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박정민(Park Jung Min), “‘전설의 주먹’ 출연 확정되고도 안 믿겼죠” 인터뷰 [Interview]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최영아 기자) 영화 '파수꾼'을 본 사람이라면 '베키' 박정민을 기억할거다. '기태(이제훈)'와 '동윤(서준영)' 사이에서 질풍노도의 사춘기 고등학생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 보이던 배우. '파수꾼'에서 말도 없고 소심하던 박정민이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보다 남자답게 돌아왔다.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박정민은 '파수꾼'에 이어 다시 한번 교복을 입었다. 극중 어린 '임덕규'는 챔피언을 꿈꾸는 복싱 유망주로 등장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대감과 설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정민을 만났다.

▲ 사진=박정민(Park Jung Min),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강우석 감독님 수고했다 한 마디에 눈물 쏟았죠"


박정민은 어린 '임덕규' 역을 따내기 위해 다섯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받았다. 흥행 신화로 불리는 강우석 감독의 신작에 출연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아무래도 역할이 좋다 보니 경쟁률이 높았다.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주위에서도 많이 지원했다. 주변에 오디션을 보는 친구들이 많아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승부욕도 있고"


거의 출연이 확정됐지만 박정민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박정민은 "친구들한테도 떨어졌다고 했다"며 "사실 그때는 정말 떨어질 것 같았다. 촬영 준비하면서 '이미 복싱을 잘하는 배우가 섭외 됐을 수 있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다"고 고백했다.


영화 속 '임덕규'는 복싱을 하는 캐릭터지만 촬영에 들어가기 전 박정민은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더 끌렸단다. 그는 "원래 복싱을 배우려고 했다. 강제로 배우려던 복싱을 연기를 하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빨리 합격해서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두 달 동안의 훈련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액션스쿨 작년 기수 친구들이 입학할 때 들어가서 수료할 때 같이 나왔다. 정말 운동만 했다. 하루에 8-9시간 운동에 투자했다. 당시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아니 차였다(웃음). 복싱을 하려고 담배를 끊었는데 다시 피게 됐다. 담배를 피울 수 밖에 없더라. 그것마저 없으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운동이 힘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이토록 무섭게 캐릭터에 몰입한 덕분일까. 박정민은 영화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강 감독은 박정민에 대해 "연기력이 너무 뛰어나 오히려 이를 걷어내야 할 정도였다"고 호평했다.


이에 박정민은 "가끔 촬영장에서 칭찬해 주셨을 때도 감사했는데 이번에 시사회 때 그렇게 말씀해시니까 얼굴을 들 수가 없더라. 모자라지만 열심히 하라는 말씀인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힘을 많이 주셨다.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 촬영 날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감독님의 '수고했다' 한마디에 눈물이 펑펑났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강우석 감독님의 디렉션은 명쾌하고 디테일하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다. 임덕규는 좋은 사람이니까 그렇게 연기해야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의미가 촬영하면서 전해졌다"고 했다.

▲ 사진=박정민(Park Jung Min),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황정민의 아역이지만 저만의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극중 성인이 된 '임덕규'는 박정민과 같은 소속사 배우 황정민이 연기했다. 박정민은 "처음으로 면전에서 칭찬을 받았다. 기술 시사를 끝내고 얼굴을 치면서 잘했다고 해주시는데 마음이 찡했다. 힘들었지만 고생해서 찍으니까 이런 말을 듣는구나 싶더라"며 황정민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박정민은 "촬영할 때 열심히 연기했는데 감독님께서 영화를 잘 만들어 주신 것 같다. 선배님들도 아역들의 단점을 많이 보완해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고. "지금 하면 액션도 연기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은 들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고 했다.


'전설의 주먹'에서 박정민은 황정민의 아역이 아닌 '임덕규' 캐릭터 그 자체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에는 이러한 그의 노력이 역력히 배어있다. 눈빛부터 말투까지 완벽히 '임덕규'였다. 이 같은 집중력으로 함께 출연한 구원, 박두식, 이정혁과도 현장에서 더 깊이 뭉칠 수 있었다. 박정민은 "촬영하면서 주인공은 우리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격이 다 다른데 금방 친해졌다. 어색한 순간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또래 배우들이 이렇게 힘을 합쳐 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좋은 기회였다. 그런 유대감들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했다.


박정민은 인터뷰 내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촬영할 때도 친했지만 최근 영화 홍보를 하면서 자주 만나다 보니 더 끈끈해졌단다. 그는 "다들 정말 열심히 연기했다. (이)정혁 형은 연기하면서 테이크가 세 번 이상 넘어간 적 없다. 말만 하면 오케이였다. 그에 비해 (박)두식이는 엔지가 많이 났지만 뭔가 있다. 캐릭터와도 가장 잘 맞아 떨어졌다. 착한데 연기도 착하게 한다. 구원이는 욕심도 많고 가진 게 많다. 쓸 수 있는 무기가 많아 정말 스타가 될 것 같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파수꾼' 윤성현 감독님과 배우들 다시 만나 연기하는 꿈꾸죠"


