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살아가야지"…하현상, 5년 이야기 담은 첫 정규 '시간과 흔적' (종합) [현장]

(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싱어송라이터 하현상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첫 정규 앨범 'Time and Trace'를 발매했다. 데뷔 5년 만의 첫 쇼케이스라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음악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하현상 정규 1집 'Time and Trac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지난 2018년 2월 디지털 싱글 'Dawn'으로 데뷔한 하현상은 데뷔 5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하현상은 "활동하면서 계속 EP 앨범을 냈다. EP 아니면 싱글로 계속 활동했다. 개인적으로 정규 앨범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긴 호흡으로 내 얘기를 해보고 싶다', '한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11곡 모두 타이틀곡 만들듯이 정말 열심히 작업해서 나온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정규 1집 'Time and Trace'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시간들을 담아낸 앨범으로, 모던 록, 얼터너티브 록, 발라드, 팝, 일렉트로니카, 어쿠스틱 팝 등 다채로운 장르의 11곡이 수록되어 있다. 

하현상은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아련한 보이스와 낭만 가득한 감동을 전하는 사운드로 자신이 경험하고 시간 속에서 느낀 감정을 오롯이 표현했다.

앨범에 대해 하현상은 "제목 그대로 제가 데뷔 5년 동안 느꼈던 시간들과 흔적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곡들은 거창한 말투도 써보고 어떤 곡들은 혼잣말 같은 말도 써보고 다양한 시도를 한 앨범"이라며 "위로를 건네주고 싶었고 들으시는 분들도 소소한 위로를 느꼈으면 하는 그런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하현상은 이번 앨범을 위해 귀신이 있는 방까지 찾았다. "귀신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얘기가 있다. 녹음실이나 스튜디오에 귀신들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가 사용하고 있는 작업실에도 귀신이 나온다는 층이 있다. 음악이 너무 안 나오니까 귀신한테라도 물어보러 가고 싶었다. 귀신이 나온다는 방에 들어가서 '제발 한 번만 도와달라'라고 매일 새벽마다 찾아갔던 적도 있다. 귀신한테 말을 걸었다. 영감이 떠올라서 다른 곡을 써보기도 했는데 결국에 싣진 못했다"라고 전했다.

영감을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는 "길을 걸으면서 드라이브를 하면서 계속 생각한다. 영화도 정말 좋아한다. 이번 앨범이 다 끝나고 쉴 때도 영화를 자주 봤다. '드라이브 마이 카'라는 영화를 봤는데 마지막 장면에 '아저씨. 그래도 살아가야지 어쩌겠어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번 앨범을 가장 관통하는 말 같아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현상은 "제 모든 곡들이 다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들으시는 분들도 그런 곡들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하루를 살아갈 위안을 얻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라는 주제에 대해 하현상은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다' 그런 노랫말도 있다. 정말 아픔에 얽매인 사람들도 있다. 팬분들의 편지들을 보면 자기가 겪어왔던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머물러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렇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럴 거 같다. 가슴 어느 한편에 슬픔을 가지고 살아갈 거 같다. 저도 그렇다. 그런 거에 대한 위로를 건네려고 한건 아닌데 노래를 쓰다 보니까 노랫말들을 쓴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위로 대상으로는 "삶을 힘들어하시는 모든 분들께 드리는 곡"이라고 밝혔다.

