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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푸른바다의 전설’ 이지훈, 영리한 이 남자의 ‘근거 있는 자신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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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호영 기자) “오기, 깡, 자신감 세가지가 저를 버티게 했죠”
 
시종일관 ‘나이스’한 태도로 주변을 밝히는 배우 이지훈.
 
7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골든 마우스’ 카페에서 ‘푸른바다의 전설’의 이지훈과 톱스타뉴스가 만났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아버지 최정우(허일중 역)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이민호(허준재 역)를 향한 질투심 탓에 점점 ‘흑화’되어가 는 악역 ‘허치현’으로 분해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열연을 펼쳐낸 이지훈.
 
‘결핍’이라는 까다로운 ‘인간 감정’을 이지훈식으로 해석해 진하게 그려낸 그의 연기는 ‘호연’이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스스로를 ‘촌놈’이라고 말하며 ‘허심탄회’하게 내뱉는 이지훈의 답변 속에는 ‘오래가는’ 배우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비춰졌다.
 
이지훈 / 키이스트
이지훈 / 키이스트
 
Q. 늦었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의 종영 소감 부탁한다
 
이지훈 : 일단 굉장히 ‘아쉽고 섭섭한’한 느낌이다.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현장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진한 여운이 남아있다.
 
Q. ‘푸른 바다의 전설’ 작품에 임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지훈 : ‘푸른 바다의 전설’ 허치현 역할은 제안을 받았다기보다는 내가 욕심내고 요청해서 시작한 작품이었다. 감독님께서 감사하게도 내가 연기했던 전 작품들을 보고 연락 주셨고 작가님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누구보다 잘할 수 있고 욕심난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어필해서 얻게 된 작품과 역할이었기에 ‘초집중’해서 연기해보자는 생각뿐이었다.
 
현장에서도 막내였기 때문에 ‘비타민’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것 또한 내가 연기하기에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확실히 도움이 됐다.
 
Q. 허치현이라는 역할이 특별히 욕심났던 이유는 뭔가?
 
이지훈 : 가장 중요하게는 허치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생각과 인물 자체가 가진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드라마의 규모와 화제성, 함께하는 배우들도 굉장히 끌렸다.
 
그리고 나는 어릴 적부터 굉장히 부유하지도 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않은 딱 서민 가정의 환경에서 자라왔다. 배우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경험해보는 건 중요하기 때문에 ‘허치현처럼 재벌 아들 역할은 어떤느낌일까?’ 하는 호기심도 나를 끌어당기더라. ‘돈 많은집안 아들 역할’ 욕심나지 않나?(웃음)
 
Q. 허치현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어떻게 해석했나?
 
이지훈 : 시놉시스에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내가 살을 붙이고 불필요하다 싶은 부분은 뺐다.
 
허치현은 어디 한 군데 기댈 곳 없던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결핍된 사랑’을 갈구했고 그러던 중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겨 자연스럽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진짜 내 아버지가 됐으면’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인정받고 싶어 열심히 일 하고 잘 보이려고 노력해 어느새 소유욕에 지배당한 사람이었다.
 
Q. 이지훈과 허치현의 싱크로율은 어떤가?
 
이지훈 : 사실 작품 속 허치현과는 정반대로 굉장히 밝고 웃음 많은 사람이다. 재밌고 유쾌한 건 뭐든 좋아 하는 성격이다. 이지훈에게 허치현 처럼 시크한 구석은 전혀 없는 것 같다.(웃음)
 
어찌 보면 허치현의 감정들은 우리 모두가 어릴 적 느껴본 인간 기본의 모습들이다. 다만 커가면서 다듬어지지 않았고 다듬어질 만한 환경이 없던 인물이다. 그런 면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 이렇게 짧은 인터뷰중에 만난사람들에게는 물론 주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 누구나 가진 감정이지만 치현이는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리고 안타깝지만 그럴 수밖엔 없는 환경 속에 버려진 친구였다.
 
Q. 모두가 욕하고 돌을 던지는 허치현에게 연민의 감정도 느꼈나?
 
이지훈 : 물론이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다 보니 연민의 감정이 들더라. 객관적으로 머리로만 이해할 때엔 마냥 감쌀 수 없는 악인이지만 몰입하다 보면 가끔 짠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라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Q. 허치현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과 작별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어떤 생각으로 연기했나?
 
이지훈 : 사실 현실에서 쉽게 접하지 못 하는 상황이기에 머리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시간이 걸렸다. 자꾸 ‘왜 그랬어’라고 묻고 풀어보니 결국 ‘이런 환경에서 자란 이런 인간은 그럴 수 있어 나였어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네’라는 정답이 내려졌다.
 