박정민은 지난 2011년 첫 장편 영화 '파수꾼(감독 윤성현)'을 통해 충무로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당시 해당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박정민, 이제훈, 서준영 등 출연 배우들은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윤성현 감독님과 제대로 된 상업 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며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파수꾼' 팀들을 다시 만나 연기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특히 '파수꾼'에서 함께 연기한 이제훈에 대해 "배우로서 존경한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더 노력해서 동등한 위치에서 작품에 출연해야지 생각했는데 그런 말을 쓰는 건 건방진 것 같다"며 "계속 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연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영상원 영화과에 입학했던 그는 이후 연기과로 방향을 틀었지만 언젠가는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16살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하지만 '네가 배우를?' 이런 반응이 나올까 봐 섣불리 말하지는 못했다. 내가 만든 영화에 배우로 나오면 그들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 싶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그러던 중 극단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에 표 받고 청소하고 하는데 무대에 올라 내 역량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정민은 박원상, 이성민, 문소리, 전혜진, 이희준 등 지금의 스타 배우들이 활동하던 차이무 극단에서 배우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군대를 다녀온 후 연기과를 부전공하면서 기본기를 다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연기를 할 수 있는 멍석이 깔리자 박정민은 거칠 것이 없었다. 이때 '파수꾼'이라는 영화가 등을 떠밀었고 덕분에 대학로에서 연극도 할 수 있게 됐다.

▲ 사진=박정민(Park Jung Min),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전설의 주먹' 보신 부모님의 칭찬..큰 힘이 됐죠"


학창시절 공부를 곧잘 하던 박정민은 지방 자립형 사립고로 유학을 갔다. 당시 부모님에게는 방송국PD가 되겠다고 했지만 실은 전혀 다른 배우의 꿈을 꾸고 있었다. 한예종을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부모님 눈치를 보며 고려대에 들어갔다. 자퇴 후 다시 한예종에 합격했지만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한예종에 붙고 6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밤낮으로 극장에서만 살았다. 제일 일찍 가서 제일 늦게 나왔다. 그렇게 빠져 사니까 아버지 어머니도 손을 드셨다. 그래서 연기과로 전과한다고 했을 때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 12년을 품은 꿈이라고 말씀 드렸다. 얼마 전에 어머니와 얘기를 하다 '배우가 됐으면 최고는 한번 돼 봐야 할거 아니냐'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글거린다(웃음)"


박정민은 "'전설의 주먹'을 보시고 어머니께서 '장하다. 대견하다. 이젠 믿을게'라고 해주셨는데 눈물이 나더라. 처음으로 영화를 보고 칭찬하셨다. 아버지께서도 표현은 잘 안 하시지만 좋게 봐주셨다. 그날 차에서 막 울었던 기억이 난다. 더 열심히 해서 진짜 최고가 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배우로 한 발짝씩 내딛고 있는 박정민은 어린 시절 만난 배우 박원상에 대한 존경심도 남달랐다. 그는 "12년전 내 앞에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지금쯤 회사에 취직했거나 고시에 붙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든다고.


그는 "배우를 떠나 인생 선배로서 롤모델이다. 계속해서 내게 무언가를 던져주신다. 그 분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서 박힌다. 언젠가 '정민아. 지켜볼 거야'라고 말해주셨는데 몇 일간 생각났다. 내게 영향력이 큰 배우다. 항상 배우로서 선택을 해야 할 때 이분을 생각하면서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저는 잘 생기지 않은 제 얼굴을 너무 좋아해요"


글 쓰는데도 재주가 있는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 당시 블로그에 '베키의 일기'를 게재하면서 글솜씨를 뽐냈다. 재치 있고 솔직한 글은 박정민의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에 충분했다.


박정민은 "지금 다시 보라면 민망해서 잘 못 보겠다. 그때 정말 즐거운 일도 많았고 에피소드도 넘쳤다. 글 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학교 다닐 때 책 읽는 거 정말 안 좋아했는데 크면서 재미를 붙였다. 그러면서 글을 쓰게 됐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박정민은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지 않다'고 거침없이 표현하며 당당한 패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매력적인 얼굴인데 너무 깎아 내리는 거 아니냐"고 묻자 사실은 본인의 외모에 만족한단다.


"자꾸 외모를 왜 비하하냐고 하시는데 나는 잘 생기지 않은 내 얼굴이 좋다. 잘생긴 배우는 몰입이 안되지 않나(웃음). 나만큼 자존감이 뛰어난 사람도 없을 거다. 나는 나를 진짜 사랑한다. 물론 겸손함은 잃지 않아야 한다. 아버지께서 내가 건방지면 화를 많이 내셨다. 그래서 더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 사진=박정민(Park Jung Min),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그러면서 박정민은 "안성기 선배님의 국민배우는 최고의 수식어 같다"며 "누구도 싫어하지 않는 유재석 같은 사람. 이름만 들어도 그 안의 뚝심이 느껴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배우로서 단계를 밟고 싶다고 했다. 천천히 걷겠다고 했지만 배우로서의 목표는 누구보다 명확해 보였다. 몇 편 안 되는 작품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에 진심이 묻어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배우에 대한 절실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은 박정민의 미래가 더 궁금해졌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더 많다는 배우 박정민의 행보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