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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계춘할망’ 윤여정, “오랫동안 연기를 해보니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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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신미래 기자) “세월이 무색한 배우 윤여정의 과감하고 솔직한 이야기”
 
세월이 흘러도 시들지  않는 고혹적인 장미같은 매력을지닌 배우. 바로 윤여정이 아닐까.
 
9일 오후 서울시 중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톱스타뉴스 취재진과 영화 ‘계춘할망’에서 계춘 역을 맡은 윤여정 인터뷰가 진행됐다.
 
윤여정은  영화 ‘돈의 맛’, ‘죽여주는 여자’,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여배우들’, 드라마 ‘참 좋은 시절’,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통해 그 나이 때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채로운 매력을 과시했다.
 
Q. 엄마 역은 해도 할머니 역은 드라마 ‘내 마음의 들리니’ 이외에 없지 않나. 
 
윤여정 : (요즘 시대) 할머니라는 단어는 멀게 느껴진다. 핵가족이니까 더 막연할 거다. 증조 할머니에게 한번도 감사 표현 못하고 가게 한 것이 60세 넘어서 정말 애통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어렸을 때 문득 할머니에 대한 기억도 나고,  할머니가 연기라는게 흉내를 넘어서 내게 소화가 돼서 되새김 하듯 나왔다. 연기는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계획 세우지 않았다.  증조 할머니가 (캐릭터에) 녹아서 나왔다면 할머니한테 바치는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닐까.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Q. 최근 하신 작품에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았나.
 
윤여정 : 뱀장어에게 사타구니도 물렸다. 뱀장어를 앞지마 속으로 넣는게 있었는데 물렸다. 뱀장어를 처음 만져본다. 스태프는 장갑을 꼈는데도 못만지더라. 그래서 직접 내가 잡아 촬영 장소까지 배달했다. (촬영 이후) 손톱사이에 뱀장어 표피가 손톱 사이에 있더라. 생애 첫 경험에 물리기까지 했다. 
 
Q. 이번 영화에서는 체력이외에 힘든 점은 없었나. 
 
윤여정 : 스태프들이 젊더라. 감독도 젊었다. 이전까지 제가 작업했던 감독도, 스태프도 노련했다. 장 감독이 아들보다 어리니 스태프는 어릴 수밖에 없다. 진행이 잘 안도니 아역배우 연기도 내가 가르쳤다.  
 
Q. 이전 인터뷰에서 잘 늙은 할머니 역을 하고 싶다고 했다. ‘계춘할망’ 속 계춘 역이 그런 할머니인가. 
 
윤여정 : 연속극에서 나오는 엄마 역은 우리 엄마도 질색하더라. 요즘 시대에 안맞게 그리기 때문에.  도시에서 세련되게 늙은 할머니나 시골에서 사는 할머니나 똑같지 않나. 
 
Q. 이번 역은 정통적인 할머니를 그린 것 같은데. 
 
윤여정 : 증조할머니 생각했다. ‘증조할머니가 나를 얼마나 에뻤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가 되면 생명 자체를 기쁘게 생각한다.  
 
Q. 촬영하면서 울컥했던 장면은 없었나. 
 
윤여정 : 울컥한 장면은 많았다. 엔딩 부분이었고, 손녀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라 울컥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Q. 김고은과의 호흡은 어땠나?
 
윤여정: 나한테 다가올 때 쭈볏한게 좋았다. 처음에 쭈볏하며 다가오는게 도움이 됐다.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한다. (김고은도 감정이)서서히 워밍업돼서 같이 느꼈던 것 같다. 
 
Q. 물 속 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윤여정: 해녀복을 입고 벗는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목이 점점 조여온다. 해녀는 잠깐 물질하는 동안 입지만 촬영 때는 장면이 완성돼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 어느날 의상팀이 해녀복을 벗기다가 귓바퀴가 찢어졌다.
 
