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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키썸X제이스-맥심, 왜 자꾸 ‘여성’을 멋대로 대상화 할까?…‘성에 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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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유혜지 기자) #키썸 #제이스 #성에안차 #맥심 #김병옥

“이해, 대체 어디까지 바라니?”

최근 키썸과 제이스는 ‘김치녀’를 저격했고, ‘맥심’은 ‘성범죄’를 성적판타지로 미화시켰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현 온라인상이 ‘여성혐오’나 ‘페미니즘’으로 이슈인 만큼 이들의 행보는 완벽한 판단 오류이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이를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옹호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한 명도 아닌 다수에게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 그만한 문제점이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들의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여성을 인격체로 생각했다면 ‘맥심’은 왜 그런 콘셉트를 구상한 것일까. 또 키썸과 제이스야말로 ‘투명 코르셋’의 장본인이 아닐까. 

#‘김치녀’ 저격이라면서 두 사람의 모순된 언행…‘한 입으로 두 말’

제이스-키썸 / 브랜뉴뮤직
제이스-키썸 / 브랜뉴뮤직

브랜뉴뮤직은 8월 19일 제이스와 키썸의 새 싱글 ‘성에 안 차’를 공개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김치녀를 향한 제이스와 키썸의 강렬한 저격’이라는 게 주된 앨범 설명이다. ‘김치녀’라는 단어부터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브랜뉴뮤직은 ‘여성 비하’로 뭇매를 맞은 ‘쇼미더머니’ 남자 래퍼가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일까. 키썸과 제이스는 무분별한 여성 비판 가사로 연일 논란을 키웠다.

‘성에 안 차’ 가사에는 ‘여자는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거예요. 그럼 사랑받기 위해서 예쁜 짓을 해 충분히 대접받아야 해요 난 여자니까요. 여자니까? Shut Up! 같은 여자인 나 역하니까. 빛나는 구두 위해 빚나는 네 카드 영수증. 높아진 콧대 그냥 뻔 하지 너에게 연애는 만남이 아닌 거래 밑 빠진 독에 물 부어줄 남자를 찾지 널 위한 현금 지급기 같은’, ‘가방 구두 네가 든 건 다 비싸네. 겉치렌 진짠데 속은 다 짜가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제이스와 키썸은 이 가사를 통해 윗 이미지를 형성한 여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SNS를 살펴보면 명품 선물 인증 샷이 즐비하다. 이를 본 대중들은 의아함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두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곡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가사와는 다른 실제 모습으로 반전미를 선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처럼 모순 된 두 사람의 태도는 대중들의 분노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여성 혐오 프레임’이 확산되고 있는 이 현시대에 ‘여성혐오’를 지향하는 곡을 아무렇지 않게 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해당 SNS 게시 글에는 비판 댓글이 끊임없이 게재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키썸의 SNS에는 ‘졸렬하다 정말’, ‘그런 가사를 쓰면 본인이 좀 개념녀 같고 다른 여자들과 다른 것 같아?’, ‘김치녀 저격하면서 본인은 명품 자랑?’ ‘개념녀 되려면 멀으셨네요’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제이스와 키썸은 자신들 만큼은 ‘탈김치녀’로 분리시켰지만 실제 언행은 본인들이 말하는 ‘김치녀’와 다를 게 없는 셈이다. 흑인음악 사이트 ‘리드머’ 편집장이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강일권은 “스스로 형편없는 실력을 인지하지 못한 래퍼가 어설픈 비판 정신을 장착했을 때 나오는 민망한 곡의 전형”이라면서 “어쩌면 ‘성에 안 차’는 본인들의 랩핑에 대한 자괴감과 분노를 표출한 곡일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 ‘맥심’이 생각하는 ‘나쁜 남자’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남자인가요?
‘맥심’ 김병옥 / ‘맥심’
‘맥심’ 김병옥 / ‘맥심’

배우 김병옥이 인상을 가득 쓴 채 트렁크에 손을 얹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 옆으로 청테이프에 감긴 여성의 다리가 반쯤 삐져나와 있다. 어느 누가 봐도 명백한 살해 현장이다. 이는 남성잡지 맥심코리아(이하 ‘맥심’)의 9월호 표지다. 표지 문구에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고 쓰여 있다. 소위 여성들이 말하는 ‘나쁜 남자’를 납치·살해·시신 유기로 표현한 것이다.

온라인상으로 빠르게 퍼진 9월호 표지는 즉각 반발이 일어났다. ‘여성 인권이 얼마나 바닥이면’, ‘너무 충격적이라 말도 안 나온다’, ‘에디터 미쳤나?’ 등의 불쾌한 반응이 다수를 이룬다. 일단 화보 모델인 김병옥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신세계’, ‘해바라기’, ‘올드보이’ 악역으로 나온 배우로, 이번 범죄 누아르 콘셉트의 화보를 위해 그를 캐스팅한 것으로 보인다. ‘맥심’은 “청테이프를 감은 하얀 발목의 주인공은 사실 MAXIM 여자 에디터”라고 설명을 덧붙이며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굳이 강조했다.

잡지 속 화보는 표지보다 더욱 구체적인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트렁크에 있던 여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검은 비닐을 김병옥이 끌고 가는 모습도 실렸다. 촬영 비하인드 컷에는 “트렁크 안 여자 시체로 열연했다”라는 설명이 적혔다. 비윤리적인 콘셉트를 그것도 남성들이 주독자인 잡지에서 사용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 시킨 ‘맥심’은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맥심’ 측은 “화보 전체의 맥락을 보면 아시겠지만, 살인·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누아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화보 어디에도 없습니다. 일부에서 우려하시듯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습니다. 영화 등에서 작품의 스토리 진행과 분위기 전달을 위해 연출한 장면들처럼, 이번 화보의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그려 넣은 범죄의 한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시선에서 촬영한 이 콘셉트가 여전히 불편하고 불쾌한 건 사실이다. 여성의 하얀 다리가 그대로 노출됐음에도 성적 의미가 내포되지 않았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실정. 흉악범죄가 나날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을 그저 ‘즐길 거리’로 이용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특히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는 “성상품화만 해도 남자보다 여자가 그 대상이 되곤 한다, 성폭행은 개인적 경험이라고 쳐도, 대다수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폭력을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만약 ‘맥심’이 이 부분을 고려했더라면 차마 ‘흉악범죄’ 콘셉트로 남성들의 욕망을 그려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묻고 싶다. 과연 이들이 한국 여성을 멋대로 판단하고 지적할 역량과 자질이 충분한지를. 이보다 앞서 본인부터 본보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오만한 노랫말과 비윤리적인 화보로 대한민국 여성을 그만 대상화하길 바란다.

키썸과 제이스는 ‘김치녀’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를 뜻하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을 비하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순하며, 유행어처럼 받아들이는 자세도 분명 고쳐져야 한다.

‘맥심’은 더 나아가 이 화보로 인해 2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는 이 자극적인 화보와 설명으로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벼운 문제로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 이번 논란을 발판 삼아 한국 여성이 범죄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 있는지, 또 여성 평등 지수와 여성 인권 실태 등에 대해서도 공부하길 바란다.

“이렇게 논란이 됐는데도 아직도 ‘성에 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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