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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약장수’ 진심과 거짓이 묘하게 공존하는 그곳에서 발견되는 불편한 ‘우리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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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수아 기자) 영화 ‘약장수’는 아버지가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아들을 연기하는 일범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그린 김인권, 박철민 주연의 휴먼 감동 드라마다.
 
영화는 단순히 홍보관을 희화화하는 코믹 장르가 아닌, 약장수라는 독특한 직업을 소재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묵직하게 다루는 작품으로, 신용불량자에 그나마 하던 대리운전도 잘린 ‘일범’(김인권)이 아픈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홍보관에서 약장수로 일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엔 일범도 약장수들을 향해 사람들은 외로운 노인들의 쌈짓돈을 훔쳐가는 나쁜 사기꾼들이라 손가락질 하지만, 결국 그는 딸을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은 채 외로운 할머니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아들, 딸을 대신해 노래도 불러주고 춤도 춰주며 웃음과 눈물을 파는 장사치, 약장수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순탄치만은 않은 홍보관 생활에서 일범은 현란한 말솜씨로 능수능란하게 어머니들을 다루는 홍보관 점장인 ‘철중’(박철민)을 만난다. 철중은 앞에서는 친 자식보다 더 살갑게 어머니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뒤에서는 물건 판매가 저조하면 강압적으로 윽박지르고, 물건 값을 내지 못하면 손가락에 낀 반지까지 뺏어오는 짓도 서슴지 않는 두 얼굴의 인간이다.
 
영화는 일범과 철중 그리고 옥님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과의 대화 단절로 홍보관을 찾는 우리들의 어머니,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가장의 이야기, 고독사 등 여러가지 사회문제들을 묵직하지만 자연스럽게 잘 녹아내고 있다.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고독사는 실제로 2013년 KBS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3년 한해만 1717건이 발생, 홀로 거주하다 사망 후 뒤늦게 발견된 수치까지 포함하면 연간 1만 1002건에 달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즉, 하루 평균 4.7명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독사’가 반드시 가난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도 영화는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 ‘약장수’가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기파 배우 김인권, 박철민의 특유의 코믹 연기는 여전히 살아 있고, 실제 홍보관에서 캐스팅한 어머님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실제 홍보관에 온 듯 재미있다.
 
정말 배우 ‘김인권’의 웃는 얼굴에 서린 슬픈 표정은 압권이다. 그리고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는 절대악’이라고 할 수 있는 ‘철중’으로 돌아온 배우 ‘박철민’과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도 마다 않는 이 시대 평범한 어머니로, 장성한 자식을 위해 외로운 인생도 마다 않는 현대사회에서 절대 잊어서는 안되지만 잊혀지고 있는 우리 어머니역에 배우 이주실까지, 그들의 명품 연기에 러닝타임 내내 그들과 함께 웃다가 울 수 있었다.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약장수’ 주요 장면 / (주)대명문화공장

영화 ‘약장수’는 생각보다 많이 묵직한 영화다. 보통 영화들이 취하는 행복한 결말의 실마리도 주지 않고, 냉혹한 현실을 그저 그렇게 마주보게 한다. 그리고 사실 그것이 현실이고 어쩌면 우리의 암담한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이 한 켠에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눈돌릴 틈도 주지 않고 불편한 진실들을 정면 응시하게 하면서, 영화관 밖에 나서서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부모님과의 함께 하는 식사가 얼마나 소중하고, "식사하고 가지?"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일 수도 있음을...
 
영화 ‘약장수’는 진심과 거짓이 묘하게 공존하는 홍보관을 배경으로 눈에 눈물이 가득하지만 웃고 있는 ‘일범’과 눈에는 웃음을 띠고 있지만 냉혹한 표정의 ‘철중’을 통해,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일범과 철중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하게 한다.
 
웃다가 울며 묵직하게 우리네 가족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 ‘약장수’는 4월 23일 개봉을 확정하고,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정면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영화의 개봉일도 어쩌면 영화의 내용처럼 웃픈(?) 상황이긴 하지만,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좋은 영화로, 선전을 기대한다.   
 
‘약장수’ 메인 포스터 / (주)대명문화공장
‘약장수’ 메인 포스터 / (주)대명문화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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