허치현의 그 선택은 ‘우발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마지막에 어머니 강서희(황신혜 분)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고 죽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죽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어 황신혜 누나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독극물을 마신 건 감정 기복을 다스리지 못한 허치현의 ‘우발적’선택이라고 해석했다.
 
Q. ‘흑화’되어 가는 허치현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지훈 : 일단 외면적으로 보여지는 비주얼을 무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치현의 ‘흑화’가 시작하기 전 살을 12kg정도 찌워 촬영에 임했다. 이후 점점 살을 빼 12kg을 감량했다. 내면적으로는 섬세하고 예민한 인물이라는 설정에 중점을 뒀다. 미세한 심리 변화를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다.
 
Q. 체중조절 비결이 있다면?
 
이지훈 : 대학 시절까지 운동을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을 것이라들 말씀하시는데 아니다.(웃음) 30대가 되어보니 어릴 때처럼 쉽게 안돼더라, 조금만 먹어도 배에 ‘튜브’가생겨 고생했다.(웃음)
 
드라마 촬영 후반부에 들어가니 저절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더라 밥 먹으면서도 한 손에 대본을 들고 있었고 뭔가 내 생각대로 연기가 잘 안 풀리면 밥맛이 떨어져 못 먹겠더라, 3주 만에 10kg이 쭉쭉 빠졌다.(웃음)
 
Q. 날카로운 허치현을 연기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나?
 
이지훈 : 사실 메소드로 역할과 현실을 구분 못 하는 느낌은 잘 모른다.(웃음) 하지만 치현이가 워낙 외로운 친구이기에 그 감정을 연기할 땐 정말 나까지 외로워지고 했다. 워낙 대선배님들과 촬영을 해서 티는 못 냈다.(웃음)
 
Q. 워낙 인상 깊은 연기였다.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은 없나?
 
이지훈 : 전혀 없다. ‘최고다 이순신’에서 코믹연기를 하고 나서 제안해주시는 역할들이 모두 코믹스러운 캐릭터였다. 당시 ‘김갑수’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니 “어떤 역할 하나로 끝장을 보면 그간 얻어낸 것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걸 끌어오기 마련이다. 넌 아직 코미디로 top을 찍지않았잖냐? 걱정말아”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이후부터 내려놨다.
 
사실 ‘푸른바다의 전설’ 이후 허치현과 비슷한 역할제안이 많다. 모조리 검토하고있다. 단지 역할을 고를 때 ‘스스로 받아 들이기에 신선한 역할’을 찾게 된다. 이지훈이 탐내는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는 요즘이다.(웃음)
 
Q. 이번 촬영 중에는 기억나는 선배의 조언 없었나?
 
이지훈 : 성동일 선배님이 ‘연기하면서 돈 따라가지 말고 사람 따라가라, 돈은 사람이 만들어 줄 거야’라고 하시는데 설명이 필요 없는 맞는 말 아닌가? 장난스럽게 툭 던지신 그 현실적인 조언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최정우 선배님께서도 ‘너 딴따라잖아. 얽매이지 말고 즐겨 법적인 선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하시는데 용기 얻었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찌보면 대중들에게 ‘대리만족’을 선물해야 하는 딴따라들인데 경험이 많아야 하는 건 정답인 것 같아 새 겨들었다.
 
Q. 황신혜에게 ‘누나’라는 호칭 사용했다고 한다. 어렵지 않았나?
 
이지훈 : 내가 먼저 여쭤봤다. 첫 대본리딩 끝나고 회식자리가 생겨 어머니 역할인 황신혜 누나에게 조심스럽게 ‘누나라고 불러도 될까요?’하고 물으니 굉장히 다정하게 ‘너 편한대로 해~’라고 해주셔서 사람들 많은 곳에서 바로 ‘누나!’하고 불렀다.
 
나중에 말씀하시길 ‘그때 정말 당황했다’라고 하시더라.(웃음) 반면에 아버지 역할이셨던 최정우 선배님이 ‘너는 왜 나한테는 아버지라고 불러? 형이라고 불러!’하며 섭섭해 하시더라.(웃음) 
 
Q. 이지훈에게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생작품이라는 평가가 있다. 들으면 어떤 느낌인가?
 
이지훈 : 일단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다. 사실 예상은 전혀 못 했다. 워낙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쟁쟁하신 선배님들이었기에 ‘나는 나대로 잘 해보자 그럼 분명 발전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뿐이었다. 그게 통한 건 아닌가 싶다.(웃음)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나 ‘소’처럼 일할 계획이기 때문에 인생작품은 계속 만나고 싶다.
 
