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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통신] ‘내 새끼’ 위한 조공 어디까지 해봤니?…‘억 소리 나네’

  • 조혜진 기자
  • 승인 2015.05.27 16:12
  • 댓글
  • 조회수 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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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영혼을 바칠게요, 제발 날 받아줘요… 덕후들의 ‘조공문화’”

JYJ 박유천-미쓰에이 수지-엑소 찬열-소녀시대 태연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JYJ 박유천-미쓰에이 수지-엑소 찬열-소녀시대 태연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역사적인 관점에서 ‘조공’의 의미는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추어 예물을 바치던 일 혹은 그 예물’을 뜻한다. 우리나라 또한 과거 중국에게 ‘조공’을 했던 사실이 있어 실질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의미를 가지기는 힘들다.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조공’이라는 단어 또한 이와 비슷하다. 쉽게 말해 아이돌을 서포트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컴백을 하거나 예능 프로그램, 혹은 드라마나 영화에 참여했을 시 팬들이 아이돌에게 선물이나 기부를 한다. 을이 갑에게 어떠한 물질적인 선물을 주는 행위는 과거 조공의 뜻과 비슷하지만, 팬들의 조공은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할 수 있는 하나의 ‘사랑 표현 방식’이다.
 
“SHUT UP AND TAKE MY MONEY”
 
소녀시대 태연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소녀시대 태연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 ‘내 새끼’ 어깨 힘 좀 들어가게 하려면…‘이깟 조공쯤이야’
 
팬들은 스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어 한다. 내 새끼가 어디서든 기죽지 않고 당당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를 위해 팬들은 ‘조공’을 한다.

다수의 팬들이 힘을 모아 작게는 몇 천만 원에서 십 수억 원에 달하는 ‘조공’을 건네기도 하고, ‘팬클럽’ 홈페이지 마스터의 주도 아래 지정 계좌로 돈을 입금하는 팬들도 존재한다. 팬들은 스타의 기념일 조공, 스케줄 조공 등 제3자가 보기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큰 스케일의 조공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내 스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조공은 스타를 비롯해 방송 관계자들, 스태프, 소속사 직원들, 더 나아가 스타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스타가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날이면 정성껏 만든 도시락이 조공으로 전달된다. 팬들의 ‘조공 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 경우에는 이러한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업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원하는 도시락의 주문을 넣으면 틀에 맞춰 성심성의껏 도시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솜씨가 없는 팬들은 풍족한 마음으로 스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몇 개가 아닌 수십 개의 도시락과 주전부리를 전달하는 팬들은 본인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기분을 느낀다. 이러한 팬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고맙게 여기는 스타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인증을 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팬 문화에서 ‘조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만큼 조공이 가진 파워가 엄청납니다”

엑소(EXO) 찬열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엑소(EXO) 찬열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 천차만별한 ‘조공’ 스케일…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스타를 응원하기 위해 시작한 기존의 ‘조공 문화’는 간단한 간식과 도시락 선물, 종이학 선물 등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요즘 그 스케일은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팬들은 도시락보다 간식차, 밥차 그리고 스타들이 원하는 각양각색의 선물을 준비한다. 팬덤이 많은 스타일수록 조공의 스케일은 커지고 값비싼 것들로 이루어진다. 오히려 스타가 부담스러워 할 만큼 고가의 명품을 선물하기도 한다. 팬들은 스타의 생일이나 기념일 뿐만 아니라 촬영장 스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스태프들을 위한 밥차 이외에도  간식, 옷 등 여러 물품을 담아 전달해 스타들을 서포트한다.

남다른 조공 스케일로 제이와이제이(JYJ),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엑소(EXO) 팬덤을 예를 들 수 있다. 제이와이제이(JYJ) 팬들은 앨범 출시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버스나 지하철에 응원 광고를 게시했다. 제이와이제이(JYJ)  팬클럽 사이트엔 지금까지 수차례 1억5000여만 원 상당의 광고 집행 내역을 밝혀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은혁-이특은 중국 팬들에게 ‘억’소리 나는 선물을 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해 가장 사랑받은 앨범에 주는 골든디스크 수상을 슈퍼주니어가 하지 못하자 중국 팬들은 서운해 할 그들을 위해 직접 1억 원어치 순금으로 트로피를 제작하여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엑소(EXO) 레이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대형 애드벌룬과 트럭을 동원하기도 했으며 첸의 생일엔 스코틀랜드 북부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첸의 이름으로 입양했다고 전했다.
 
