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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태원 아내 이현주, 에세이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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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희야’ ‘네버 엔딩 스토리’의 그룹 부활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가 에세이를 출간했다.
 
‘마지막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노래 ‘회상 Ⅲ’ 가사 속 주인공인 이현주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KBS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김태원이 위암 판정을 받고 치료하는 과정이 방송되었을 때부터다.
 
어려운 일을 겪는 중에도 차분함이 감돌던 그녀의 표정 속에는, 그 가족이 겪어온 수많은 역경과 아픔으로 강인해진 한 여성의 모습이 있었다.
 
이현주는 스물이 되기 전 김태원을 만나, 그가 두 차례 수감 생활을 했을 때도, 부활이 데뷔하고 정상에 올랐다가 해체를 했을 때도, 다시 재기했을 때도 늘 곁을 지켰다. 그런 그녀가 아들 우현이 자폐 판정을 받고 남편마저 아들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자,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한다. 가족은 서울과 장수, 캐나다, 필리핀, 남아공 등 여기저기에서 각자의 자리를 찾아 헤매었다. 그렇게 몇 년 드디어 각자의 자리를 찾나 싶자, 아빠의 예술가적 감수성을 빼닮은 큰딸 서현이 호된 사춘기 끝에 우울증 진단까지 받는다.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 RHK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 RHK
 
일생에 단 한 가지만 경험한대도 고통스러울 일들을 작은 몸으로 전부 겪어내고도 그녀는 너무도 맑고 밝다. 누구 하나 녹록치 않은 가족들 틈에서 아내이자 엄마 이현주를 버티게 한 힘은 무엇일까?
 
그녀는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았다. 또 자기 탓을 하며 자괴감에 빠지지도 않았다. 그녀는 “재주가 없다 보니 기다리기라도 잘하자 싶어서였는지 뭘 하려고 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들을 그저 견뎌보려고 애를 많이 쓴 것 같다.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달리 할 줄 아는 일도 없어서 그랬다 싶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이현주가 담백한 문체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이 가족이 길고 혹독한 방황 끝에서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중심에서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만’ 하며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킨 그녀 덕분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비야가 추천의 글에 “이렇게 솔직하게 쓰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까”라고 썼을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태원 씨는 그렇게 아픈 우현이를 더더욱 받아들이지 못했다. 우현이를 돌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나는 서서히 태원 씨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서현이를 키울 때와 너무나도 다른 태원씨 모습에 실망하고 미워하다가 마침내 태원 씨를 떠나기로 결심했다.(67쪽)
 
하루 24시간 제한된 공간에서 우현이의 목적지 없는 발걸음은 계속됐고 입원 환자들의 괴성과 울음소리가 우현이와 나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하룻밤이 1년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하룻밤도 와서 교대해주지 않는 태원 씨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75쪽)
 
한편, 아픈 순간을 이야기할 때도 이현주의 글에서는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그것은 그녀가 어떠한 상황 속에서든 찰나의 빛나는 순간을 잡아낼 수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관중들의 한가운데 앉아 이런 모습들을 보고 있던 서현이가 내 귀에 대고 가슴 벅찬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엄마,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관중들과 함께 팔을 높이 들어 휘저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몸도 음악이지요?”
아! 태어나면서부터 아빠와 똑 닮아 아빠와 비슷할 거란 예감은 했지만 이렇게 감성까지도 같을 줄이야! 그때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는 그저 함께 팔을 휘저으며 내 온몸도 음악이 되기를, 그리고 서현이의 사랑스러움으로 아빠의 음악이 영원하기를 소망하였다. (144쪽)
 
아직 이들 가족의 고통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우현의 자폐는 약이나 수술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며 서현의 우울증은 현재 진행 중이다.) 어쩌면 각자가 지닌 고통의 크기만 다를 뿐 세상 모든 가족이 각기 다른 고통을 평생 안고 있는 것, 그게 삶인지도 모를 일이다. 또 각기 다른 형태로 고통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가장 힘든 순간에 한 걸음 멀어지기를 택한 가족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고통의 순간 가족이 꼭 함께 뭉쳐 고통스러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삶에서 고통이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며 지나온 모든 순간에 의미가 있다’는 단순하고도 오래된 진리를 마음속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는 김태원이 작사 작곡하고 KBS ‘남자의 자격’의 청춘합창단이 부른 노래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의 가사 일부다. 이현주는 그 노래가 마치 ‘우리 가족의 삶’ 같다고 에필로그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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