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최영아 기자) 여섯여 편의 드라마 출연으로 주목 받는 스타가 된 배우가 있다. '신사의 품격'에서 인지도를 높이더니 '학교 2013'에서 꽃을 피웠다. 반항아 연기를 이렇게 잘 살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실감나는 학생 연기를 펼쳤다. 유독 작품에서 교복과 인연이 많은 배우 김우빈을 만났다.
드라마에서는 무뚝뚝하고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캐릭터였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다정하고 웃음이 많았다. 김우빈은 '학교 2013' 종영 이후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설 연휴 하루 밖에 쉬지 못했다면서도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리얼한 학교 문제를 다뤄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지난 1월 28일 막을 내린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에서 김우빈은 한 때 경기도 일대를 평정했던 전설의 일짱이자 유급 전학생 '박흥수'를 연기했다. '신사의 품격'에 이어 다시 반항아 역할이다. 비슷한 캐릭터 출연을 망설였을 만도 한데 김우빈의 선택에는 의외로 머뭇거림이 없었다. '학교 2013'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드라마가 전하고자 한 의미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우빈은 "아침에 일어나서 핸드폰으로 기사를 많이 본다. 작년에 학교 관련 사건사고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안타까웠다. 내가 학교 다닐 때 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교권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기에 시놉시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 길로 연출을 맡은 이민홍 감독에게 달려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김우빈은 "이런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드라마가 잘 안 되도 결국에는 나한테 정말 의미 있는 일 이겠다는 생각이 컸다. 사실 기존의 '흥수'는 시놉에서 큰 역할이 아니었다. 감독님께서 남자들의 우정을 비중 있게 다루고 싶어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우빈은 '학교 2013'을 촬영하면서 가족 간의 소통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좋았다며 "어른들은 모르고 아이들은 감추는 이야기니까. 대화가 많아졌으면 했다. 그런 후기나 댓글을 보면 힘이 많이 났다. 평생 못 잊을 작품이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학부모님 팬들이 늘었다. 아주머니들이 '흥수다'라고 먼저 알아봐주셔서 깜짝 놀랐다.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변신이라는 단어는 신인인 제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김우빈은 전작인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도 반항아 캐릭터를 연기했다. 비슷한 이미지의 인물을 연기하는데 있어 걱정은 없었냐고 묻자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김우빈이 아니라 '박흥수'로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상상도 하면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고 답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변신을 기대해 봐도 되냐는 물음에 "변신이라는 단어가 나한테는 과한 것 같다. 아직 몇 작품 출연 안 한 신인이기 때문에 김우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김우빈의 모습에서 그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학교 2013'은 학원물인 만큼 서른 명이 넘는 배우들이 학생 역할로 출연했다. 비슷한 또래 연기자들과의 호흡을 묻자 김우빈은 함께 출연한 친구들에게 미안해했다.
"연기를 처음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한 컷이라도 더 나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졌는데 (주인공으로 돋보여) 미안했다.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게 그 친구들에게 더 미안한 행동인 것 같아서 속으로만 생각하고 표현을 잘 못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계속 만나고 싶다. 단체 채팅방이 있어 자주 연락한다. 정기적으로 모임도 하면서 서로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 좋을 것 같다"고 함께한 배우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천천히 내공을 쌓아 단단한 배우가 될게요"
김우빈은 모델 출신이다. 모델로 승승장구 하던 시절 배우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광고 미팅이 잦아졌고 그곳에서 연기력을 필요로 해 연기 수업을 나가기 시작했다. 첫 연기 선생님인 배우 문원주를 만나고 인생이 바뀌게 됐다.
그는 "모델을 처음 꿈 꿨을 때의 설렘을 연기를 배우면서 또 한번 느꼈다. 그때부터 정말 즐기면서 수업을 받았던 것 같다. 선생님한테 과제 내 달라고 해서 배우고 연습해서 다음날 보여드리고 혼나고. 아무것도 모르는걸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모델과 마찬가지로 정답이 없다는 것이었다. 고민하는 만큼 나오는 거고 달라지더라.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연기에 뜻이 없던 모델 김우빈은 연기를 시작한 후 몇 안 되는 작품을 통해 단숨에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이렇게 빨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거라고 예상했냐"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김우빈은 "전혀 몰랐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반응이 당황스러우면서도 감사하다고.
