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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통신] 비스트(BEAST)-동방신기(TVXQ)-에프엑스(f(x)), 대중만 모르는 심의규정…‘고구마 먹었나’

  • 김희경 기자
  • 승인 2015.04.29 17:55
  • 댓글
  • 조회수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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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기자] “음악의 자유성, 어디까지 제재해야 하나”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뮤지션과 아이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유성이다. 모든 창작은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나오고, 그런 작은 상상력 하나로 수많은 대중들을 웃고 울리게 한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 한국 가수들은 방송심의규정과 끝나지 않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법 제 33조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하여 방송프로그램의 폭력성 및 음란성등의 유해정도, 시청자의 연령등을 감안하여 방송프로그램의 등급을 분류하고 이를 방송중에 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실제 방통위는 청소년들에게 해롭지 않은 방송을 위해 까다로운 심의 기준을 거친다.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심의 기준은 종종 대중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에프엑스 크리스탈-동방신기 유노윤호-비스트 용준형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크리스탈-동방신기 유노윤호-비스트 용준형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취해서 그만 마시겠다는데 왜 부적합 판정이죠?…‘비가 오는 날엔’ 비스트(BEAST) 
 
국내외 팬들에게 사랑받은 곡을 다수 히트시킨 비스트도 예외는 없었다. 비가 오는 날마다 ‘장마 버프’를 받아 음원차트를 역주행 하기로 유명한 ‘비가 오는 날엔’은 그 만큼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이 곡은 발라드 장르임에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이 되는 기준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결정하거나 확인하여 여성가족부장관이 고시한 매체물” 혹은 “각 심의기관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심의하거나 확인하여 여성가족부장관이 고시한 매체물”로 규정하고 있다.

비스트 용준형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비스트 용준형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2011년 비스트 1집 수록곡 ‘비가 오는 날엔’은 ‘취했나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라는 부분이 음주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여성가족부 청소년 보호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이를 두고 비스트의 메인보컬 양요섭은 “난 앞으로 동요를 부를 것”이라며 항의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심의 관계자들은 ‘유해약물’과 관련해 대부분의 가요를 19금으로 판정했다. 비스트 역시 해당 소절로 인해 심의 관계자들의 포위망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 비스트 멤버들은 19금 판정을 받게 되자, ‘체했나봐 그만 먹어야 될 것 같아’라는 가사로 바꿔 불러 대중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다소 공평성이 떨어지는 여성가족부를 비판하게끔 만들었다. 
 
“이거 완전 코미디 아닌가요?”

 
여기서 말하는 캐터필러는 그게 아니잖아요…‘Red Light’ 에프엑스(f(x))
 
여리여리한 소녀들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앨범 ‘Red Light’은 공개 직후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에프엑스를 최정상 걸그룹 대열에 올려준 곡이지만, KBS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KBS 측은 당시 ‘Red Light’이라는 곡에 대해 “이 노래에서 특정상품 브랜드를 언급했다”라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실제 세계적인 중장비 제조 회사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에프엑스의 ‘Red Light’을 듣고 누가 중장비 회사를 떠올리겠는가.

에프엑스 크리스탈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크리스탈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의 노래에 사용된 ‘캐터필러’라는 말은 바퀴처럼 여러 개의 강판을 연결해 동력으로 회전시켜 주행하는 장치라는 뜻이다. ‘밀어대던 거친 캐터필러 그 앞에 모두’ 라는 가사에서 캐터필러는 중장비 회사의 의미는 전혀 없어 보인다
 
KBS의 판정에 대해 당시 에프엑스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문제가 된 ‘캐터필러’라는 가사를 비슷한 뜻을 가진 ‘무한궤도’로 수정해 재심의를 신청했고 통과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은 KBS에서 하는 에프엑스의 ‘Red Light’을 보며 어색한 가사로 고통 받아야만 했다.
 
“우리 언니들 노래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음란마귀는 여러분 마음 속에 있습니다…‘주문(MIROTIC)’ 동방신기

 
2008년, 최고의 톱 아이돌이었던 동방신기는 지금까지 ‘명반’으로 회자되는 앨범 ‘미로틱’ 활동 당시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화려한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로 인기를 모은 동방신기지만 청소년보호위원회는 행정명령에 따라 가사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이는 선정적인 의미를 내포했다는 이유 때문으로, 문제의 가사는 “널 가졌어”와 “Under my skin”이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동방신기 유노윤호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이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매트릭스와 경제용어에서 차용했다는 것을 밝혔지만 결국 해당 가사들은 “널 택했어”와 “Under my sky”로 바뀌었다.
 
또 심의 측은 가사 속 ‘크리스탈’을 남자의 정자로, ‘레드 오션’을 여자의 처녀막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인 교수들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랭크 시내트라 가사에도 나오는 문구”라며 심의 측과는 상반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느냐”
 
K-POP은 단순한 유행을 지나 이제는 세계에서 주목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하지만 한국 공중파에서 규제하는 방송심의규정은 아직까지도 정체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핸드폰으로 두드리기만 해도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사회에서 굳이 임의적으로 그들의 음악을 규제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제는 방송국과 뮤지션들 사이의 융통성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방통위, 이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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