Q. 세월이 흘러도 여성성이 느껴진다.
 
윤여정 : 이런 말을 노희경 작가한테 들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서 장난희 역을 왜 고두심한테 주냐고 물었는데 아직까지 엄마 냄새가 안나고 분내가 난다고 하더라. 
 
Q. ‘돈의 맛’, ‘죽여주는 여자’,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여배우들’ 등   작품마다 원래 이미지를 뛰어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윤여정 : 의도적으로 한 것은 없다. 젊었을 때는 애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역을 안 가리고 했다. 60세 넘어서는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 작가와.
 
‘돈의 맛’같은 경우, 작은 아들이 너무 화내기도 했다.  그러나 역할일 뿐이다. 이미지 관리할 나이도 아니고, 화장품 광고할 나이도 아니고, 별 두려움이 없다.
 
Q. 좋은 엄마 역, 다시 해보고 싶은 역이 있나. 
  
윤여정 : 나도 엄마인데 이 세상에 좋은 엄마는 없다. 자식들한테 좋은 엄마는 없지 않나. ‘디어 마이 프렌즈’서 ‘부모 자식간에 진정한 화해는 없어. 너가 죽을때 완이가 너때문에 많이 울껄, 피 눈물 토할거야”라는 대사가 있다.
 
또 “엄마들의 착각과 달리 대부분의 자식들은 엄마들을 싫어해”라는 대사가 있다. 엄마들의 착각이다.
 
자식들을 불러서 같이 여행을 했는데 어느날 임상수 감독이 ‘같이 여행을 하지말고 돈으로 줘라’고 말하더라.  그 말에 큰 울림이 있었다. 이후 끊었다.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계춘할망’ 윤여정 / 콘텐츠 난다긴다
 
Q. 올해 70대, 다른 점이 있나.
 
윤여정 : ‘꽃보다 누나’에서  말했지만 나도 70대가 처음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는 하지만 다 처음이다. 인생이 재밌기도 하고, 재미없기도 하지 않나.
 
Q.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연기자로서는 도움이 되는 일인가. 
 
윤여정 : 도움이 될 수 있고 안될 수 있다. 젊으면 주인공도 하고, 예쁜 것도 차지하지 않나. 지금은 누릴게 아무 것도 없다.
 
100세 시대라고 하니까 무섭기도 하다. 오래 살면 지루할 것 같다. 그러나 ‘디어 마이 프렌즈’ 하면서 오래 살아서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오래 안 살았으면 그런 작가를 만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Q. 40여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연기에 대해서 어렵다고 느끼나.

 
윤여정 : 연기가 오래해서 잘하는거면 좋겠다. 연기를 해보니까 정답이 없다. 잘했다고 칭찬받는건 누구와 교감거나 공감을 받는 거 아닌가. 수치도 정확하지 않고, 정답 없는 길을 간다.
 
오래해서 나쁜 점도 많다. 신인이 잘할 때가 제일 무섭다. 똑같은 목소리, 얼굴로 오랫동안 접하지 않았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교감이 될지 안될지도 정학하게 모르겠다.
 
Q. 연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못 내려놓는게 있나.
 
윤여정 : 글쎄. 현재는 대사를 못외워서 현장에 나가는 것. 대사를 못 외우면 안나갈 것 같다. 강박일수도 있고, 책임감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70세 여배우들이 자신을 표현하기에는턱없이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윤여정은 그 틀을 벗어나 작품속에서 자신만의 여성성을 보여주고 있다.
 
꽃이 피어나기까지 숱한 고난을 겪고 마침내 활짝 핀 화려한 장미꽃과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윤여정. 감히 고혹적이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편 영화 ‘계춘할망’은 12년 만에 잃어버린 손녀를 기적적으로 찾은 해녀 계춘과 손녀 혜지와의 찾은 애틋한 가족이야기를 그렸으며, 오는 19일 대 개봉.
 
“젊어야 예쁜가요? 세월이 흘러도 예쁘다는 말이 어울리는 배우 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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