)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송혜교가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꼽았었다
 
차태현 : ‘챔프’, ‘파랑주의보’ 다 미안한 작품들인데 ‘파랑주의보’는 다음 작품들에서 잘돼서 청산했고 ‘챔프’도 ‘7번방의 선물’로 성공 했기에 미안함은 이제 없다. 단시 혜교에게는 미안함이 남아있다. 혜교의 첫 영화였는데 결과가 너무 안 좋았어서 미안함이 남아있고 나머지는 괜찮다. (웃음)
 
Q. 주말 예능에 5년동안 출연했다. 예능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없나
 
차태현 : 요새 제일 고민하는 거다. 배우 모임에 가면 ‘나는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에 든 생각인데 그런 생각을 안 해보려고 한다. ‘그런 생각이 중요한가’ 라는 생각이 오히려 들었다. 배우라는 것에 얽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하면 다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게 현명한 생각같다.
 
Q. ‘1박 2일’의 새멤버는 어떤가
 
차태현 : 아주 괜찮은 놈이다. 정말 독특하다. 내가 추천했다는 말이 있는데 처음 보는 아이다. 군대를 다녀와서 어떻게 복귀를 예능으로 하는지 그 설정 자체가 너무 웃기다. 그 아이에게는 잘 맞는 것 같다. 호진이가 왜이렇게 안 뽑고 기다렸나 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처음부터 배우를 찾았던 것 같다.
 
Q. 스릴러나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진 않은가
 
차태현 : 많이 생각한다. 당연히 언젠가는 꼭 해야할 거라고도 생각하고. 들어왔던 스릴러 중에는 누가 봐도 내가 범인으로 보이는 시나리오가 많았다. 너무 뻔한 그림들이였다. 악역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한다. 언젠가는 해보고는 싶다. 재밌을 거 같다. 얼굴이 점점 변하는 게 보이는 것 같아 그런게 더 보일 때 쯤에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신과 함께’에서의 캐릭터도 되게 진지해서 생소하기도 하다.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Q. ‘신과 함께’ 출연 계기는 어떻게 되나
 
차태현 :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워낙 대작이기도 해서 해보고 싶었다. 유명한 작가와 일을 처음해보니 유명한 사람은 왜 유명한지 알겠더라. 대본을 보는데 빨리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Q. 많은 배우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배우로 꼽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차태현 : 그런 기사들이 나온다는 게 고맙다. 딱히 한 건 없다. 앉혀 놓고 진지하게 얘기를 하진 않는다. 배우 방이 있는데 ‘광수야 중국에서 열심히 해야 해. 너 인천공항에서는 반기는 사람 없잖아’ 이런 얘기를 한다. 기사 뜨면 캡처해서 올리기도 한다. (웃음)
 
여성분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웃음) 첫사랑과 결혼하는게 사람마다 상황이 있어 그런건데, 저도 30분 이상 아이를 보다 보면 싫다. 다른 일을 하진 않는다. 집안 일, 설겆이 이런 건 안 하고 오로지 애만 본다. 지갑 속 사진도 매번 보진 않는다. (웃음)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차태현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예능, 드라마, 영화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은 그이지만, 차태현의 머릿속은 자신에 대한 고민들로 가득차 있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고민,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 배우와 예능인 사이에서의 고민. 그러나 차태현은 이내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해보려고 한다. 배우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그가 인정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함께 일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잘 아는 배우, 나보단 상대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배우. 처음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차태현, 그는 정말 좋은 배우이자 멋진 사람이다.
 
“차태현,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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