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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답하라 1988’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드라마 속에서 망가지는 것, 투잡 뛴다고 생각했다”… ‘기특한 소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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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천지현 기자) “혜리는 어떻게 성덕선이 되었나”
 
‘응답하라 1988’로 ‘성덕선 신드롬’을 낳은 걸스데이(Girl"s Day) 멤버이자 새내기 배우, 혜리가 27일 호텔아띠성수에서 톱스타뉴스와 만났다.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준 애교의 파워가 시들해질 때 쯤, ‘응답하라 1988’ 성덕선으로 단순한 아이돌 멤버나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단단히 각인시킨 혜리.
 
덕선을 통해 자신이 운 좋은 한 방을 가진 반짝 스타가 아닌, 찬란하게 빛나는 원석임을 증명한 혜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Q.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누군가의 딸, 덕선을 연기했다.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혜리 :
애틋한 감정보다는 보고 싶다,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부모님과 따로 살기는 하지만, 숙소와 차로 10분 거리라 애틋한 감정은 많이 없다. 그런데 드라마를 하며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게 됐다. 그래서 설 연휴에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순전히 저 좋자고 가는 여행이다.(웃음)
 
Q. 걸스데이(Girl’s Day) 멤버들에 많은 응원을 받았다.
 
혜리 :
멤버들과 워낙 가깝고 다들 연기를 해봤기 때문에, 제 연기를 지적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으로 재밌게 봐줘서 정말 감사했고, 기뻤다. 멤버들도 모두 바빠서 챙겨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챙겨봐 줘서 정말 고마웠다.
 
Q. 멤버들이 질투하지는 않았나.
 
혜리 :
저는 없는데 언니들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만약 그런 감정이 있었다면 다 티가 났을 거다. 걸스데이(Girl’s Day) 멤버들은 이제는 멤버라기보다는 쌍문동의 이웃사촌처럼 또 다른 가족인 것 같다. 이제는 표정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늘 곁에 있는 너무나 감사한 언니들이기 때문에, 언니들을 만난 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질투 같은 감정을 느낄 새가 없는 것 같다.
 
Q. 민아 씨가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상반된 성적이 나왔다.
 
혜리 :
저도 민아 언니의 드라마를 챙겨봤다. 언니는 정말 열심히 했다. 성적이 다가 아닌 것 같다. 시청률이 높지 않은 작품이라도 함께하며 배우는 것, 느끼는 것이 있다. 언니 역시 배운 게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지 않느냐.(웃음)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혜리 :
막연하게 ‘나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무도 모르시겠지만, 19살 때 ‘맛있는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했었다.(웃음) 저는 현장에 가고 나서 ‘정말 연기를 해보고 싶다‘ 많이 느꼈다.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표현하고, 받아들여주시는구나. 이런 얘기들을 하고 싶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응답하라 1988‘을 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내가 특정한 장르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 이번 작품 이후 연기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느꼈다. 선배님들이 말하시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많은 분들에게 추억이 되고,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Q. ‘응답하라 1988’에 앞서 참여한 작품들에 대한 애착도 큰 것 같다. 성적이 안 좋아서 좌절한 순간은 없었나.
 
혜리 :
시청률이 일종의 기폭제가 되는 건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감사하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성적뿐만이 아니라 애착이 가는 캐릭터고,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면 거기서 배우는 점이 있고 느끼는 것이 분명히 있다. 사실 저는 ‘응답하라 1988’이 망했었어도 배운 게 많은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가.
 
혜리 :
혼자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작품에 도전하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화합하면서 도움을 주고받는 게 중요한 일이라 느꼈다. 감독님, 작가님, 배우분들, 스태프 분들과 시너지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함께하는 일의 중요성을 배웠다. 또한 성과와 시간은 비례한다는 것을 느꼈다. 제가 조금만 더 투자하면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지더라.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Q. 차기작이 많이 들어온다고 들었다. 당분간 계속 쉬지 않고 활동할 생각인지.
 
혜리 :
그렇다고 하더라.(웃음) 아직은 이 드라마에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더 휴식을 취하고 여유가 생길 때 즈음에 차기작 생각을 할 것 같다. 아까 말씀드렸듯 시간과 성과가 비례한다고 느껴서, 정확한 날짜를 정해놓고 일을 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Q. ‘응답하라 1988’ 이후 영화 출연 제의도 받은 것으로 안다. 스크린 데뷔 계획이 있는가.
 
혜리 :
드라마에 도전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드라마를 할 때, ‘내가?’라고 생각했다. 영화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러나 정확히는 모르겠다. 좋은 작품과 욕심나는 캐릭터를 만나면, 영화에도 도전하지 않을까.
 
Q. 덕선이 캐릭터를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혜리 :
사실 이런 경험이 없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음 작품에서 덕선이의 일부를 가져와도 될지, 완벽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할 것인지는 시나리오를 읽어본 후 결정 문제라고 생각한다.
 
Q. 혜리 하면 단발머리 이미지가 강한데, ‘링마벨’ 활동에서 긴 머리를 했다. 활동 당시 단발머리가 낫다는 여론에도 긴머리를 고수했는데, 덕선을 연기하며 다시 단발을 했다. 이유가 무엇인지.
 
혜리 :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제가 ‘링마벨’ 활동 때도 덕선이 머리였다. ‘링마벨’의 긴머리는 가발이다. 드라마에서 짧은 똑단발 머리를 제일 먼저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바람이 있었고, 저 역시도 그 머리로는 활동을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해서 가발을 쓰게 됐다. 그 당시에는 제가 ‘응답하라 1988’을 한다고 속 시원하게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긴  머리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는 말밖에 못했다.
 
