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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랩 X신 찌질이’ 산이(San E), 언제부터 이렇게 됐나…‘이미지 회복 가능할까’

  • 우 선 기자
  • 승인 2015.04.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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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선 기자] 지난 23일 앨범 ‘양치기 소년’을 발매한 산이는 ‘모두가 내 발 아래’라는 곡 속의 가사로 래퍼들에게 많은 질타를 샀다. 각종 SNS를 통해 퍼져나간 ‘산이까기’는 래퍼들 뿐만 아니라 힙합을 좋아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이젠 익숙한 풍경. ‘랩 지니어스’라고 불리던 산이가 언제부터 이런 이미지가 된 걸까.
 
2014년, 도끼-더콰이엇-빈지노가 소속된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 레코즈는 MC메타와 함께한 ‘연결고리’라는 곡을 발매한다. 해당 노래 속 빈지노는 자신의 벌스(verse)에 “이름 있는 아이돌의 후렴에다 랩 하는 아이디어는 누구 건데? 난 그 새끼들을 족치고자 싸대기 때리듯 가사를 꽂아”라는 가사를 썼다.
 
비슷한 시기 산이는 애프터스쿨 레이나와 함께한 ‘한여름밤의 꿀’이라는 곡으로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음악방송에서 태양-비스트와 같은 톱 아이돌들과 1위를 다투기도 한 산이의 곡은 빈지노의 가사처럼 ‘이름 있는 아이돌’ 레이나와 함께했다. 다수의 힙합 커뮤니티를 통해 누리꾼들은 산이가 랩이 아닌 대중가요를 했다며 많은 비난이 일었던 상태.
 
빈지노의 가사에는 직접적인 산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산이는 ‘Show you the money’라는 곡을 공개하며 빈지노를 디스한 듯한 가사를 사용했다. “이름 있는 래퍼 랩에 아이돌 앉혀주는 아이디어는 내 건데”라는 내용은 다분히 빈지노와 비슷한 가사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 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산이-빈지노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산이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산이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그러나 산이는 빈지노와의 대결 구도에 대해 “해당 가사는 빈지노를 디스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게 된다. 이는 지난 14일 방송된 엠넷 ‘4가지쇼’ 산이 편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산이는 방송을 통해 “당시 엠넷 ‘쇼미더머니’를 함께 하고 있던 더 콰이엇에게 ‘노래 들었는데 이거 우리 디스하는 거냐’는 전화가 왔다. 그런데 나는 디스를 하면 이름을 공개한다. 빈지노를 디스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랬으면 그 곡 자체를 빈지노를 디스하는 곡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빈지노의 가사를 저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해당 가사를 산이가 부정한 것은 비프리를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프리는 ‘My Team’이라는 곡을 공개하며 “남의 욕하곤 아니라지. 랩 병신 찌질이 산이같이”라는 가사를 통해 노골적으로 산이를 디스했다. 이는 지금까지 산이의 별명처럼 굳어진 ‘랩병찌’의 시초라 할 수 있다.
 
‘디스’는 힙합씬에서 때로는 살벌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작용되는 문화와도 같다. 빈지노의 가사를 저격한 것이 보이는 사실을 래퍼인 산이가 부정했으니 누군가의 눈에는 ‘디스’라는 문화를 피하려는 몸짓으로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산이가 이번 ‘양치기 소년’ 앨범으로 비프리 디스에 나선 것. 비프리는 지난 2월,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랩&힙합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발매된 비프리의 ‘Hot Summer’로 상까지 수상한 비프리였지만 산이는 ‘모두가 내 발 아래’라는 곡으로 “너는 말해 왜 디스하고 안 했냐고 묻지만 자네는 날 몰라 난 이름 까네(B-Free) 상 탄 거 축하해”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어진 산이의 나레이션 “혹시 ‘Hot Summer’라는 노래 아세요? 그럼요 ‘Hot Summer Hot Hot Summer Summer’ 에프엑스”였다.
 
산이-레이나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산이-레이나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산이의 태도는 힙합상까지 수상한 곡을 ‘인지도’라는 틀 안에서 디스한 꼴이 됐다. 오버그라운드 활동이 많은 산이와 언더그라운드 활동이 주를 이루는 비프리에게 ‘인지도’라는 부분은 사실상 비교를 할 수 없는 문제.
 
결국 산이의 곡이 공개되며 ‘Hot Summer’의 비트를 만든 그레이를 포함해 래퍼 빈지노, 어글리덕, 팔로알토 등은 SNS를 통해 산이의 가사를 조롱하는 글을 계속해 게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 24일 진행된 ‘랩비트쇼’에서 비프리는 ‘My team’ 가사를 모두 “랩 병신 찌질이 산이같이”로 바꾸어 불렀고 같은 날 무대에 오른 에픽하이는 “여기는 너무 덥다. 너무 빨리 여름이 온 것 같다”며 ‘Hot Summer’를 염두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산이에 대한 논란은 각종 힙합 커뮤니티를 통해 ‘힙합을 한다면서 대중음악을 한다’는 논리와 더불어 ‘산이의 실력도 퇴화 중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랩 지니어스’였던 산이는 어느새 언더그라운드를 지나 오버그라운드까지 장악했다. 산이의 노래는 쉽게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인지도 또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또 산이는 ‘4가지쇼’에서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해 “너무 고맙다. 내 노래를 적어도 조금이라도 들은 것 아닌가. 관심은 힘이자 원동력이다. 나는 관종(관심 받기를 원하는 ‘관심종자’의 줄임말)이니까”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산이의 말처럼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좋아하면 되고, 싫어하는 사람은 계속 싫어하면 된다. 그러나 쉽게 지워지지 않는 ‘랩 병신 찌질이’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산이는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는 래퍼가 되는 것이 또 다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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