앨범의 정서에 대해 하현상은 "제가 곡을 만드는 패턴은 저를 고립시킨다. 만약에 어떤 앨범을 만들겠다고 하면 몇 달 동안 사람들도 안 만나고 계속 작업실에 박혀있고 그런 식으로 할 얘기를 뽑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그런 면에서 외로움이나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그런 식으로 담기는 거 같다. 사실 작업할 때는 굉장히 많이 외롭고 쓸쓸해서 그런 정서들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로 외에 새롭게 전하고 싶은 주제로는 "음악 같은 경우 제가 위로 건네려고 위로해야겠다 하고 쓰는 건 아닌데 이번 앨범은 쓰다 보면서 위로하고 그 위로를 통해서 나도 위로받는 그런 음악이었다. 이번 정규앨범을 내면서 제 음악생활 한 챕터가 딱 끝난 거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이후 음악을 뭘 해야 할지는 조금 쉬면서 생각해 봐야 될 거 같다"라고 알렸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계속해서 곡 작업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진 적은 없을까. 하현상은 "곡을 쓰는 위치를 계속 바꿔보려고 한다. 한강, 차, 작업실, 옥상, 집, 걷기 이런 식으로 계속 패턴을 바꿔서 환경을 바꿔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신경 쓴 점으로는 "앨범을 만들 때 보컬 녹음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한곡 할 때 많이 녹음한 곡은 9번 다시 했던 적도 있고 만들어놓고 다시 갈아엎어서 새로 녹음한 적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데모 버전 있는 보컬을 올린다거나 그런 식으로 보컬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하현상의 앨범 곡 소개는 다른 가수들의 곡 소개와는 달리 한 문장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에 대해 하현상은 "거창하게 표현했는데 사실 음악이라는 건 듣는 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열어두고 본인들만의 해석으로 들어주길 바래서 짧게 짧게 적어놨다"라고 밝혔다. 이날 하현상은 타이틀곡 '시간과 흔적'과 수록곡 '하루가'를 라이브로 들려줬다. 미성이지만 단단한 목소리에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타이틀곡 '시간과 흔적'은 모던 록 장르로, 지나온 시간과 남겨진 흔적의 이야기이다. 하현상의 개성과 감성을 녹인 가사와 어쿠스틱한 밴드 사운드에 서정적이고 정교한 스트링 세션이 더해져 깊은 여운을 자아낸다. 

'시간과 흔적'에 대해 하현상은 "제가 데뷔 5년 동안 느껴왔던 시간과 흔적들에 관한 이야기로 가삿말을 써봤다. 서정적인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던 록 장르의 곡이다. 앨범 전체 녹음을 다 리얼로 받았다. 드럼, 기타, 베이스도 리얼로 받고 오케스트라도 들어가 있다. 현악기들도 다 실제로 녹음해서 서정적인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얼사운드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그렇게 녹음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기타, 통기타 녹음하는 걸 좋아하고 앰프도 소리 골라가면서 느리게 작업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물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바보 같은 짓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작업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쓴 곡 중에 가장 오래 걸린 곡이다. 2020년도에 처음 벌스와 멜로디를 썼는데 거기서 막혀서 그만두고 2021년도에 다시 쓰고 2022년도에 다시 가사말을 써서 띄엄띄엄이지만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물리적 시간도 많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타이틀곡을 '시간과 흔적'으로 선정한 이유로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시간과 흔적'이 이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를 제일 많이 담고 있고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11곡이 다 다른 가사와 다른 멜로디지만 비슷한 주제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간과 흔적'이 가장 대표한다고 생각해서 고르게 됐다"라고 밝혔다. 수록곡으로는 'Melancholy', '말야', '하루가', '소년의 방', 'Laputa', '까만 낮', 'Good Night', '집에 가는 길', 'Same Old Song', '파도'까지 총 11곡이 담겼다.

'하루가'에 대해 하현상은 "모던 록 장르의 이지리스닝 곡이다. 타이틀곡으로 계속 고민했었을 정도로 애착 있는 곡"이라며 "선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앨범 트랙 순서에 대해서는 "처음에 곡 만들 당시부터 정해놓은 곡들이 있었다. 'Melancholy'는 곡을 다 만들고 나서 1번 트랙으로 픽스하고 11번 트랙 '파도'는 만들자마자 '이건 마지막 트랙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묘하고 멜랑꼴리한 음악으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쌓아가다가 파도가 휩쓸어가는듯한 구성을 내고 싶어서 그런 배치를 해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4, 5, 6번트랙이 신나면서 중간을 지나고 있는 그런 순서다. 제 기준에서 그나마 신나는 곡들로 넣어봤다"라고 덧붙였다.  하현상은 목 관리법에 대해 "말할 때 최대한 목을 아끼는 편이다. 말할 때 아끼고 노래할 때 몰아 쓰고 그렇게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전까지는 목을 관리할 일이 없었다. 아무렇게나 노래하고 편하게 해도 목이 가거나 그럴 일이 없었는데 올해부터는 조금 다르다. 올해 목이 간 적이 있다"라며 "고막소년단 할 때 정승환 형님과 많이 친해졌는데 여쭤봐서 병원도 소개받고 치료도 받아보고 했었다"라고 전했다.