조공은 언제부터인가 의미가 변해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아니라  쌀 화환부터 기부, 연탄 나르기, 위로 공연 봉사 등 다양한 형태로 스타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최근 이준기는 국내 팬미팅에 보내준 쌀 화환 전부를 굿네이버스에 기부해 팬과 스타들이 함께 선행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또한 이번해 엑소(EXO) 세훈의 팬들은 지진으로 고통 받는 네팔과 동물보호단체, 복지재단 등에 세훈의 이름으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지난 2013년 ‘봉사왕’ 엠블랙 승호의 팬클럽 ‘체리쉬’에서 캄보디아의 아이들에게 우물을 기증하기도 했으며 쇼케이스 위해 준비한 쌀 화환 100kg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나눔의 집’에 기부해 남다른 조공을 보여줬다.

“때와 장소에 달라지는 조공 스케일, 대단하죠?”

미쓰에이(missA) 수지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미쓰에이(missA) 수지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 ‘조공’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 마세요…‘우리 오빠 먹으라고 주는 건데’
 
조공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팬들 사이에는 미묘한 기싸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내 오빠, 내 스타와 함께 출연하는 다른 스타들이 내 오빠에게 온 조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대놓고 언급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은 더욱 애가 타고, 우리 오빠 어깨에 힘을 주기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조공을 하게 된다. 여기 우리 오빠의 ‘조공’에 대놓고 태클을 건 사례들을 모아봤다.
 
첫 번째는 씨엔블루다. 씨엔블루는 데뷔 직후 음악 방송 1위를 휩쓸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데뷔 2주차. 어떤 팬이 씨엔블루에게 조공을 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아 뒀겠는가. 이 상황에서 씨엔블루는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하게 된다. 당시 방송에서 최화정은 씨엔블루에게 “다른 방송에 나오실 때는 축하 선물이 많이 오더라. 떡, 과일, 빵, 김밥 등등. 근데 오늘은 빈손이다”라고 얘기한다. 이를 들은 씨엔블루 정용화는 “오늘은 시디를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멋쩍게 얘기한다. 이를 듣고 있던 팬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예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엠블랙 역시 “오늘 엠블랙 빈손으로 왔다. 정말 너무 차이난다, 차이 나. 대부분 아이돌 그룹들 오면 바구니에 샌드위치, 꽃, 음료수~”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지오는 “화정 누나가 말씀하시길 대부분의 아이돌이라고 하셨잖아요. 저희는 차별화를 위해 들고 오지 않았다”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이를 듣고 있던 팬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분명히 우리 오빠 많이 먹고 힘내라고 주는 조공들이 어느 순간부터 주변의 눈치를 보고, 더욱 스케일을 키워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 오빠! 많이 먹고 힘내세요!”

제이와이제이(JYJ) 박유천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제이와이제이(JYJ) 박유천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 내 지갑에 빨대가 꽂혀도 좋아, 너의 웃음은 나의 행복이야
 
이처럼 조공의 의미는 그다지 단순한 서포트는 아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로 나뉘어있고, 조공으로 팬들은 울고 웃으며, 조공을 통해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딘가에 입덕을 해보지 않은 머글들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이런 팬들의 엄청난 조공들이 무의미해 보일 수 있다. 조공을 기억할 뿐 아이돌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게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점이다.
 
하지만 팬들에게 아이돌이라는 존재는 그저 평범한 이웃집 사람이 아니다. 아이돌의 무대, 아이돌의 인터뷰, 아이돌의 작품 등을 보고 팬들은 현실에 쌓였던 스트레스,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다. 누군가는 쇼핑으로, 또 누군가는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아이돌에게 조공을 하는 것은, 그 아이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어버릴 수 있게 하는 ‘자기만족’인 셈.
 
아이돌에게 좋은 옷,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부모님의 지갑을 탈취하던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났다. ‘덕후’는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 많고, 본인의 ‘덕질’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 자신의 일과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행복하게 하는 복 받은 이들이 아닐지,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이돌들이야 말로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머글들 또한, 이런 조공이야말로 얼마나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모를 것이다.
 
“빠수니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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