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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키드 라로이, 이모 랩은 장르가 아닌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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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뉴시스 제공
이모 랩(Emo Rap)은 유행하는 장르다. 진부하다는 건 아니다. 공감대가 크다는 뜻이다.

이모 랩의 적자(嫡子)인 호주 출신 팝스타 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19)는 Z세대가 어떤 음악에 감응하는 청자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펼친 첫 내한공연에서다.

이모 랩은 펑크 하위 장르인 이모코어(이모셔널 하드코어 펑크)와 힙합이 만난 장르다. 로킹한 사운드에 개인적이면서 서정적이고 내용이 다소 우울하다. '비운의 래퍼'로 통하는 주스 월드(1998~2019)가 이 장르의 대표주자인데, 더 키드 라로이의 사실상 스승이기도 하다.

이 장르의 뮤지션들의 특징을 거칠게 축약하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책한다. 그러나 음악 그리고 그 음악에 공감하는 팬들과 교감하며 조금씩 나아간다. 80분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이날 공연에서 더 키드 라로이는 그랬다. 구세대에게 힙합은 거시적이었다면, 지금 세대에게 힙합은 미시적이다. 그래서 이모 랩은 Z세대에게 장르라기보다는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그럼에도 우울함을 밀고 나가야 하는 이 음악에서 일렉 기타와 드럼 연주자가 중요한 이유다.

두 악기 연주자의 지원사격을 확실히 받은 라로이는 수줍음을 타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다. 가림막에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듯한 연출과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소리로 출발한 공연에서 라로이는 초반부터 종횡무진했다. 두 번째 곡 '디바(Diva)'에서부터 플로어석으로 내려갔고 '세임 에너지(SAME ENERGY)'에선 벗은 재킷을 객석으로 내던졌다.

주스 월드와 함께 한 '고(GO)'에 이어 연달아 들려준 '텔 미 와이(TELL ME WHY)' '트래직(TRAGIC)'은 각각 유려한 멜로디컬함과 우수에 젖은 듯한 반주가 일품으로 이모 랩의 특징을 보여줬다.
뉴시스 제공
더 키드 라로이는 '퍽 유, 굿바이(F*CK YOU, GOODBYE)'를 부르고 나서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걸걸한 욕이 실린 이 곡을 불러야 하는 게 두렵고 불안한 일이기도 하지만 팬들이 적극 호응해준 덕분에 편안했고 감사했다고 했다. 이 서정적인 태도야말로 이모 랩의 본질이 아닌가. 감성적인 '셀피시(SELFISH)'에선 떼창이 나왔다.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들려준 팝 발라드 풍의 '사운전드 마일즈(Thousand Miles)'에선 노래 실력을 뽐냈는데 자신의 목소리가 별로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소 던(SO DONE)'은 큰 호응을 얻었던 무대 중 하나였다. 객석에 있던 팬이 무대 위로 올라와 더 키드 라로이가 치는 드럼 비트에 맞춰 랩을 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스테이(STAY)'가 나왔다. 더 키드 라로이가 지난해 7월 캐나다 팝 수퍼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함께한 곡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정상뿐 아니라 멜론 등 국내 음원 플랫폼 차트도 휩쓴 그 곡이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찾아온 냉기가 멀찌감치 달아났다.

이후 더 키드 라로이는 팬들에게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달라고 부탁했다. 동시에 스크린 불빛을 제외한 공연장 내 대부분의 조명이 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더 키드 라로이는 2층 객석 한 가운데서 등장했다. 팬들 한 가운데에서 '위드아웃 유(WITHOUT YOU)'를 부르자 이날 공연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팬들의 열기에 더 키드 라로이는 이날 공연의 세트리스트에 없었던 곡인 '파리스 투 도쿄(Paris to Tokyo)'를 추가로 들려줬다. 이후 한국 팬이 각종 문구를 써넣어 선물한 태극기를 들고 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뉴시스 제공
더 키드 라로이는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빅히트 뮤직의 모회사 하이브가 인수한 이타카 홀딩스 산하 SB 프로젝트(Projects)에서 매니지먼트하는 뮤지션이다. 이날 하이브 소속 K팝 아이돌이 대거 현장을 찾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을 비롯 '세븐틴'(SVT) 멤버 버논과 디노 그리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일부 멤버들이었다.

더 키드 라로이는 제이홉이 지난 7월 말 미국 일리노이 주(州) 시카고에서 열린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서 헤드라이너로 나섰을 때 바로 그의 앞 순서를 꾸민 인연이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모코어를 가장 잘 활용하는 K팝 그룹이다.

이와 함께 이날 현장엔 외국인과 옷을 잘 차려 입은 Z세대들도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자유로워보였지만 그건 충만이 아닌 결핍을 기반 삼은 것에 가까웠다. 그걸로 인해 자기확인을 하고 존재감을 분명히 하는 이들. 우울과 슬픔은 감정의 끝이라 오히려 자신의 고유성을 확인시켜주기에 용이한데, 이모 랩과 더 키드 라로이가 그 감성을 보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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