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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에프엑스(fx), 그룹은 이름 따라간다더니…‘수식어 없이 이름 하나면 OK’

  • 우 선 기자
  • 승인 2015.04.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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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선 기자]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는 이때, 인기를 얻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그룹의 색을 찾는 일이다. 저마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팀명으로 활동 하지만 대중들이 그룹명을 들었을 때 그룹의 색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개성’이 없다고 볼 만큼 특별하지 않다는 것.
 
이 콘셉트와 저 콘셉트를 오가며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그룹이 있는 반면, 분명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데 ‘역시’라는 감탄이 나오게 하는 그룹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데뷔 6년 차 에프엑스는 확고한 그룹 색으로 기존의 팬들을 이끌며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팬들까지 유입시키는 성공적인 아이돌 그룹이다.
 
에프엑스 빅토리아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빅토리아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함수를 뜻하는 수학 기호 f(x)처럼 x의 값에 따라 결과가 변할 수 있는 멤버들의 다양한 재능과 다채로운 활동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에프엑스는 다른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에프엑스’라는 이름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에프엑스의 노래, 에프엑스의 뮤직비디오, 에프엑스의 콘셉트. 그야말로 에프엑스는 어떤 시도든 ‘x’의 값에 콘셉트를 넣으면 순식간에 f(x)로 받아들이며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이는 어쩌면 다소 난해한 노래가사나 콘셉트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룹 이름을 보았을 때 그런 난해함조차도 에프엑스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에프엑스가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색을 찾은 건 ‘라차타’와 ‘Chu~♡’ 이후 발매된 첫 번째 미니앨범 ‘NU 예삐오’부터였다. ‘NU 예삐오’의 의미는 새롭다는 뜻의 영어 NEW와 비슷한 발음의 ‘NU’에 혈액형을 가리키는 ‘ABO’를 합성해 소리나는대로 발음한 신조어다. 이는 강한 자기세계와 독특한 관점, 성격, 취향을 가진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새 혈액형의 출현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곧바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에프엑스 엠버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엠버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독창적 별명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
맘에 들어 손 번쩍 들기 정말 난 NU 예삐오
몰라 몰라 아직 나는 몰라 기본 기본 사랑공식
달라 달라 나는 너무 달라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좋아 좋아 NU 예삐오

 
자칫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의문이 생길 수 있는 가사지만 ‘NU 예삐오’라는 제목과 가사를 유심히 보면 금방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New) 혈액형과 사람들의 기본 사랑공식이 아닌 자신의 뜻대로 사랑의 방식을 찾는 화자의 모습은 강렬한 퍼포먼스와 심플한 신디사이저 리프의 리버스비트 장르로 태어났다.
 
실험적으로 보이는 색다른 장르의 곡이지만 에프엑스는 ‘NU 예삐오’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그 이후부터 에프엑스만의 색을 강조했다.
 
에프엑스 크리스탈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크리스탈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 해 징징윙윙
칼날보다 차갑게 그 껍질 벗겨내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 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 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 거야

 
‘피노키오’가 발매된 2011년 당시에도 난해했던 뮤직비디오 의상은 지금 봐도 똑같이 난해하다는 점으로 보아 촌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소인에게는 한 척의 루나가 있사옵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피노키오 또한 ‘NU 예삐오’의 색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처음 사랑을 알게 된 화자가 순수한 호기심으로 대상을 분석하며 사랑을 알아가는 것을 동화 ‘피노키오’로 표현한 에프엑스는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돌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에프엑스 루나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루나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전류들이 몸을 타고 흘러 다녀
기절할 듯 아슬아슬 찌릿찌릿
충분해 네 사랑이 과분해
격하게 날 아끼는 거 다 알아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
끝이 안 보여 떨어져 쿵

 
그렇게 자신들의 색을 확실하게 보여준 에프엑스가 기존 팬들에 이어 순식간에 대중들을 사로잡은 앨범이 있었다. 2012년 발매된 ‘Electric Shock’는 성숙해진 멤버들의 파격적인 변신과 격정적인 안무 퍼포먼스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특히 ‘전기충격’이라는 네 글자로 사행시를 짓는 가사는 사랑에 빠진 혼란스러운 기분을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섹시함이나 사랑스러움, 귀여움과 같이 ‘걸그룹’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와는 전혀 다른 ‘에프엑스’라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대중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증폭시켰다. 특히 3년이 지난 지금까지 ‘Electric Shock’의 뮤직비디오는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에프엑스만의 에프엑스만의 색이 낳은 결과.
 
‘Electric Shock’로 큰 충격을 안긴 에프엑스는 2013년 발매된 앨범 ‘Pink Tape’으로 ‘티저 영상계의 사기’라는 말과 동시에 ‘에프엑스의 음악은 깊이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Pink Tape’의 타이틀곡 ‘첫 사랑니’는 뒤늦게 찾아온 첫사랑을 다른 치아를 밀어내고 자라나는 사랑니에 비유해 표현했다.
 
에프엑스 설리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에프엑스 설리 / 톱스타뉴스 포토뱅크

 
나는 좀 다를걸 다른 애들을 다 밀어내고 자리를 잡지
맘 속 깊은 곳에 아주 은밀하게
아야 머리가 아플 걸 잠도 오지 않을 걸
넌 쉽게 날 잊지 못할 걸
어느 날 깜짝 나타난 진짜 네 첫사랑

 
‘라차타’로 시작된 에프엑스의 활약은 다른 걸그룹을 밀어내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 ‘에프엑스의 색’인 ‘Red Light’까지 번졌다. 그룹의 색이 뚜렷하다는 사실이 에프엑스의 데뷔 초엔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 그러나 에프엑스는 실험의 완벽한 성공 형태를 보이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에프엑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키는 ‘x’ 값에 어떤 콘셉트가 들어가도 소화시키는 멤버들의 능력에 있다. ‘걸그룹이 이럴 수 있나’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버린 에프엑스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x’에도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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