이지훈 / 키이스트
이지훈 / 키이스트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
 
이지훈 : 이번 작품을 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스릴러’가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그 말을 들으니 ‘좀 잘 어울리나?’하는 생각 들더라.(웃음)  로맨스도 당연히 욕심나지만, 예전부터 ‘전쟁영화’ 속 군인 역할이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 재밌게 본 영화들도 ‘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이 다.
 
Q. 언젠가는 함께 연기호흡 맞춰보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이지훈 : 이상형인 송윤아 선배님은 너무 많이 언급해서 설경구 선배님께서 기분 상하실까 걱정된다.(웃음) 남자 선배님으로는 신하균 선배님이다.
 
신하균 선배님 연기를 볼 때 나는 유난히 짜릿하다. 여자처럼 엉엉 울고 설레하고 깔깔대고 웃으면서 본다. 예전 ‘피리 부는 사나이’ 때 뵐 기회가 생겼었는데 스케줄 상 무산됐다. 그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웃음)
 
Q. 어느새 5년 차 배우이다. 그간 무명시절도 3년 정도 버텨온 걸로 아는데 원동력을 꼽자면?
 
이지훈 : 오기, 깡, 자존심 세 가지였다.
 
축구 말고는 무언가를 내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던 나였다. 그러던 중 연기라는 꿈이 생겨 아버님께 말씀드리고서 집에 서 쫓겨났다.(웃음) 당시 아버지께서 “너는 안돼, 너보다 ‘잘난 사람’ ‘집안 좋은 사람’ 깔리고 깔렸다. 나는 너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라고 하신 말이 나에겐 큰 상처였다.
 
힘들 때마다 그 말을 오기 삼아 떠올렸다. 심지어 어머니께 전화가 오면 “내가 잘되면 아버지 메리야스(?) 하나 사주나 봐!”라고 말하기 까지했다.(웃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치기 어린 생각이였고 아버지의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유치한 생각들이었지만 당시엔 나를 버티게 해주더라, 원망 섞인 생각들이지만 꼭 인정받고 싶어 한 오기 때문에(덕분에) 죽기 살기로 했다.
 
사실 난 무너질 곳도 없었다. 소속사도 없던 시절 무슨 ‘깡’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작정 피부과를 찾아가기도 했다.
 
당시 처음 보는 원장님께 ‘내가 이런저런 일을 하고 싶다 ‘관리’라는걸 한 번쯤 받아보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그 모습을 이쁘게 봐주셔서 ‘협찬’해주시겠다고 해주시더라. 당시에 인연을 22살 때부터 지금까지 8년간 이어오고 있다. 이수역 10번 출구 박 원장님 홍보해드리고 싶다.(웃음)
 
그리고 ‘자신감’. 집이 잘살지도, 원빈 선배님처럼 엄청난 외모도, 송강호 선배님처럼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력도 없는 나를 끌어준건 근거없는 자신감이었다.
 
Q. 이제 30대에 접어들었다. 조급함은 없나?
 
이지훈 :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주변에서 다들 ‘조급하지 말아라’하시는데 그 말은 인정할 수 없다. 사랑하는 일을 하고 사람이라면 당연히 조급하게 그 욕심을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너무 ‘괜찮은 척’ 하지 않고 조급한 맘에 속도를 내 달려가는 건 ‘발전의 원동력’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요즘 조급하다, ‘스타가 얼른 되고싶다’ 보다는 ‘이제 조금 감을 잡았는데’, ‘지금 바로 이어서 시작하면 더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빨리 보여줄 텐데’하는 생각에 심장이 뛴다.
 
Q. 가까운 목표를 한번 꼽아보자
 
이지훈 : 형식적이지만 이지훈이 잘할 수 있는 역할 장르 구분 없이 더 사랑받고 이름을 불리고 싶다. 창의적인 답변을 원하시면 ‘이지훈 움짤 ’이 생기는것?(웃음)
 
이지훈 / 키이스트
이지훈 / 키이스트
 
배우는 내면의 감정을 끌어올려 ‘제작자의 의도’와 ‘시청자 니즈(needs)’를 충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직업이기에 대부분이 예민하고 섬세할수 밖엔 없다. 그 와중에도 주변을 챙기고 상냥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은 무조건 길게 간다는 업계의 후문.
 
톱스타뉴스가 만난 이지훈이 그러했다. 애써 ‘괜찮은 척’ 말을 꾸미지도, ‘과한 겸손’으로 상대방에게 부담 주지도 않는 그의 적당하게 기분 좋은 태도는 영리했고 오래도록 보고 싶었다.
 
‘낙천적인 성품’과 ‘올곧은 가치관’이 만나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배우 이지훈은 보는 이들을 ‘대리만족’ 시키기에 제격인 배우였다.
 
“오래 보고 싶은 배우,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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