동료 뮤지션들의 반응에 대해 하현상은 "작업이 끝난지 얼마 안 돼서 많이 뵙지 못했는데 데이식스 영케이 형님을 얼마 전에 봬서 음악을 들려드리고 '너무 고생 많았다. 좋다'라고 말씀을 들어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페스티벌에서 멜로망스 김민석 형님을 뵀었다. 잠깐 들려드리니까 '정말 좋다. 잘 될 거 같다'라고 얘기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현상은 2019년 방송된 JTBC '슈퍼밴드'를 통해 호피폴라를 결성, 밴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폴킴, 멜로망스 김민석, 정승환, 빅나티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 고막소년단으로 음원을 내기도 했다.

하현상은 "'슈퍼밴드'는 인디신에서 활동하다가 처음 방송국에 갔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정말 많이 배웠고 짧은 시간 동안 무대를 만들어내면서 많이 단단해질 수 있었다. 좋은 무대를 짧은 시간 안에 뽑아내는 훈련을 거기서 정말 많이 해서 나중에 무대 할 때도 도움이 정말 많이 됐었다. 호피폴라 밴드 생활을 하면서 했던 음악적인 배움이 많다. 다른 악기와 보컬을 배울 수 있었다"라며 "'슈퍼밴드' 시절에 비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촬영 중간에 울고 그랬는데 이제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거 같고 많이 단단해졌다. 제가 앨범을 계속해서 만들 원동력도 많이 생겼다"라고 강조했다.

고막소년단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만날 기회가 사실 없다. 좋은 기회로 앞으로도 계속 인연을 함께할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사람 사는 얘기 듣는 게 저한테도 정말 좋은 양분이었다"라며 "정말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과 같이 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었고 많이 배웠다"라고 전했다.

멤버들에 대해서는 "멜로망스 민석이 형 정말 보컬 테크닉적으로 배우고 싶은 부분을 정말 많이 배웠고 그런 부분이 저한테 자극이 됐다. 폴킴 형님 정말 어른이시다. 모두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다. 방송하면서 '아 이 사람은 정말 어른이다' 그렇게 많이 느꼈다. 정승환 형님은 정말 웃기고 제가 목이 아파서 고민이 많았는데 먼저 나서서 연결해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빅나티같은 경우 제가 훨씬 형인데 제가 훨씬 동생인 것처럼 저를 잘 챙겨주고 뭐만 하면 절 챙겨주는 게 부끄럽고 고맙고 어른스럽다"라고 칭찬했다. 하현상은 인지도, 인기와 관련된 질문에 "제 일상 행동반경이 사람 많은 곳을 가거나 그런 반경이 아니다. 집, 작업실, 녹음실, 이런 행동반경"이라며 "인기가 많아졌다고 체감을 하는 건 많이 없다"라고 밝혔다.

음악의 인기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다. 점점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그런 게 정말 감사한데 최대한 들뜨려고 하진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영상 댓글을 봤냐는 질문에는 "팬카페에 자주 들어가고 있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활동 목표에 대해 하현상은 "많은 정성이 들어간 곡들인 만큼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날씨가 풀려서 페스티벌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관객분들과 신나게 무대하고 즐겁게 공연했으면 좋겠다"라며 "아직 시기는 정확하게 말씀 못 드리겠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소식 있을 것 같다"라고 단독 콘서트 소식을 예고했다.

끝으로 하현상은 "5년 만에 처음 쇼케이스를 해봤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좋은 노래로 찾아뵙는 하현상 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하현상의 정규 1집 'Time and Trace'는 오늘(27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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