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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밀정’, 차가운 암흑 한가운데 서있는 이들의 ‘외로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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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혜미 기자) 김지운 감독의 새로운 시도와 송강호와 공유의 예상하지 못했던 케미스트리. ‘밀정’은 여느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영화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실제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당시 의열단에 일어났던 아주 중요한 몇 가지 사실들을 엮어 극화한 영화 ‘밀정’.
 
25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 열린 ‘밀정’ 언론시사회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한 배우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밀정’은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였으나 동시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역동적인 시대였던 이중적 의미를 가진 1920년대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로 친일을 선택한 인물 이정출과 그가 작전 대상으로 삼게 된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달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을 큰 축으로, 이들 사이 펼쳐지는 암투와 회유 작전을 그린다.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의상, 소품, 음악 등 세밀한 것까지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게 없었던 영화 ‘밀정. 그렇기에 ‘밀정’은 제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부문과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정되기도 했고, 평단과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는 완성도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지운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처음에는 콜드 느와르 장르의 스파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서구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걸작들이 많은데 스파이들의 냉혹한 세계를 그려보고 싶어 콜드 느와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근데 만들다보니 영화가 뜨거워지더라. 영화도 뜨거워지고 인물들도 뜨거워졌다. 왜 그럴까 혼란이 왔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밀정’ 엄태구-신성록-송강호-한지민-공유-김지운 감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밀정’ 엄태구-신성록-송강호-한지민-공유-김지운 감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이어 김지운 감독은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 냉전시대는 강대국끼리 파워게임을 하던 시대였고 일제강점기는 나라를 잃고 나라를 되찾으려 하는, 잃었던 것을 찾아오기 위해 이들이 목숨을 던지는 이야기이고 의열단을 중심으로 만든 영화라 점점 뜨거워질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영화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인물이 어느 방향으로 가지를 쫓아갔던 첫 번째 영화가 아닌가 싶다. 저의 스타일은 내려놓고 인물들이 가는 방향을 쫓아갔던 영화로 기억될 거 같다. 영화를 만들 때 중간에 그런걸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지운 감독은 벌써 송강호와 네 번째 작품을 함께 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 씨는 자기 자신의 한계를 계속 깨 나가는 것들이 놀라웠다. ‘밀정’에서도 영화를 만들면서 환멸을 느끼고 참담한 심정이 있을 때 송강호 씨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느꼈던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김지운 감독은 “시대적 배경 때문에 애초에 생각한 스타일을 접어두고 영화를 따라갔는데 송강호의 독보적인 인간적 매력, 성격 창출의 독보적 감성에 있어서 송강호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그 시대를 돌파하고 그걸 온몸으로 겪고 시대의 압박에서 밀려나고 경계에 서있는 이중 국적자가 강렬한 회오리에 떠밀려가며 무언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역할을 송강호 씨가 훌륭하게 표현했던 거 같다”며 송강호의 연기에 대해 또 한 번 극찬했다.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들은 많았다. 그러나 송강호는 “‘밀정’이 갖고 있는 독창성은 아픈 시대를 관통했던 많은 분들, 특히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의 갈등과 인간의 고뇌들, 이런 인간적인 것들에 초점을 뒀다는 것이 이라 생각한다.  사건과 역사적인 위치 보단 아픈 시대를 관통해왔던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아오셨던 많은 분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최대한 맞추고 연기하려고 했다”며 밀정만의 특별함을 설명했다.
 
‘밀정’은 박희순, 이병헌의 특별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 초반부터 몰아치는 박희순의 강렬한 연기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던 이병헌까지. 김지운 감독은 이병헌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병헌 씨는 내가 연락을 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연락을 했다. 의열단장이기 때문에 카리스마 있고 냉철함을 가지고 있는 역할인데 여러가지를 고려해 마음 속으로 이병헌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병헌 씨가) 바쁜 척을 했는데 되게 시간이 많이 남더라. 그래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은 ‘밀정’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밀정’이 누군지를 찾는 것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송강호 역시 “이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를 찾고 쫓아가는 영화라기 보단 그 시대를 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암울했던 현실 속 모습들, 어떤 사람이 밀정이냐를 떠나 누구나 밀정이 될 수 있고 또 밀정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그 사람들이 변해가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는 모습 등 전 과정을 담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는 “제목은 ‘밀정’이지만 그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독립수사들, 밀정들을 통해 치열하게 살았던 그 시대를 얘기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밀정’ 엄태구-신성록-송강호-한지민-공유-김지운 감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밀정’ 엄태구-신성록-송강호-한지민-공유-김지운 감독 / 톱스타뉴스 김혜진기자
 
이에 김지운 감독은 “밀정이라는 것은 그 시대를 담아내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한 나라가 비정상이거나 불합리한 상황에 빠졌을 때 개인의 존엄이 흔들릴 수 있다 하는 상징성이지 않나 싶다. 밀정을 찾아간다기 보단 밀정이 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 밀정은 혼란스러운 시대의 상징이다”고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조선인 일본 경찰 송강호와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공유의 만남. 이번 작품에서 둘은 의심과 회유, 의리와 우정까지 넘나들며 입체적인 관계 변화를 그려내며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신성록은 ‘밀정’에 대해 “되게 유니크한 영화가 나온 거 같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되고 여태 다른 영화에서 있었던 느낌과 달라서 많이 좋아해주실 거 같다”며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강호 또한 “배우로서 여러 작품을 접하며 다양한게 해왔지만 이번 영화는 배경도 인물도 처음이였던 거 같다. 배우로서 이런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삶을 살아오셨던 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크게는 조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관객분들도 저희 영화를 그렇게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한지민 역시 “기존의 같은 시대를 다룬 영화가 많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다 보니 중간에 정채산이 했던 대사가 굉장히 크게 와닿더라. 이중첩자에게도 조국은 있고 그들도 마음의 빚이 있을 거다라는 대사였다. 이정출의 감정을 따라가다보니 그 시대를 살아갔던 선조분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생각이 많이 들더라. 이작품을 참여하며 잊고 지냈던 가슴 뭉클한 감정이 끝나고도 남아있고 여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밀정’은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영화였다. 배우들과 감독의 말처럼 누가 밀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한 팀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믿을 수 없고 또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영화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고, 그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에 대한 생각에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으로 시작해 감동까지 선사한 영화 ‘밀정’.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이미 검증받은 감독의 연출력까지, 더이상 어떠한 말이 필요할까.
  
한편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그려낸 영화 ‘밀정’은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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