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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재심·노리개·이태원 살인사건·1급기밀’ 엉켜있는 실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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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원선, 김은지 기자)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사건들, 이는 영화화 됐기 때문에 ‘미제’가 아닌 ‘재수사’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재심·노리개·이태원 살인사건·1급기밀/ 영화 포스터
재심·노리개·이태원 살인사건·1급기밀/ 영화 포스터
 
2000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처음에 지목된 범인은 16세, 중학생 아이였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뉴시스 제공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뉴시스 제공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 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사망한 채로 발견. 처음 지목된 범인은 목격자였던 당시 16세 최 군.
 
▶2001년 2월, 전주지법은 최 군에게 1심 징역 15년형 선고. 이어 항소심에서 10년으로 감형. 최 군의 상고 포기로 10년형 확정.
 
▶2003년 3월, 군산경찰서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같은 해 6월 경 진범 김 씨(18세)의 자백 확보. 하지만 김 씨가 진술을 번복하며 증거불충분으로 구속 영장 기각.
 
▶2013년 3월, 만기 복역 후 출소한 최 씨의 재심 청구.
 
▶2016년 11월, 광주고법 재심 선고 공판에서 최 씨에 ‘무죄’ 선고. 그 후 곧바로 진범 김 씨 체포.
 
▶2017년 12월, 광주고법 진범 김 씨에 1·2심 징역 15년형 선고.
 
지난 2017년 2월 개봉한 영화 ‘재심’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재심/ 영화 포스터
재심/ 영화 포스터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소년 현우(강하늘 분/ 최 군)는 경찰에 강압적인 수사에 누명을 쓴 채 감옥에서 10년을 복역하게 된다.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던 현우 앞에 나타나는 변호사 준영(정우 분/ 박준영 변호사)은 출세와 유명세를 얻고자 현우의 사건에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현우를 만나게 된 준영은 사건의 실체를 알며 그의 아픔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잊었던 정의감을 되살려 진실에  마주  선다.
 
영화는 국민적인 공분을 낳게 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 군의 이야기에 허구적인 요소를 덧대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영화의 중심인 정우와 강하늘의 연기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변호사 준영 역을 연기한 정우는 출세와 명예욕으로 접근한 사건에 진심으로 마주하며 스스로 변해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렸으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소년 현우를 연기한 강하늘은 세상의 부조리와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날카로운 연기를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냈다.
 
“15년 전, 대한민국 사법부가 한 소년에게 저질렀던 잘못에 대해 사과할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여기에 서있습니다”
 
재심/ 영화 스틸컷
재심/ 영화 스틸컷
 
재심/ 영화 스틸컷
재심/ 영화 스틸컷
 
법정에 선 정우의 외침은 가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부당한 권력의 힘에 맞서 힘없는 개인이 이겨내야 했을 그 고통의 시간을 우리는 과연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억울한 일을 당한 누군가의 소리를 잊지않고 기억하는 일. 그것만이 사람으로서,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이 아닐까.
 
여기,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또 다른 영화가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처절힌 싸움. 영화 ‘노리개’를 만나보자.
 
노리개/ 영화 포스터
노리개/ 영화 포스터
 
지난 2013년 4월 개봉한 영화 ‘노리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다룬 영화다.
 
‘故 장자연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영화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건을 파헤치는 열혈 기자 장호(마동석 분)와 정의를 쫓는 검사 미현(이승연 분)이 부조리에 맞서 싸워 펼치는 싸움. 
 
영화는 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거대 권력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냈다.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마는 한 여배우와 그를 노리개처럼 삼는 권력 집단의 수장들의 모습은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과 불합리한 구조를 꼬집는다.
 
영화는 지배 권력의 폭력에 희생된 여배우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듣기도.
 
다소 민감한 내용과 여의치 않은 제작 여건 속에서도 ‘언젠가 세상에 나와야 하는 영화’라는 뜻에 힘을 모았다.
 
연출은 맡은 최승호 감독을 필두로 대부분의 스태프와 배우들은 거의 노 개런티로 참여해 영화에 힘을 보탰다.
 
노리개/ 영화 스틸컷
노리개/ 영화 스틸컷
 
노리개/ 영화 스틸컷
노리개/ 영화 스틸컷
 
한편, 지난해 12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를 검토 중인 사건 목록에 ‘故 장자연 사건’을 포함할지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 또한 다시 한번 재조명됐다.
 
지난 2009년 유명 인사들의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 故 장자연.
 
그가 세상을 떠난 지 9주기가 되어가는 이 시점에도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암흑 속에 있다.
 