사실 저도 애착이 가는 걸스데이 활동에 약간 덜 예쁜 모습으로 나온다는 게 속상하긴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저도 가발이 너무 싫다.(웃음) 94년에서 덕선이의 긴 머리를 보여드려야 할 때도 ‘소름끼치게 싫다’고 말했다. 그래도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쓰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꼭 단발머리를 고수하겠다는 생각은 없고, 지금은 길러볼까 고민 중이다.
 
Q. 데뷔 초에도 긴 머리지 않았나. 아무래도 시간이 흘렀으니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는데, 과거 영상을 보면 어떤 기분인가.
 
혜리 :
사실 정말 싫다.(웃음) 흑역사다. ‘내가 정말 저랬어? 정말 얼굴 많이 바뀌었다’ 싶을 정도로 제가 봐도 못난 모습이 많다. 뭔가 굉장히 많이 변한 것처럼 생겨졌더라. 그래서 얼굴에 손대지 않았냐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좋다. 예뻐졌다는 뜻이지 않나.
 
Q. 걸스데이(Girl’s Day)는 긴 암흑기가 있었던 그룹이었다.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섰는데.
 
혜리 :
첫 번째 앨범도, 두 번째 앨범도, 세 번째 앨범도, 네 번째 앨범도 잘되지 않은 그룹으로서,(웃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시간들에 무너지거나,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멤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언젠간 우린 될 거다’라는 확신이 있었다. 자신감인지, 바보 같은 건지 아직도 분간은 안 간다.(웃음)
 
Q. 만약 걸스데이(Girl’s Day)가 지금까지 안됐다면 어떨 것 같나.
 
혜리 :
물론 힘들었을 거다. 그랬다면 때려 쳤을 거다.(웃음) 장난이고, 그렇게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지만 6, 7년차가 됐을 때까지 안됐다면 이 길이 아닌가 싶었을 것이다. 3년차에 잘된 게 정말 다행이다. 잘된지 이제 딱 반 됐다.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걸스데이(Girl’s Day) 혜리 / 톱스타뉴스 김혜진 기자
 
Q. ‘응답하라 1988’ 이후 ‘100억 소녀’가 됐다.
 
혜리 :
그런 말은 좋은 것 같다. 광고가 계속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많이 찾아주시고, 불러주시고, 보고 싶어 하신다는 것 아닌가. 경제적인 수치는 ‘내가 이만큼 벌었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이만큼 열심히 했다는 성과 같은 기분이 든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돈이기도 하고. 100억은 CF개수로 하는 추측 같은 액수인데, 그래도 ‘나 이만큼 열심히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Q.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감수해야 되는 것들 역시 존재한다. 연예인으로서의 생활에 대한 고민은 없는가.
 
혜리 :
사실 그런 걸 평상시에 가장 많이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뭐가 맞다, 틀리다 정의할 수 없는 문제지만, 사소한 고민거리가 굉장히 많다. 사생활이 거의 없고, 사생활을 하더라도 대중들이 원하는 저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걸 어느 정도로 행해야 하는가는 제가 계속해서 해야 할 고민거리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사적인 생활 역시 ‘걸스데이 혜리’, ‘덕선이’로 살 생각은 없다. 그 중간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Q. 성덕선을 연기하며 많이 망가져야 했다. 걸그룹 멤버로서 두렵지는 않았나.
 
혜리 :
다른 직업이라 생각했다. 나는 투잡 뛴다고.(웃음) 연기를 계속하려면 깨트려야 할 벽이라고 생각했다. 메이크업을 지우고, 망가지는 연기를 하는 것이 작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속눈썹도 안 붙이고, 아이라인도 안 그리고 방송을 하다니.(웃음) 그렇지만 내려놔야 덕선이가 더 잘 나올 거란 생각을 했다. 18살의 덕선이는 맨얼굴이 제일 예쁜 나이인데, 화장을 하면 이상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됐다.
 
Q. 색조화장을 못하니 피부 관리에 더 신경을 썼을 것 같은데.
 
혜리 :
그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였다. 잠을 계속 못자고, 메이크업을 계속 하고 있으니 트러블이 일어나서 고생했다. 방송을 보다가 ‘이마에 또 났다’며 속상해하기도 하고. 시청자분들께서 그런 것들조차 현실적이라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누군가는 혜리가 운 좋게 두 번의 기회를 잡아 걸그룹 멤버가 누릴 수 있는 정점에 섰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혜리는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걸스데이(Girl’s Day)의 이름을 알린 것처럼, 예능과 연기에 있어서도 그랬다. 단지 우리는 혜리의 실패를 보고 있지 않았을 뿐이었다.
 
자신에겐 “시간과 성과는 비례한다”고 엄격한 모습을 보이지만, 외부적으로 주어진 성적에 대해서는 “배울 게 있었다면 충분하다”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진하는 혜리. ‘응답하라 1988’가 가진 영광의 그림자와 이별한 당찬 소녀, 혜리의 내일이 기대된다.
 
한편, 혜리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CF, 방송활동을 이어가며 걸스데이(Girl’s Day)로서의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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