김우빈은 "천천히 오래 한 발짝씩 내딛으려 했다. 많은 분 들이 좋아해주시니 걱정이 많이 된다. 기대에 부응을 못 할까 봐 부담감이 크다. 더 단단하게 올라가고 싶다. 차기작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한다. 한 번에 반짝 하는 스타가 아니라 잘 맞는 옷을 찾아가는 배우이고 싶다.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내공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이에 현재 본인의 연기를 자체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렇게 손발이 오그라들수가 없다. 내가 왜 저렇게 연기했나 싶다. 내가 한 연기를 보면 아쉬움이 너무 많이 든다. 내 연기는 10년 정도 더 해야 좀 편해질 것 같다. 아유. 못 봐주겠더라"고 냉철한 평을 내놓았다.
'드라마 속 까칠한 반항아, 실제 김우빈은 눈물 많은 여린 남자'
'학교 2013'에서 김우빈은 무심하고 시크한 '박흥수' 역할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해 실제 성격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웃음 많고 애정 표현 잘하는 김우빈을 보니 실제 성격에 대한 의심은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해 생긴 오해였다.
김우빈은 "실제로는 여린 면이 있다. 눈물도 많다. 예전에 어머니가 드라마를 보다가 울면 이해를 못했는데 내가 요즘 그러고 있다. 점점 닮아가는 것 같다. 세 살 아래 여동생이 있는데 오히려 동생이 여장부 같은 성격이다"고 드라마 속 캐릭터와 정반대 성격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 부모님, 가족, 친구들한테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남자 친구들한테도 '보고싶다', '사랑한다'고 다 표현한다. 보고 싶으니까 보고 싶다고 하고 사랑하니까 사랑한다고 하는 건데.. 그렇게 표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 2013'을 찍으면서 학창시절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는 김우빈은 "군대간 친구도 있고 유학 간 친구도 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연락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조만간 시간 잡아서 다 같이 보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우빈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만남이 고맙고 소중하다고. "사람끼리 만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고 행복한 거잖아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오래 알고 연락하는 분들이 많다. 모델 활동 때부터 알던 수혁 형, 영광 형, (홍)종현, (이)종석, 드라마에서 만난 씨엔블루 종현이, 샤이니 민호, 시트콤 같이 한 신동엽 형, 이정 형, 광희, 라디오 출연했다가 붐 형과도 친해졌다"고 말했다. 작품을 함께한 모든 분들이 정말 소중하다고 말하는 김우빈의 답에서 사람을 향한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김우빈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모델을 꿈꿨다.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꿈이었지만 부모님의 믿음과 자기 확신으로 끝까지 밀어 붙였다. 일찍부터 혼자만의 '모델 공부'를 시작한 김우빈의 학창시절 가방에는 여느 학생들과 다르게 계란이 한 가득 들어있었다.
"모델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부모님이 허락하시고 난 뒤에는 오로지 모델이 되기 위한 생각만 했다. 다른 친구들이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감을 느꼈다면 그에 비해서는 자유로웠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 모델이 되기 위한 공부를 푹 빠져서 했다"
당시 김우빈이 살던 전주에서는 모델 학원을 찾기가 힘들었다. 모델 수업을 따로 받을 만한 곳이 없었기에 무용을 배우며 운동을 하며 자신을 가꿨다고. 모델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살 찌우기였다.
그는 "살이 너무 안 쪘다. 그때 59kg 정도 나갔는데 살 찌려고 정말 운동 열심히 했다. 트레이너 형이 몸 키우고 싶으면 계란 한 판씩 먹으라고 하더라. 3개월 동안 계란 한 판씩 먹었다. 집에서 10개 먹고 학교에도 20개씩 싸 가서 쉬는 시간에 먹었다. 진짜 토할 만큼 먹었는데 먹으니까 찌더라. 안 되는 건 없는 것 같다"고 모델이 되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털어놨다.