떠난 이는 더 이상 말이 없고, 억울한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는 것은 남은 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실이 묵인되면, 우리는 그 거짓된 해결을 믿을 수 밖에 없다. 한 사건이 영화화 돼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기 전까진. 실화가 주는 묵직한 무게감, 1997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태원 살인사건’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태원 살인사건/ 뉴시스 제공
이태원 살인사건/ 뉴시스 제공
 
▶1997년 4월, 대학생 조중필 씨가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 다음달 용의선상에 오른 에드워드 리를 살인 혐의로, 패터슨을 흉기소지 및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
 
▶그해 10월, 서울지법은 에드워드에게 무기징역, 패터슨에게 징역 1년 6개월 선고.
 
▶1998년 8월, 패터슨 미국으로 도주. 이듬해, 대법원은 에드워드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
 
▶2009년 9월,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개봉. 검찰의 재수사 착수&미국에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
 
▶2015년 9월, 패터슨 한국으로 압송. 이후 2017년 1월, 패터슨 징역 20년형 확정.
 
사건 일지로도 알 수 있듯이 처음부터 두 외국인의 주장은 갈렸다. 하지만 1997년 대한민국을 혼돈에 빠뜨렸던 이 사건은 故 홍기선 감독의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통해 재수사가 진행, 결국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포스터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포스터
 
영화는 당시 사건의 진행 상황까지만을 바탕으로 한 점을 들어, 이 사건의 정확한 결말이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영화 속에는 홍 감독의 생각, 여운이 들어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미스터리 현장 살인극, 이태원 살인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스틸컷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스틸컷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스틸컷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스틸컷
 
국적 불명의 영어 간판과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이태원의 어느 햄버거 가게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H대 휴학생 조중필이 화장실에서 가슴과 목 등 9군데를 칼에 찔려 참혹히 살해당한 것.
 
현장에 있던 혼혈인 피어슨(장근석 분/ 패터슨)과 재미교포 알렉스(신승환 분/ 에드워드 리)가 사건의 목격자이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박 검사(정진영 분)는 용의자 심문을 하던 중, 미육군범죄수사대가 1차 지목한 범인인 피어슨이 오히려 신빙성 있는 증거를 진술하자 갈등한다. 결국 박 검사가 정황에 따라 알렉스를 범인으로 기소하려 하자, 알렉스의 아버지는 검사 출신 변호사를 고용해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본 사건을 삐뚤어지게 각색하지도 않았다. 단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한 사건을 조명하려 했던 홍 감독의 마음이 녹아있을 뿐.
 
그의 외침은 마지막 유작이 된 영화 ‘1급기밀’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1급기밀/ 영화 포스터
1급기밀/ 영화 포스터
 
▶1998년 1월, 조달본부의 비리가 MBC (2580)과 일간지에 의해 폭로. 이는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구매담당관이었던 故 박대기 선생의 양심선언으로 촉발. 하지만 당시 국방부 상부가 적극 개입해 그 끝은 경질.
 
▶2002년 3월,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 조주형 대령이 국방부 핵심인사가 평가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방송사에 제보. 하지만 국방부는 조 대령을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대법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형을 확정.
 
▶2009년 10월, MBC [PD수첩]은 ‘한 해군장교의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해군 납품 비리 의혹을 고발. 현역 해군 장교였던 김영수 소령은 육해공군 통합기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간부들의 횡령 정황을 신고. 국고 손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군 수사기관은 관련자들을 징계하지 않았다고 폭로. 하지만 그 후 김 소령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한직을 전전.
 
▶2011년, 권익위에서 주요 부패 신고자로 선정돼 훈장까지 받았으나 스스로 전역 택.
 
▶2017년 7월, 일부 해군 예비역 고위 장교들이 김 소령을 명예훼손으로 소송, 하지만 결론은 무혐의.
 
여전히 현재 진행중인 방산비리.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홍 감독의 생각이다.
 
영화 ‘1급기밀’ 속에서는 현재까지도 그 자리에서 탐욕을 채우려는 사람들, 정의를 위해 고통을 무릎쓰고 선봉장이 된 사람들이 모두 등장한다.
 
1급기밀/ 영화 스틸컷
1급기밀/ 영화 스틸컷
 
1급기밀/ 영화 스틸컷
1급기밀/ 영화 스틸컷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박대익 중령(김상경 분)에게 어느 날,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 대위가 찾아와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대익이 부품구매 서류를 확인하던 중 유독 미국의 에어스타 부품만이 공급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강영우 대위가 전투기 추락 사고를 당하고 이를 조종사 과실로 만들어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을 지켜본 대익은 큰 충격을 받는다.
 
가장 바보 같지만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군인으로 남고 싶은 대익은 [PD25시]의 기자 김정숙(김옥빈 분/ MBC 최승호 사장)과 손잡고 국익이라는 미명으로 군복 뒤에 숨은 도둑들의 만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영화의 역할은 우선 현실을 알리고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故 홍기선 감독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을 재조명 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아직도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이 세계에 현존한다. 우리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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