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수아 기자) "쿠미코의 상황처럼 답답하고 암울하고 웃프고 때론 공포스럽다"
제 30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가 2016년 새해를 여는 아트버스터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바벨-퍼시픽림’ 등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전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은 키쿠치 린코가 몽상가 쿠미코역을 맡아 그녀의 인생 연기를 펼친다.
쿠미코는 갈색 토끼 ‘분조’와 함께 살 뿐 누구와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고 한 번도 무언가에 열정을 느껴본 일이 없으며 권태로운 삶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살아가는 29세 여성이다. 틈만 나면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일, 고독하고 무료한 삶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는 자신을 무시하는 상사의 차(茶)에 침을 뱉는 것뿐. 그런데 그것조차 쉽지가 않다.
하지만 우연히 코엔 형제의 영화 ‘파고’의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한 후 그녀의 내면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의 자막을 보고 보물을 찾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는데..
배우 키쿠치 린코는 낯선 미국 땅에서 자기가 원하는 말만 더듬거리며 말할 뿐 전혀 그들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는 표정부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누구와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디테일한 표정까지 완벽한 쿠미코를 연기하고 있다.
그리고 쿠미코가 낯선 미국땅에서 만나게 되는 사이비 종교 선교원 로버트와 친절한 경찰관 콜드웰 역에 영화의 공동 연출자인 네이선, 데이빗 젤너 형제 감독이 맡아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먼저 네이선 젤너는 영화 ‘파고’를 실제라고 믿고 돈가방을 찾아 미국에 처음 도착한 쿠미코에게 사이비 종교를 전파하는 선교원 로버트 역을 맡았다. 로버트는 낯설고 언어도 통하지 않아 의기소침해 보이는 쿠미코에게 “괜찮아요, 저도 길을 잃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방탕한 생활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였죠”라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방향을 이끌려고 하지만,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파고 어떻게 가요?” (How go to Fargo?)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쿠미코의 대응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속 네이선과 데이빗 젤너 형제의 연기는 상당히 자연스럽다. 그들이 감독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눈치 못 챌 정도로.. 정말 젤너 형제는 각본과 연출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되는 다재다능한 형제인 것 같다.
영화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쿠미코의 상황처럼 답답하고 암울하고 웃프고 때론 공포스럽다. 도대체 그녀는 진정 무엇을 찾고 싶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무모한 몽상가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영화의 결말 또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것은 바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젤너 형제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아니었을까? 영화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1월 14일 개봉 예정. 상영 시간 104분.
<저작권자 © 톱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6/01/07 19:10 송고  |  sooah.kim@topstar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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