학창시절 '살 찌우기' 프로젝트를 회상하며 고개를 젓는 김우빈에게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하겠냐"고 질문을 던지자 조금 망설이더니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서울에 있는 모델 학원을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도 빨리 배워서 시작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고. "똑같은 선택을 하겠지만 어릴 때 빨리 많이 배웠으면 더 단단해졌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외롭지 않나 봐요"
'학교 2013' 종영 이후 연일 이어지는 인터뷰 요청과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피곤할 법한데 김우빈은 많은 분들의 관심이 감사하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잘 시간도 부족하다는 그는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어 보였다.
"요즘은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없다. 사실 '학교 2013'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외로웠다. 지금 현재는 외로움을 못 느끼고 있다. 조금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외로워질 것 같다. 외로울 때는 친구가 옆에 있는데도 괜히 외롭다. 마지막 연애는 3년 전이었다. 지금은 바쁘지만 기회가 있겠죠?"
김우빈은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20살이 되던 해 서울에 올라왔다. 가족과 떨어져 친한 형과 3년 넘게 동고동락하고 있다는 그는 바빠서 자주 내려가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는 다정한 아들이다.
그는 "요즘 스케줄이 많아져 집에 자주 내려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전화를 더 많이 한다. 어머니가 정말 소녀 같으신 분인데 '학교 2013'를 보면서 많이 좋아해주셨다. 부모님은 언제나 내게 있어 든든한 지원군이다. 처음에 모델 일을 허락해주지 않으셨다면 지금 아마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거다. 나를 믿어주는 부모님께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최근 관심 있는 분야를 묻자 예전부터 미술을 좋아했단다. 미술 학원을 어릴 때부터 다녔는데 지금도 집에서 그림을 그리곤 한다고. "물감까지 사서 하지는 않지만 그냥 캔버스 사서 크레용으로 색연필로 그리고 연필로도 그린다. 나중에는 큰 그림도 한번 그려보고 싶다"며 그런 욕심은 있는데 아직 시도는 안 해봤다고 했다. 나중에 작품이 쌓이면 전시회도 열어보라고 하자 "좋아하는 장르를 찾고 기회가 되면 도전하겠다"며 웃었다.
"로맨스부터 스포츠 영화까지..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아요"
극중 반항적인 캐릭터로 두각을 나타낸 김우빈이지만 이제는 부드러운 역할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로맨스도 좋고 스포츠물도 좋다. 다 좋은데 왜 거친 캐릭터로만 자꾸 불러주시는지 모르겠다. 깨방정도 잘 떨 수 있는데.. 스포츠를 다룬 작품도 해보고 싶다. 몸 만들려고 수영을 오래했다. 요즘 운동을 못 해서 살이 엄청 빠지긴 했지만 원래 친한 모델 친구들이랑 같이 헬스를 다닌다"고 말했다.
아직 영화 출연작이 없는 김우빈은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들어오는 데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주연 욕심도 있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드라마는 빨리 찍어야 해서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는데 영화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느껴봐야 아는 거니까 꼭 해보고 싶다. 영화 포스터에 이름 나오는 걸 늘 꿈꾸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우빈은 영화 '광해'에서 이병헌의 연기를 잊지 못하겠다고 했다. "처음에 옆으로 누워 있는 광해 실루엣만 보였는데 그 자체로 이미 광해더라. 가만히 있어도 잘 하는 연기가 있는데 이병헌 선배를 보면서 느꼈다. 존경하는 선배들 중 한 분이 이병헌이다"며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만나고 싶다고 했다.
특히 김우빈은 연기 선생님이었던 배우 문원주에 대한 존경심이 남달랐다. "그 분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다. 최근에 영화 '미운 오리 새끼'에 행자 역할로 나오셨다. 문원주 선생님이랑 꼭 한 번 연기를 같이 해보고 싶다. 연기도 너무 잘 하시고 정말 고마우신 분이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실제 김우빈은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속 깊고 정 많은 사람이었다. 신중하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만나보니 진국인 김우빈은 배우로서 욕심도 많고 야심도 대단했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하루 빨리 다음 작품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그의 연기가 궁금해진다.
"다들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인 것 같아요.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잖아요. 복 한 가득 받을 수 있게 많이 웃으세요"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1일 투표권 3개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